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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6 [탈퇴계정]
작성
08.12.12 23:38
조회
2,029

작가명 : 카마치 카즈마

작품명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1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뒤늦게 금서목록 1권을 읽고 감상을 몇 자 적어봅니다.

금서목록이 요새 애니화도 되고, 인기도 높아서 몇 번 이야기를 들어봤지요.

과학과 마법의 대결이라던가…….

저는 과학과 마법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세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과학과 마법이 서로 대립하는 구도를 갖추고 그 안에서 '과학이 김왕장이라능!'이나 '마법이 짱이셈. 과학? ㅋ' 하는 이야기는 정말 싫어합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읽기를 미루고 있었지요.

사실, 과학과 마법은 칼로 두부 베듯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첨단 과학 기술 중에는 사전 지식이 없는 경우 마치 마법처럼 보이는 것도 많습니다. 게다가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마법과 마술로 유명했던 사람은 동시에 훌륭한 과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머리빡에 사과 맞고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도 연금술에 푹 빠져 있었다는 이야기는 하도 유명해서 진부할 정도지요. 듕귁에서 화약을 개발한 사람들도 기술자가 아니라 불로장생의 비약을 만들려던 도인들이었고요.

금서목록은 그 배경 세계가 과학과 마법이 조화를 이루는 것 같기는 한데, 애초에 이런 구도 자체가 과학과 마법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것이어서 썩 좋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후반 부분에서 토우마와 마술사들이 전화 통화를 하는데, 뇌의학에 무지한 마술사들이 토우마의 달변에 꿀 먹은 벙어리마냥 침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런 식으로 마술과 과학이 서로 단절된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도 영…….

배경 세계에 대한 평은 이쯤으로 해두고, 줄거리 전개에 대한 얘기해보지요. 금서목록 1권의 내용은 한 줄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우울한 삶을 이어가던 열혈무능불운소년이 우연히 소녀를 만나서 염통에 큐피트의 핵탄두를 맞고는, 소녀를 노리는 강적들을 근성만으로 '무다다다다!' 무찌르는 이야기지요. 예. 엄청 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여도 어떻게 끌어나가느냐에 따라 작품의 수준이 달라지지요. 요즘 들어 같잖은 머리통 굴리면서 잘난 척하는 주인공을 하도 봐서 그런지 토우마 같은 단순무식한 놈이 은근히 사람 끌리게 하더군요.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이기에 오히려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옙.

다만, 처음에 카미조 토우마와 스테일 마그누스가 조우하여 싸우는 장면에서 서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은 대단히 유치했습니다. 싸우면서 기술과 재주 열심히 설명해주는 건 일본 서브컬쳐 전반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소년만화는 거의 예외없이 이 특징이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물론 금서목록의 대상 연령층은 10대 중후반인 듯하니 이건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뇌내 평점이 확 내려가더군요.

아, 그리고 처음에 레일건 소녀가 "이런 코인도, 음속의 세 배로 날리면 그럭저럭 위력이 나오는 거지. 하긴 공기마찰 때문에 50미터 정도 날면 녹아버리지만."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단 동전 정도 크기와 질량을 가진 물체를 음속의 세 배로 날리면 5.56mm 소총탄 위력이 나옵니다. 그럭저럭 수준이 아니라 사람 하나 죽일 수 있는 수준이고요. 아울러, 동전을 갈륨으로 만들지 않은 이상 50미터가 아니라 50킬로미터를 날아도 안 녹습니다. 설령 녹더라도 질량과 운동에너지는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맞으면 죽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토우마와 마술사의 통화 장면에서 이런저런 마취제 이름 늘어놓아도 초반에 이런 식으로 고증 오류를 내놓으면 과학과 마법 어쩌구 하는 게 전혀 설득력이 없어집니다. 옙. 솔직히 이 정도는 고교 물리 수준만 알아도 다 알아챌 수 있을 텐데……?;;

감상 후의 느낌을 점수로 환산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쯤 되겠습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1 사우안
    작성일
    08.12.13 00:39
    No. 1

    오오오~ 저도 애니에서 초전자포가 '대충 이정도 위력은 나와~'
    라고 해서 이 초전자포 사람을 죽일 셈이냐? 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애니밖에 보지 않아서 판단은 못하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08.12.13 00:53
    No. 2

    음... 어떤 관점으로 보신지 감이 오지만 뭐랄까 부정적으로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거부감이 오는군요.

    우선 이런 장르의 특성은 간단한 것을 극대화하는데 있습니다. 과학과 마법의 교류가 적다는 것에 대한 의문은 일상적인 것에 대입시키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전문가들이 서로의 가장 기초적인 영역을 몰라서 이야기가 한참 헛도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입니다. 더구나 자신의 분야만 파고들다보면 다른 분야의 알던 기초지식도 그냥 싸그리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왜냐면 전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고교 생활을 하신지 얼마나 되신지는 모르겠지만 10여년정도 지난 저는 상당한 부분을 잊어버렸습니다. 원소주기율표는 아예 전혀 생각이 안 납니다. 대학의 3학년들을 붙잡고 속도와 에너지의 관계에 대해 물으면 아마 관련전공이 아닌한 다들 버벅일 거라는데 점심을 걸어도 좋습니다.

    더구나 서로의 분야의 기본 요소 자체를 거부하는데서 출발하는 학문들도 있는데 마법과 과학이 서로 완전히 서로를 배제한다고 해도 저는 별로 놀랍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다치면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치료마법을 사용하는 이들이라면 다소 현실과의 괴리가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 않을까요?

    그리고 10대 주류 소설이라는게 너무나도 뻔한 작품을 가지고 10대 소설이기 때문에 실망스럽다는 식의 평가는 좀 이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세시대의 마법과 과학을 별도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아실텐데 이상한 예를 드셨군요. 그 시대의 마법은 일종의 과학이었고, 과학의 연구는 마법의 일종이기도 했었습니다. 한 예로 점성술의 발달이 천문학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아시겠지만 이미 정설입니다. 그렇듯 마법사이자 과학자였던 것이 아니라 마법사이기 때문에 과학자이고, 과학자이기 때문에 마법사였습니다. 예로 드신 불로장생 약은 유전자학이라는 다른 변형된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건 이제 과학이 되었지요. 그 시대에 마법이라고 믿었던 것은 망상이고 이 작품에서는 그 망상이 현실이라는 가정하에 작품에 마법으로 사용한 것인데 전혀 별개의 존재가 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품의 마법은 이미 우리 현실의 마법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지 않나 지적해봅니다.

    불의 마법과 라이터는 엄연히 틀리고 전격마법과 전격초능력은 전혀 다릅니다. 하늘을 난다고 해서 비행기와 열기구가 같은 원리로 나는 것이 아니듯이 같은 결과를 돌출한다고 마법이 과학이 되고 과학이 마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마법을 과학으로 착각하고 과학을 마법으로 착각할수는 있지만 작품내에서는 그런 요소를 이미 배제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무의미한 지적이지 싶습니다.

    감상문을 읽다보니 몇가지가 다른 의견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저도 쓸데없는 해설같은 작위적인 전투는 좀 우수웠습니다.

    그런데 1권 내용이 과학과 마법의 대결이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탈퇴계정]
    작성일
    08.12.13 01:30
    No. 3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과학과 마법의 대결은 등장하지 않지만 초반에 주인공과 히로인이 마술의 실재 여부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후반에는 과학을 믿지 않는 마술사들을 주인공이 설득하려고 애쓰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일
    08.12.13 03:54
    No. 4

    옷을찢어 발기는 오른손이 필요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케이티스
    작성일
    08.12.13 05:25
    No. 5

    이 주인공한테 뭐가 있긴있는데말이죠 드래곤이란 구릅이라던가 기억상실 떡밥이라던가 예전에 주인공은 이매진브레이커를 상당히 알았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유령자
    작성일
    08.12.13 09:20
    No. 6

    ㅎㅎ 뭐 꽤나 볼만한던데.. 그리고 사실 뒤로 갈수록 흐뭇한 작품이라..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레피드
    작성일
    08.12.13 11:00
    No. 7

    액시움/뒤를 더 보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도 안 봐서 모르겠지만 들은 이야기로는 과학과 마법이 나눠져있다고 하지만 거기엔 사실 흑막이 있다. 라는 설정인 듯 합니다.

    그런 거라면 액시움님의 지적도 커버가 된다고 봅니다만?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레피드
    작성일
    08.12.13 11:00
    No. 8

    아 참고로 소설이야기입니다.
    애니는 아직이죠. 소설로 10권 넘어서야 그 흑막이 나온다는 것 같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Eclipse
    작성일
    08.12.13 12:07
    No. 9

    과학 VS 마법은 환수고교 아닌가요? (...)
    뭐 하긴 사람에 따라 읽는 초점이 다를수도 있겠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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