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촌부
작품명 : 화공도담
출판사 : 청어람
무협에 유불선의 사상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는 작품들을
본인은 좋아한다.
최초로 감동적으로 본 책은 좌백의 생사박 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커다란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기나긴 여운에 멍하니 시간의 탑을 쌓았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 여러 작가들의 이러한 시도를 흥미롭게 보아 왔으나,
유불선의 사상에 너무 빠져 버린 나머지 글이 산으로 가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럴때 마다 생사박을 꺼내들고 다시금 보며 생각했다.
' 이런 글의 감동을 다시는 접할 순 없는 것일까 '
좌백은 이제 글을 쓸 마음이 없어 보인다.
다시는 이런 종류의 감동은 느낄수 없을 줄 알았다.
십오 년전만 해도 책방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종류의
장르소설을 섭렵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솔직히 모르는 작품과 작가들이 너무 많다.
촌부라는 작가도 솔직히 처음으로 접했다.
처음으로 접한 이 작가는 내 마음속의 작가 서열을
바로 조정했다.
그동안 꾸준히 자리를 차지했던,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던 상위의 서열을 뒤집어 버렸다.
화공도담은 그림을 그리는 화공의 이야기이다.
무협소설의 소재로 채택하기에는 조금 생소하다.
그래서 누군가가 개연성에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단호하게 말해주고 싶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소설책에서 '묵(墨)향'이 난다고 했다.
솔직히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어보고 난 후의 감평은 정말 그러했다.
재미와 문학성을 함께 이끌고 가기는 사실 힘들다.
손에 꼽을 정도다.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아서 평가를 내리기가 뭐하지만,
소장목록에 부끄럽지 않을 작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재미있는 이야기, 가슴 따뜻한 이야기, 그러면서도
문학성이 뛰어난 이야기를 찾는 회원이 계시다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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