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조진행님의 칠정검 칠살도와 송진용님의 귀도를 재밌게 읽고 있다.
칠정검은 적신이란 인물의 성장소설이며 귀도는 열혈남아 두위의 비정소설이랄 수 있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틀려보이지만 나는 두 글을 읽으며 공통점도 많음을 느끼고 있다.
두 글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점은 '자아를 찾아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칠정검 칠살도에서 처음에 적신은 어릴적 충격으로 벙어리인 약한 아이로 나온다. 하지만 내면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믿음으로 그 옛날 검선이 남겼던 영기선검을 깨달아 무림행도에 나서게 된다. 지금 보건대 그 길은 피와 살인으로 얼룩지고 처참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 세상의 이치를 순수한 그의 눈으로 깨달아 가면서 바라보는 세상이야기일 듯 싶다.
작가 조진행은 전작인 천사지인에서 道 라는 개념을 매개로 과연 인생살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바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알콩달콩한 재미와 가슴의 한쪽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을 받고 한번 생각에 잠기게 하는데 이 칠정검 칠살도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듯하다.
귀도는 아직 책으로는 출간이 않되었지만 전작인 몽검마도, 무명계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듯 작가 송진용의 뛰어난 역량이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두위는 군림성이라는 절대적 권위와 힘을 가진 집단에 일개 개인의 힘으로 일종의 반란을 일으키고자 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에 이은 복수라는 테마가 기본 base 로 깔려 있겠지만 이 글은 단순 복수극이 아니라 두위의 한자루 칼을 통해 사회의 거대한 잘못된 흐름과 그 것에 무의식적으로 순종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깨뜨리며 자기만의 길을 찾고자하는 고독한 남아의 이야기라 하겠다. 송진용의 글에는 언제나 힘이 있다. 강력한 역동성과 뜨거움을 갖추어 언제나 나를 흥분시키곤 한다.
나는 무협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근래의 작품중 개인적으로 수작으로 꼽는 이 두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여러 좋은 작품도 많이 있지만 이 두글은 근래 범람하는 얄팍한 말장난으로 눈만 아프게 하는 그런 작품류 들과는 차원이 다름을 나는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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