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변신 變身, 1994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이선희
출판 : 창해
작성 : 2010.05.29.
“나는 누구이며 또한 나는 무엇인가?”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환자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메모에 이어, 어둠 속에서 빛의 세상으로 나오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결국 깨어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가던 그가 재활치료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군요.
그렇게 퇴원해 일상으로 돌아간 주인공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뇌 이식 수술의 성공적인 첫 케이스라는 영광의 사실은 잠시, 자신에게 어떤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죽음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점에서 기분 탓이려니 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본래의 자신과는 다른 어떤 이질적인 인격이 그를 지배하기 시작하는데요.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을 주지 않았기에 나름의 방법으로 진실을 추적해나가게 되지만, 그 모든 과정은 ‘연쇄살인사건’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어떤 끔찍한 음모의 한 끝자락을 쥐어줄 뿐이었는데…….
제목이 ‘변신’이라하기에 이번에는 작품의 모습에 또 어떤 변화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인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만난 소설 ‘레몬 分身, 1996’과 비슷한 맛의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김이 빠져버리고 말았는데요. 물론 ‘레몬’보다는 재미있었지만 여전히 식상한 맛이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되짚어보니, 아하! 연속극 ‘엠 M, 1994’이었는지 ‘RNA, 2000’였는지 정확하지 않아도 주인공이 어떤 시술을 통해 인격의 변화가 있었다는 설정이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방금 언급한 두 작품을 직접 만나보던지 아니면 다른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구해보고 싶어지는군요.
육체는 같지만 부분적이라도 뇌가 다르다면 이전까지와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작품 속에서 이 물음표를 잡아보면서는 문득 영화 ‘더 게임, 2007’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작품에서는 뇌를 통째로 바꿔버렸다지만 이번에는 작은 일부분이 나머지 전체를 잠식해나간다는 점에서 식상함의 일부분을 돕지 않았냐는 것은 살짝 옆으로 밀어두고,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당신은 뉘시며 무엇입니까? 인생의 어떤 선택지점에서 수없이 많은 우주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평행차원’과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복제인간인 ‘일란성 쌍둥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사실 왜 그렇게 주인공이 과거의 삶에 집착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아. 그렇군요. 소극적인 성격에서 적극적으로 변해간다는 것은 몰라도, 지나친 폭력성을 동반해 사랑하는 사람까지 살해해버릴지 모르겠다는 공포와 절박함은 저로서도 환영하고 싶지 않은 변화가 되겠습니다.
‘변신’의 사전적 의미를 적어볼까 싶어 조사하던 중 이번 작품 또한 영상화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애인님의 도움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상물들이 계속해서 소환중이라는 사실에서, 계속되는 보류가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Cowboy Bebop TV시리즈, 1998’에 등장하는 망각의 심연에서 끌어올린 고대(?)의 냉장고와 그 안의 괴 생명체처럼 작품들을 변신시켜버리는 것은 아닐까 웃어본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덤. 문득 영화 ‘체인지 Change, 1997’가 떠올랐지만, 으흠. 그런 야시꾸리한 작품과 생각을 같이해본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식이 저의 감상회로(?)에 저항을 일으켰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TEXT No.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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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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