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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의 정형성을 한탄하며

작성자
Lv.83 검쾌
작성
10.12.27 11:51
조회
2,698

작가명 : 정상수

작품명 : 독문무공

출판사 :

크리스마스를 술한잔 하며 혼자서 보내면서 무료해져서 옛날에 보던 무협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가져오던 한가지 무협에 대해 아쉬운 점을 술김에 적고 싶어졌습니다.

무림의 오대문파(무당, 화산 등)은 항몽(명나라 성립 시기가 배겨임) 과정에서 공을 세운 천하문을 개인적인 이유로 핍박합니다. 이에 천하문에서도 반발하여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데......

제가 주목한 부분은 천하문에 합류하는 당대 천하제일인인 승천검왕이 소림에 이르러 가지는 오대문파를 보호하려는 소림 제일 기승 오로성승과의 대담입니다. 오로성승은 기존의 오대문파(혹은 구대문파)를 중심으로한 질서를 지키려고 합니다. 이 질서가 지켜지려면 천하문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지요. 승천검왕의 입장은 오대문파가 무너진들 무슨 큰대수냐이지요. 순리대로 풀어나가자는 (천하문이 득세하게 하자는) 입장입니다.

여기서 저는 오로성승의 입장이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그리고 마음에 안들던 기존 대다수의 무협의 한계가 떠올라 더 그런 듯 합니다. (술이 취해서일지도.......^^::)

무협은 소설 속에서 명시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동의하는 몇가지 기정 사실들이 있습니다. 살인의 허용이라든지, 일부 다처의 혀용이라든지, 그리고 구대문파가 정의라는 것이지요.

몇몇 소설에서 위의 사항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는아무 고민 없이 위의 사항을 사실로 인정하고 넘어갑니다. 앞의 두개에 대해서도 불만은 있지만 오늘 이글을 주제는 세번째에 대한 것입니다. 이 사항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구대문파가 정의라는 것을 지키지 않는 많은 소설들이 있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런 경우는 (그런 소설은) 대게 구대문파의 제자들 중 몇이 오만하거나 초딩이거나(정신상태가) 하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정신 똑바로 박힌 구대문파 제자들에 의해. 혹은 그와 연관된 주동 인물에 의해 구대문파는 여전히 구대문파이지요.

여기서 제가 주목한 것은 무협 소설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구대문파는 지금까지 훌률했으니 앞으로도 훌륭할 것이라는... 그래서 계속 명맥을 유지시켜 주야한다는, 혹은 그들에서 무림 권력을 맡겨야 한다는 그런 사상을 전파하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습니다. 잘못했으면 망해야지 왜계속해서 세상을 주도하는지. 보통 주인공은 은거하고 말지요. 뭔가 세상을 변혁하고 보다 더 살기 좋게 보다 더 정의롭게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주인공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개 뜬구름 잡는 얘기하며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지요. 뭔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주인공이 아쉽습니다.

술김에 적은 글이라 뒤죽박죽이 된 것 같은데, 정상수님의 소설이 여러가지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일독할 가치는 있는 듯 하여 적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Comment ' 9

  • 작성자
    부러진 칼
    작성일
    10.12.27 13:38
    No. 1

    훌륭하니 훌륭할것이다가 아니라 아무런 대안없이 마구마구 저지르면 그 반동이 뭣 같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실례로 얼마전에 모 대기업 회장이 무슨 짓을 했는데 판결문이 그렇더군요. 대기업 회장인지라 실형을 때려버리면 해당 기업의 주가 폭락등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싫은 파장이 오니 걍 집행유예 한다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12.27 18:50
    No. 2

    동감합니다.
    무협도 작게는 구파일방..크게는 중국대륙에서 벗어나 판타지처럼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무와 협이 꼭 중국대륙만 배경으로 써야 되는건 아니잖아요..
    가끔 잘쓴 무협소설을 읽다가도 ...여기 나오는 사람들 전부 짱깨들...이라는 상상이 되면..조금 깹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太極
    작성일
    10.12.27 19:17
    No. 3

    하늘산맥님//저도 그 의견에 동감하지만 현실이 따라주질 않으니 그저 서글프네요. 실제로 그런 이유로-작게는 구파일방을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관은 아니지만 조선이나 고려를 배경으로한 '우리나라'의 무협을 쓴 소설들이 몇 질 있었습니다. 다만 판매율도 저조할뿐더러 사건을 제대로 이끌어나가지 못해 조기종결 맞았지요 orz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두룸이
    작성일
    10.12.27 23:23
    No. 4

    저는 요즘 무협이 진짜 무협인지 조금 의심스럽네요 요즘은 그냥 무만 이야기하고 협은 어따 두고다니는지 진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부르르룽
    작성일
    10.12.28 03:10
    No. 5

    흠. 글쎄요. 사마달님의 목차까지 비슷한 기연의 연속인 무협의 세계를 읽어온 사람이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실군
    작성일
    10.12.28 03:37
    No. 6

    무협에서 진정한 반골은 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올수도 없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비주류 주인공일지라도 구대문파와 마교로 대표되는 기존 질서에 상위계층으로 편입해버립니다. 그도 아니라면 기성체계(구대문파, 십대고수등등) 와 반목하던 주인공은 기존 질서에서 조금도 다르지 않는 세력을 일구어내어 상위계층으로 편입합니다. 길이 다를뿐 목적지는 같습니다.

    무협의 짱쎈 주인공을 무리하게 현대로 적용시켜볼게요. 갑은 가난해서 돈이 없어서 일어날수있는 모든 일을 겪으며 자랐지만 기연을 만나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이제 갑은 하루 금융수입으로 빌게이츠 전재산을 벌어들일 정도로 돈이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갑이 전재산을 털어서 지구를 산다음에 시장경제체제를 무너뜨려서, 돈은 휴지에 불과한 힘세고 싸움 잘하는 사람이 최고인 사회를 만들고 싶을까요?

    부자들은 죄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었을것같다면서 흉을보면서 자신도 부자가 되려고 하는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기득권을 부정하지만 자신도 기득권세력이 되기를 원한다는겁니다. 모든 기득권을 부정하고 새로운 체계를 세우길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중의 극소수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반골이 나오지 않는 무협의 보수성은 '이제까지 훌륭했으니 앞으로도 훌륭할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사건의 주체인 주인공이 기성세력에 편입했기에 체제변환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하던 주인공이 로또기연만나서 세계제일의 고수(부자)가 되는걸로 독자에게 대리만족은 충분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한스선생
    작성일
    10.12.28 03:52
    No. 7

    짱센 캐릭터가 있긴있죠..천마검엽전의 고검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10.12.28 11:47
    No. 8

    무협은 현실을 반영합니다.
    한국사회의 출세루트를 보세요. 결국은 개천에서 용나서
    대기업 임원급이나 사장, 또는 정치계로 나서서 당직 꿰차고
    끝입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기득권에 영합하는 게 한계라는 거죠.
    신무협 이후엔 이런 한계에 염증을 느껴 여러가지 가치척도를
    찾아 나서는 실험을 하게 되죠.
    하지만... 대부분의 인물관은 출세지향적이거나 외곬인
    무골 정도로 한정되죠.

    첫째 댓글의 대기업 회장 판결의 경우... 이 사회가 진정한
    법치사회라면 그래서는 안되겠죠. 판사는 정치적 ?C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하한
    작성일
    11.01.01 21:02
    No. 9

    조금 그런점을 제가 느껴서인지 무협보다 판타지 세계관에 끌리고 있습니다. 좀 더 판타지가 자유롭고 틀이 없어서, 무협이 답답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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