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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협지를 처음 접한게 군대있을 때 입니다.
왕고 되고 나니 할 거 없어서 중대에 비치되어 있던 책을 보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로 3년이 지났으니 그리 많은 무협지를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중에 기억 남는 5가지 책의 감상평을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재밌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제일 기억에 남는 무협지입니다.
첫번째, 묵향
처음 본 건 묵향이었습니다. 그당시에는 몰랐지만 대학 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고 대학생들이 대여순위 상위에도 꼽히는 책이라는 건 몰랐죠. 그냥 있기에 검은색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1권을 읽을때만 해도 정말 정신없이 읽었죠. ㅎㅎ. 그 전에는 그냥 일반 소설이나 보던 놈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재미있는 책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묵향이라는 전형적인 외강내유의 성격을 가진 주인공에 빠져들었지만 판타지로 넘어가고 다시 중원으로 돌아오면서 점점 재미가 줄어들더군요; 판타지도 처음 읽어 본거여서 재미는 있었지만 중원으로 돌아오는 시점부터 묵향이라는 캐릭터가 이상해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격투신에 재미가 사라지고 주인공 비중이 줄어들면서 웬지 모를 의무감때문에 계속 읽게 된 책입니다.
그냥 1-4권이나 5, 6 권쯤에서 끝났다면 최고로 꼽을만한 작품일 것 같은데 그 후가 너무 아쉽네요. 전형적인 늘어지는 스토리. 제가 처음읽은 책 묵향입니다
두번째, 군림천하
전역하고 문피아라는 사이트를 알고 감상란에 글을 보기 시작하면서 제일 많은 추천, 감상글을 본 게 군림천하입니다.
완결난 후에 봐라라는 글을 보고 그래도 한 번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진산월이라는 종남파 어린 장문인과 그 사제들의 이야기.
진산월이 강해지기 까지 당하는 수모. 검정중원을 익히고 강호에 다시 나왔을 때 "예전같으면 당신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을 것이오. 하지만 나도 이젠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이게 정확한 대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대사를 읽었을 때 느끼는 감정. 그 후 삼절무적이란 별호가 신검무적으로 바뀌고 다시 강호에 재출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만큼 감정몰입한 작품과 주인공이 없습니다.
군림천하는 무협읽기 시작하신 분들이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글입니다.
세번때, 쟁선계
군림천하를 읽고 이것저것 많은 책들을 읽어봤지만 도저히 책장을 시원하게 넘길 만한 책이 눈에 보이지 않고.. 흥미를 잃어갈 즈음에 친구가 추천해준 책 쟁선계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는 편이기에 사실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게 주인공인가..? 하면서 그다지 읽고 싶은 마음이 없었죠.
하지만 1권 중반쯤 되니 이미 표지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더군요. 주인공은 석대원이지만 그 주인공에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연같은 주인공들은.. 제갈휘나 석대문.. 특히 제갈휘는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정말 매력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사부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후에 심정변화. 아 정말 재밌고 멋졌습니다.
사실 저는 무협지에 관이나 황실이 끼어드는 무협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쟁선계는 그런 거북함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워낙에 구성이 탄탄하다 보니 읽으면서 감탄이 나온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다만 예전 pc통신에서 쓰여진 글에서 반권정도 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는 스토리나 몇년이 지났는데도 10권이 안나오는..
책을 사서 본 사람으로서는 웬지 배신감이 느껴지지만 매력있는 캐릭터. 탄탄한 구성. 중국지명에 대한 상세한 설명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재밌었습니다.
네번째, 태극문
용대운 작가님 작품중에 4번째로 읽은 작품입니다. 군림천하 마검패검 독보건곤. 다 재밌는 책이지만 군림천하 이후로 기억에 남는 건 태극문이네요.
무적초자 화군악에게 아버지 형 사부 할아버지를 잃은 5명의 인물들이 예전 화군악의 조부를 이긴 태극천자의 사문인 태극문에 들어가게 되면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 조자건은 복수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네명(위지혼 모용수 섭보옥 번우량)은 복수를 위해 노력하죠. 그 후 조자건을 뺀 4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태극문을 떠나고 조자건만이 남습니다.
그 후에 각각 5명이 벌이는 일들을 보여주면서 스토리가 흘러가는데 태극문은 참 기억에 남는 대사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모용수가 죽어가면서 누군가(설명은 안하겠습니다)에게 달려가 예전에 약속했던대로 당신에게 죽으러 왔다 고 할때.
태극문하 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나오고.. 정말 재밌는 작품은 인물들 하나하나가 개성이 있으면서 빛을 잃지 않는 작품이란 걸 태극문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다섯번째, 숭인문
숭인문은 제가 예전에도 한 번 감상글을 올렸지만 이것말고는 다섯번째에 쓸 작품이 생각이 안나는군요. 신인인 이길조님의 작품인데 이 글을 보고 군림천하를 느꼈습니다.
사실 군림천하하고는 다른 스토리에 주인공 성격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지만 군림천하가 생각나는 건 역시 빛나는 조연들때문이었습니다. 양진위외에도 종염방 장초인 탁진형 도무백등등 숭인문도들 전체가 숭인문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모든 인물들이 빛이납니다.
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천지회주나 은서문만 해도 저는 마음에 들더군요. 7권에서 은서문이 각성하면서 보여주는 그 모습이나 또 7권 초반부에 양진위랑 설산에서 싸우면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는 천지회주. 다 정감가는 인물들이죠. 작가님 말씀대로라면 8, 9권이 완결인 걸로 아는데 빨리 나오길 바라면서도 늦게 나오길 바라는 작품입니다.
이렇게 다섯가지 작품을 선택해봤습니다. 사실 이외에도 재밌게 본 작품은 정말 많습니다. 촌검무인이나 대도오, 혈기린외전, 천마군림(아 천마군림 ㅠ), 호위무사나 권왕무적도 재미있었고요. 기억에 남는 책은 많지만 주저리주저리 쓰기가 그렇군요. ㅎㅎ
많은 분들이 양판소라고 하는 것들 중에도 재밌는 것도 많았습니다. 다만 기억에 남지 않을뿐이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법이죠. 제가 기억에 남는다고 쓴 5권이 누구에게는 최악의 책이 될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그저 그렇고 누구에게는 아 나도 저거 재밌었어 하실수 있죠.
아무튼 이렇게 다섯권을 남기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10가지 책이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길어져서 5가지로 줄였습니다;
결국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기 5권(묵향은 1-4까지만)은 취향차이는 있겠지만 최소한 이거 양판소잖아라고 느끼지 않을정도로 그리고 저에게는 최고로 꼽을만한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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