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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가면 Hideaway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9.01.16 13:48
조회
822

제목 : 백색의 가면 Hideaway, 1992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박주동

출판 : 고려원미디어

작성 : 2009.01.16.

“세상에 공짜란 없었으니.”

-즉흥 감상-

  열심히 모으면서 읽어두었건만 감상문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시작한 쿤츠 님 작품의 이어달리기. 그러면서도 도무지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은 작품을 또 한편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작품에 대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3월의 어느 날 밤. 세찬 바람과 함께하는 눈발을 가르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안의 두 남녀가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되는데요. 다섯 살 난 아들의 죽음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설명은 잠시, 얼어붙은 도로에서 작은 사고로 정차 중이던 트럭을 피하려다 난간 너머의 비탈길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아내와 ‘소생의학’으로 죽음에서부터 돌아온 남편이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의 장이 열리는 작품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게 되는 두 사람을 보여주게 되는데요. 그런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을 악마라고 생각하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있던 중 남편이 그 살인마의 끔찍한 살인행위를 환영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도 모자라, 그 살인범 또한 남편의 눈을 통해 생명력 넘치는 삶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남자의 인생을 훔치고 파괴하기를 결심한 살인범과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눈 죽음의 손길을 감지하는 남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숨 막히는 신경전이 있게 되지만, 이 모든 초자연적인 상황은 이제 막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그저 평범한 그들에게 있어서 어떠한 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와우. 그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으로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결말에 이르러서는 둘의 연결점이 밝혀지게 되지만, 그동안 어떤 뚜렷한 특정 조건 없이 서로의 환영을 공유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무서우면서도 매혹적이었는데요. 상극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삶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환영’이라는 공통의 조건을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라. 개인적으로는 서로 알지 못하는 혈연관계라던가 헌혈 등의 ‘피의 기억’을 예상하며 읽었었다가 약간은 억지 같았던 그 둘의 공통분모가 밝혀졌을 때는 순간, 눈에 보이는 것만이 모든 것이 아니게 된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판단중인 드라마 ‘밀레니엄 Millennium, 1996~1999’ 시리즈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자세한 것은 직접 해당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주셨으면 해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의 제목인 ‘백색의 가면’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어둠속에서 그 실루엣만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밤을 가로지르는 앰뷸런스의 불빛에 음산하게 빛나는 그림의 표지로 인해 ‘나쁜 의사선생님들이 나오는 이야긴가?’싶었었는데요. 원제목인 ‘Hideaway’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숨은 곳, 은신처; 잠복 장소; 작은 마을,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인물 중에 ‘은신처’를 사용하는 이는 연쇄살인범과 작은 소녀뿐이었으니 일단 물리적인 조건을 벗어나보면, 마음속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만의 공간 내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어떤 ‘운명’이 기록된 ‘영혼의 블랙박스’를 의미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크핫핫핫핫. 여기서 조금만 더 적어버렸다가는 중요한 이야기를 다 발설해버릴 것 같아 자제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간혹 꿈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을 만나곤 합니다. 또 잠을 자는 행위를 ‘되돌아올 수 있는 죽음’이라 말할 수 있다면, 그런 꿈은 과연 전생이나 후생, 또는 또 다른 선택으로 만들어진 평행차원의 자기 자신을 잠시 만나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요. 이런 작품에서처럼 어떤 특정 조건이 일치한다는 것을 통해 환영 같던 꿈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음~ 그리 경험해보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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