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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
09.01.07 11:51
조회
4,706

작가명 : 태규

작품명 : 천의무봉

출판사 : 발해

주인공은 추남이다. 살이 뒤룩뒤룩 찐 돼지다. 하지만 집은 부자다. 덕분에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여러 고난에 시달려왔다. 납치에, 납치에, 납치...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은 일단 무시하고 봐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은 주인공에게 관심도 없다. 납치당했을 때 요구한 금액은 무시하거나 깎으려고 들고, 평소 빈둥거리던 식객-전대 마두 등-들을 보내 아들을 데려오는 정도다.

  개인적으로 작가분의 전작 <풍사전기>를 즐겁게 읽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풍사전기와 천의무봉의 비슷한 점이다. 풍사는 고수다. 그것도 절대적인 무력을 보유한 절대고수다. 하지만 그가 얻은 게 뭐가 있나? 마소선과 이별하고, 믿던 의형들에겐 배신까지 당한다. 기껏 있는 사형이라고는 정신줄 놓은 미치광이 살인마라서 발품팔아 그것도 막아야한다. 결국 풍사에게 남은 건 풍와숙과 만월야밖에 없다. 형로는 처음에 바라던 바를 이루어 하늘과 땅을 벗과 이불삼아 지내게 된다. 이것을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큰 상처는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건 윤현승 작가님의 라크리모사식 엔딩이다. 기껏 세계멸망을 막아놨더니 가족도 잃고 주변도 초토화되고 제가 멸망을 막은것을 아는 사람도 없다. 결국 주인공이 하는 말은 "이제 뭘 하지?" 정도. 형로도 똑같다. 이제 뭘하며 사나?

  다시 천의무봉으로 돌아가자. 난 처음 책을 읽고 주인공이 너무 유쾌하게 말하기에 이게 코믹무협이구나! 했다. 풍사전기가 재밌긴 재밌었지만 내심 맘에 안든 점도 많았기에 실실 웃으면서 봤다. 그런데 한 60페이지쯤 가보니까, 이게 웃는게 웃는게 아니더라. 주인공의 상황은 끔찍하다. 시작부터 배신에 납치로 시작한다. 그것도 사랑하던 정인의 손에 의해서. 하지만 주인공은 꾹꾹 누른다. 누르고 삼켜 꽁꽁 싸매어 제 상처를 보이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새기어진 상처가 초비윤의 가슴속에는 몇이나 될 것인가? 2권까지 가보면 더 가관이다. 굳게 믿던 아군이 아군이 아니란다. 더 골때리는것은 정작 그 자는 주인공을 '제물'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쯤되면 절대 웃을 수 없다. 실실 나오던 웃음은 접어들고 가슴속에서 뭔가 끓어오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무천의가 등장한다. 고금제일고수였던 반고지치는 제자를 만들기위해 자신과 똑같은 신체를 구성하려고 만든 옷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포무천의다. 이놈의 옷은 살아 움직이며 주인공의 신체를 마구 주물러 새로운 무골로 탄생시킨다. 그 과정에서 절대미남이 되는것은 필수다. 이렇게만 나열하면 양판소의 정석이다. 하지만 이 미남얼굴이라는 게, 주인공의 숨겨진 미모 같은게 아니라 반고지치의 얼굴이다. 나르시스트였던 반고지치는 제자의 얼굴까지 완벽을 추구한 것이다! 하루아침에 남의 얼굴로 둔갑한 초비윤의 심정은 어땠을까. 자고 일어나니 내 얼굴이 조인성의 얼굴로 변한 상황이다. 단순히 잘생겨졌구나! 하고 웃기만 할 수는 없으리라. 게다가 정작 부모는 뭐가 달라졌는지 알지도 못한다. 맙소사. 이 정도면 병이다. 사람 얼굴 못 외우는 병...

  형로는 태어났을 때의 운명의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사랑도 잃고, 희망도 잃고... 노래가사 같은데. 초비윤도 마찬가지다. 바라지도 않는 부잣집에 태어나서 복은 못 누리고 화만 누리고 있다. 과연 초비윤은 제 운명에서 탈출하기 위해 무엇을 희생하게 될까? 앞으로가 걱정스럽다.

p.s. 비정한 작가님, 제발 사랑쯤은 남겨주세요....쿨럭.


Comment ' 21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09.01.07 11:56
    No. 1

    비정한 작가님, 제발 사랑쯤은 남겨주세요....

    왜 이 한줄에서 묘한 동질감이 일어남과 동시에 싱크로율이
    120너머를 달리는지...모를일입니다..먼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곽일산
    작성일
    09.01.07 12:02
    No. 2

    풍사전기도 끝이 허무했습니다.
    천의무봉은 주인공이 예쁜 여주인공을
    만나서 알콩달콩하게 사는 모습으로
    끝을 장식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하다가 끝이
    허무하다면...
    그다지 기분좋은 작품은 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백도라지
    작성일
    09.01.07 12:30
    No. 3

    음. 처음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초비윤이 주인공 이름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9.01.07 12:31
    No. 4

    헉 초비연이라 적었군요. 잠시 정신줄을 놨나봅니다...수정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09.01.07 15:57
    No. 5

    안 예뻐도 좋으니 좋은 여자를 만났으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김태현
    작성일
    09.01.07 19:11
    No. 6

    창이 있지 않습니까! 창으로 대동단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9.01.07 19:18
    No. 7

    창은... 대환단도 있으니 살려낼 수 있으려나요. 앞으로의 안배? 제가 보기엔 여차저차해서 창이랑도 갈릴 것 같은데[..] 2권까지 여자인것도 못 알아챘잖아요ㅠㅠㅠㅠ으헝헝ㅎ헣ㅇㅎ헝ㅠㅠ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09.01.07 19:35
    No. 8

    우리모두 대동단결 하려했으나...창으로도 안되는가...아아..;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 조아조하
    작성일
    09.01.07 20:25
    No. 9

    저도요. 부모님이 바뀐 자신의 얼굴을 못 알아볼 때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10억조회수
    작성일
    09.01.07 22:18
    No. 10

    천의무봉 읽을 당시.
    " 하하하하하하하!!" (초반)

    " 하하하하하하..." (중반)

    " 하하하...하? 하??? " (후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쌍장군
    작성일
    09.01.07 23:04
    No. 11
  • 작성자
    Lv.14 Dainz
    작성일
    09.01.07 23:38
    No. 12

    감상문 만으로 볼땐 블랙코미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永世第一尊
    작성일
    09.01.08 00:37
    No. 13

    풍사전기도 6권까지 읽고 접었죠... 정말 재밌었는데 코드가 안맞아서...
    전 주인공 고생하는거 싫어하거든요. 이미 5권쯤에서부터 다들 역사적인 사실로 인해 주인공과 마소산이 안될걸 다들 알고있고... 그렇게 주인공 굴리고 고생시키는데 주인공한테 남는건 없고...

    우리가 사는 현실도 버거운데 책속에서라도 유쾌하자는 주의라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BIN123
    작성일
    09.01.08 01:57
    No. 14

    왠지 취향에 맞을 것 같네요
    해피 엔딩은 엔터테인먼트의 기본입니다~~!! 라는 주장도 있는데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을 좀 부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문피아죽돌
    작성일
    09.01.08 12:42
    No. 15

    음..그러게요. 저도 풍사는 읽다가 말았는데...
    아무래도 유쾌해지려는 목적인데...쪕...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 흑치성치
    작성일
    09.01.08 13:24
    No. 16

    저도 동감입니다.
    대리만족을 느낄수 없다면 아무리 글을 잘적었다손 치더라도 읽고나면 허무하고 찜짐하죠.
    주인공 에게 시련을 주고 굴리는것에 동의는 하시만 그것도 어느정도 여야 참고 볼수 있지않나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대룡
    작성일
    09.01.08 15:25
    No. 17

    저 역시 풍사전기는 보다 말았습니다.
    초반에는 즐겁게 읽었었는데 말이죠.
    주인공의 시련이라는 게 능력이 없어서 당하는 시련은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능력이 있음에도 시니컬한 대사를 하면서 자꾸만 좋지 않은 쪽으로 덮어 쓰는거 보면 결국 접게 되죠.
    성향 차이겠지만 결국 즐거운 글이 좋아 지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일리
    작성일
    09.01.08 16:46
    No. 18

    맞어요...저도 그래서 풍사 접었는데....왠지..이것도 그럴것 같아서..손이 갈랑 말랑..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크리스티
    작성일
    09.01.12 16:04
    No. 19

    그러니까 많은 거 안 바라니까 창이 하나만 남겨주시길..... 돈도 명예도 필요없으니까... 너무 암울하면 담부터 이 작가분 글 못 볼 듯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아우에이
    작성일
    09.03.25 23:25
    No. 20

    참 불쌍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이프온리
    작성일
    09.09.29 21:54
    No. 21

    좋게 좋게 행복하게 끝나면 좋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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