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을 그다지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나름 누가 최고의 악역인지 평가해 보고자 합니다.(단순한 감상이니 돌은 던지지 마세요. 제발~)
3위 '신궁전설'의 구주신마
스승을 죽이고 사문을 배신한 구주신마는 사문의 공격을 받아 중상인 몸으로 중원에 숨어듭니다.
자신을 숨기고 힘을 기르는 동시에 세력을 늘리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대타 세우기. 그는 제자를 양성하여 제자들로 하여금 중원을 정벌하게 하고 그 사이 힘을 기릅니다. 그의 제자 양성 솜씨가 대단하여 제자들만으로도 무림맹을 말살할 정도죠.
대타를 내세우며 힘을 기른 끝에 단신으로 사문을 멸망하고 주인공 고진을 2번이나 생사의 기로에 서게 하는 등 엄청난 포스를 보입니다. 아무도 공략 못했던 고진의 진법을 개박살내지 않나 혼자 남은 세외 무림 세력을 초토화 시키지 않나......
대타를 내세우는 치밀함과 가공할만한 무공만으로도 엄청난 악역이라 생각합니다.
2위 '천하제일이인자' 흑사련주
무공에 대한 엄청난 이해, 한 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는 치밀한 계략, 무림 최후의 보루였던 유설영을 죽일 정도의 가공할 무공을 이룩한 노력파, 모든 것에 통달한 만류귀종의 화신.
위의 말이 딱 들어맞는 흑사련주는 진백천의 전생에서 무림을 지배하고 아예 나라를 세울 정도에 이릅니다. 아마 무협지에서 이정도까지 성공한 악역은 드물죠.
하지만 천마지검의 버프로 두번째 삶을 살게 된 진백천의 질긴 방해와 전생 때 불거지지 않았던 문제인 우수한 브레인의 부재-그의 부하들은 무림맹주를 우습게 볼 정도로 강하지만 머리가 무공에 반비례하죠.-로 결국 최후를 맞죠.(의외로 흑사련주가 인물 복이 없네요. 전생의 영악한 부하가 방해하고 주변에 있는 것들은 바보들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후반에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파들을 개박살내고 무림맹을 고전시킬 정도면 흑사련주 역시 엄청난 악역이라 생각합니다.(심지어 환생(?)한 진백천을 한 번 시즌 아웃 시키기도 했죠.)
-사족-
다만 아쉬운 것은 흑사련주의 과거가 나왔으면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다만 흑사련주가 원래 악인은 아니었다는 점만 알 수 있을 뿐이죠.)
1위 '낙향무사' 진성왕
진성왕은 다른 악역들처럼 뛰어난 무공을 지닌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성왕만큼이나 '낙향무사'의 주인공 진운을 궁지로 몰아붙인 사람은 없을겁니다.
자신의 지위와 재력을 바탕으로 무력을 쌓는 한편 특유의 음험함으로 아수라왕, 심검무자, 성괴맹, 마하딥 등 진운의 적들을 포섭하여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합니다. 특히 진운의 최후의 희망인 마교조차 포섭하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진성왕은 협상의 달인다운 솜씨를 보입니다.
진성왕의 진가가 발휘되는 부분은 바로 뿌리를 이용한 반역과 황제를 인질로 한 진운 살해 작전이죠. 황제의 측근에 뿌리를 심어 황제의 눈과 귀를 가리는 한편 가짜 정보를 흘려 황제파를 자멸하게 합니다.(엄청난 반전이었습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황제가 황궁 안에 숨어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진운이 올 것을 대비하여 치밀한 함정을 파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십검무자가 배신하고 진운이 필살 아이템(?)을 활용한 작전을 펼치면서 끝내 진운을 잡지 못합니다.
이 때의 충격 때문인지 예전의 포스는 말아먹고 미치다 훅 갑니다.
비록 끝은 꼴사납지만 일반인 주제에 주인공을 이렇게까지 몰아넣은 그가 진정한 최고의 악역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무협계의 렉스 루터라 칭해도 될 듯.(그 놈도 약골 주제에 슈퍼맨을 궁지에 잘 빠뜨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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