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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 용호(龍胡)
작성
10.01.04 00:48
조회
3,502

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전생기

출판사 : 로크미디어

자하르!!

전생기는 선악을 다루지 않는다. 생명의 소중함도 없다. 오직 주인공 자하르의 에고만을 보여준다. 전생기의 스케일은 무척이나 넓어서 우주적,차원적,초월적이다. 그러니 세세한 것이야 잘 보이지 않는다.

자하르는 이기적이다. 초생의 (작품에서의 초생이지 이미 그전에 여러 윤회를 거쳤을것이다.) 흡혈왕 자하르는 욕심많고 이기적이며 배타적이다. 악랄한 인간의 전형이다. 이런 주인공은 정말 낯설고 감당이 안된다. 재생의 시작은 열두살의 어린 나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지배자의 카리스마가 망설임없이 하인의 목을 치는 것으로 표출된다. 진정한 이야기의 시작. 자하르가 어째서 그렇게 이기적인 인간이 된것인지 그 토대가 밝혀진다. 모친의 사랑을 갈구하고 조부이자 친부인 가이어공작에게의 증오.초생의 그 막가는 인생의 계기를 알게된다. 그러나 그런 모든것은 그저 그의 방향을 좌우할 뿐 본성적인 자기이기주의의 변이 될수는 없다.

그러나 자하르도 역시나 인간,그의 그 초월적 강함은 이미 인간의 수준을 훌쩍 벗어났지만 그에게도 후회와 아쉬움은 있다.

초생의 삶에서 마음을 열었던 파티-이글스,예나,힐테른,샤이어른-동료를 건국과 함께 잔인하게 죽인것과 키메라인 암브로시아이다.

자하르는 이미 예정된 삶을 알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속죄-사실 속죄의 개념이 아니다. 다만 스스로 찜찜할 뿐-하고자 이글스등에게 도움을 준다. 예정을 비트는 것이다. 그러나 해피엔딩은 없다. 운명의 그물을 단지 변형되어 나타날 뿐이다. 이때 자하르는 그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자하르가 진정으로 속죄하고자 하는 대상은 바로 암브로시아이다. 전생에 자신이 잔인하게 해부해서 죽인 키메라! 영생을 얻고자......

재생에서부터 자하르는 그다지 삶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미 초월적인 몸과 마음, 단지 그 강인한 에고와 감정만이 그대로 일 뿐이다.

그는 암브로시아를 진정 사랑했을까? 자하르 자신도 의문을 느끼면서도 사랑이라 정의한다. 사실은 그렇게 믿고자 할 뿐이지 않을까? 그래야 스스로 납득할 수 있기에 . 그는 모든 해답을 스스로에게 구하고 해결한다. 누구에게도 어떤 존재에게도 도움을, 부탁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오만한 에고이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기세이다. 결국 그는 암브로시아에게 자신의 생명마저 넘겨준다. 그러나 그는 섭리가 안배한 자! 다시 삼생의 삶이 시작된다. 초생의 권력의 왕,재생의 대마도사 힘, 그리고 전사의 칼리로 돌아온다.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칼리는 강인한 전사이지만 정체성이 흔들린다. 그의 안에 내제된 전생의 자하르를 느끼기 때문이다. 역시 영혼은 그대로인가? 칼리는 그 지독한 에고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오히려 전생의 자하르를 거부하며 오롯이 홀로이기를 원하며 방황한다. 그러나 섭리는 그와 엮인 사람들로 하여금 자하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뱀파이어와의 만남.

섭리가 예비한 자와 예비된자를 기다리는 자의 만남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자하르의 반발이 시작된다. 자하르는 섭리의 안배를 거부한다. 실로 지독한 에고이다. 그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에 속해있는가? 과연 섭리의 뜻에 벗어난 인간이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자하르는 섭리의 뜻 마저 거슬러서 진정한 자유의 인간이고자 한다. 그가 옳은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뱀파이어들은 섭리의 안에서 그의 뜻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섭리가 신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자하르는 섭리의 틀을 아예 거부한다. 그는 모순이다. 그의 앞에 뒤에 , 좌우와 하늘아래 펼쳐지는 모든것이 섭리의 뜻이건만 그 스스로 그곳에 발을 딛고 있으나 그 모든 것인 섭리를 거부한다. 그는 오롯이 홀로 살아가야하는데 견딜 수 있을까? 그의 인연이 모두 섭리의 숨결인데 어찌하여 모두 걷어내지 않는가? 그래서 그는 모순이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팽개치지만 -신성체의 구마저도- 두 뱀파이어와 암브로시아, 스바사와 우주선을 타고 떠난다. 이것이 그의 종착점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그의 또 다른 재생이 열왕대전기의 황제인지 카르마인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다만 섭리가 예비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하르가 반항하지만 섭리도 꾸준히 운명의 그물을 펼치고 있다. 섭리와 자하르의 대결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누구도 모를것이다.

작가는 훌륭한 한편의 판타지를 엮어내었지만 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실망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매우 흡족하다. 작가의 뜻을 몰라도 충만한 작품이 있다. 바로 이작품 전생기처럼 말이다.

이 품격 높은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에게 우둔한 독자가 감사와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의문 : 초생의 흡혈왕 자하르의 역사는 재생이 시작됨으로 리셋이 된 걸까요?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만.....


Comment ' 10

  • 작성자
    Lv.67 개고기
    작성일
    10.01.04 06:55
    No. 1

    우와 감상문 정말 잘쓰신다. 강승환작품이 내게 너무나 좋은 이유는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지만..삶에 연연하지도않고 오직 스스로만의 힘으로 모든 인과의 그물을 넘어서...아고 절라 어렵넹...그냥 쵝오중에 최고인데..................
    그래도 전생기.... 내게는 너무많이 상당히 절나게 아쉬운 작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늘눈물
    작성일
    10.01.04 09:02
    No. 2

    감상문을 대단히 잘쓰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초생의 삶에 대해선...
    사실 전 평행우주 이론을 생각해습니다.

    재생 책에서 보면 초생과 재생이 번갈아 나오는데,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갈려고 하지만 결국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더군요.(비록 결과는 달랐지만..) 그래서 리셋이라기 보다는 평행한 한개의 우주가 더 생긴것이 자연히 상상 되더군요. 헤헤 ;

    아마 아래쪽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분들의 글이 달립겁니다.
    추천 꽝 누르고 갑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제무룡
    작성일
    10.01.04 10:25
    No. 3

    자하르 본인도 헷갈려 하죠.
    흡혈왕에서 과거로 회귀를 한것인가 아니면 그저 소년 자하르가 다쳤을때의 일장춘몽이었던가...
    결과적으로 과거로의 회귀로 보는게 맞습니다.
    평행우주 이론은 재생과 신왕기일듯
    그리고 전생기의 화두는 "후회하지 않는다"... 소라타의 뜻이기도 한데
    소년 자하르로 되면서 미래를 알게되고 그 미래에서 후회했던 기억때문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그러나 섭리는 불행을 행복으로는 못 바꾸게 하죠.
    자하르는 미래의 인생을 알기때문에 운명이란걸 거부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섭리는 끈질기게 자하르를 조종하려 하나 자하르는 신의 힘도 거부하고 죽음도 불사하며 순수한 자의에 의한 운명을 개척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장면은 최후의 종교전쟁 장면과 마지막에 뱀파이어 퀸과 자하르의 대치장면인데 솔직히 연재본 재생이 더 강렬한 장면이 더 많았던듯 해서 좀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령
    작성일
    10.01.04 14:00
    No. 4

    깨달은 자는 자유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섭리가 뭔가를 강제한다면 진정한 깨달음과 섭리는 관계과 없겠죠.

    제가 보기에는 자하르의 선택은 당연한 겁니다.
    진정 꺠달으자면 강제하는 섭리 같은건 당연히 거부하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제무룡
    작성일
    10.01.04 14:52
    No. 5

    무언가 높은 차원의 존재가 된다는건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죠.
    깨달음의 끝이 신이라 치면 신이 되길 거부하고 인간으로 남길 택한겁니다.
    과연 모든 깨달은 자가 인간으로 남길 원할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이런젠짱
    작성일
    10.01.04 15:28
    No. 6

    가정 환경과 교육이 아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죠~ㅋ

    카르마가 나중에 판테온 타고 지구로 귀환할려나~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광92
    작성일
    10.01.04 15:36
    No. 7

    제목이 전생(轉生:다른말로 karma, 業)이듯이 초생과 재생과 반복되는 후생(솔직히 너무 조금이었지만)들을 모두 보여줌으로써 선과 악은 한 인간의 다양한 면이며, 그때 그때 섭리(즉, 운명)의 안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의 '자유의지'야말로 인간다움과 역사발전의 원동력임을 보여주자는 것. 반복되는 삶의 덧 없음과 그 덧없음을 반복해가면서도 조금이나마 나아지려는 '의지'가 중요함을 설파한 작품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자하르 개인의 일생사(영웅주의)를 통해서 역사적 발전을 표현한다는 측면은 장르소설의 특성상 어쩔수 없다고는 생각되지만, 개인이 아닌 '인간' 나아가 '집단''사회'의 발전양식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보여지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간극을 '신화화'으로 채워넣은것도 괜찮은 구성으로 생각합니다.

    전생기에 대해서는 예전 인터넷 연재본에 비해서 나아진듯 하나, 출판본과 인터넷연재본의 구성과 에피소드, 전체적인 파격이 많이 줄어들어서인지 몰라도 나중에 세판본을 합친 대작으로 다시금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안향
    작성일
    10.01.04 18:18
    No. 8

    전생기, 괜찮은 소설이지요. 좋은 책을 읽어도 말솜씨가 없어 제대로 추천을 못해 답답했는데, 이렇게 좋은 추천글을 대신 써 주시니 제가 다 감사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지의목
    작성일
    10.01.05 05:29
    No. 9

    감상문 정말 잘 적으시네요 감상문보니 전생기 읽은 게 요약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ㅎㅎ 추천 누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暗然燒魂
    작성일
    10.01.27 16:23
    No. 10

    열왕의 주인공이름이 카르마였죠?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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