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성진
작품명 : 광마
출판사 : 로크미디어
-미리니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성진 님의 작품을 읽다 보면 글의 흐름에서 하나의 연극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위적이다 뭐 이런 말이 아니라..
이분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참 연극의 그것과 같거든요.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을 먼저 독자에게 인식시키고
이어서 배우들을 한 명씩 등장시키죠.
둘이 모였을때의 이야기가 평범하게 흐르는 듯 하다가
한 명이 더 등장하면 이야기가 갑자기 새롭게 변화하고
한 명이 더 등장하면 또다시 이야기가 새롭게 변화하고
종내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예상할 때도 있지만) 결말을 이끌어내시는 것이
박성진 작가님의 주된 서술방식이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절대무적>에서 유정생의 사부인 우진생과 은소빈의 감동적인 에피스드 - 식사 장면이 이러한 구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죠.
광마 8권은 이러한 작가님의 서술방식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한 편이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한 장면이 아니라 한 권을 놓고 크게 벌어진 판이라고나 할까요.
8권의 스토리는 사실 매우 단순합니다.
황궁에서 겨우 도망친 적무한을 찾아나서는 손혜상의 이야기죠.
8권의 주인공은 사실상 손혜상이고 작품 내내 손혜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각성, 적무한에 대한 감정의 흔들림, 무림맹과의 결별, 적무한을 찾아 무당산으로 향하는 길, 그곳에서 소마와 만나 적무한의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손혜상.. 이 모든 것을 조금만 생각하며 읽어보면 박성진 작가님은 독자로 하여금 손혜상과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적무한을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상상하고 있던 적무한의 모습..
그것은 마지막으로 등장한 배우 -바로 적무한 자신- 으로 인해 전혀 새롭게 바뀌어 버립니다.
8권에서 특히나 무공의 경지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왔던 이유도 이 마지막 장면의 느낌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성진 작가님의 내공은 이미 일심경을 한 두세번은 거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무한이 마침내 인간의 마음을 버려내는 과정을
이토록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론 두근거리는 모습으로 그려낼 수 있다니
전 이제 이어질 마당에서 신명나게 귀신의 춤을 추게 될 적무한을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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