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상곡
작가 : 취룡
출판사 : 없음. 문피아
취룡님의 강호질풍전을 읽다 문득 다른 작품도 읽고 싶어져서 일단 문피아에 완결까지 연재된 기상곡을 읽었습니다.
희대의 천재 닥터 제페트의 유산, 999대의 살인인형 제페트 넘버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넘버 Z000, 스케어
마총 레바테인과 발뭉, 레드 드래곤 코트를 전설의 사냥꾼에게 물려받은 칠색의 마녀
그리고 백년 전의 용사 하얀 마녀와 똑같은 얼굴을 가진 도로시
그런 비범한 두 여행자가 백년 전의 용사, 장화 신은 고양이와 하얀 마녀를 찾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구라 없음
요즘 정신없이 읽다가 지금 다 읽었네요.
후아... 진짜 이걸 왜 이제 읽었지ㅜㅜㅜ 취향 직격인 글이었어요!
영웅-마왕 이야기도 모험도 작가가 작정하고 만드는 치밀한 설덕스러운 세계관도 참 좋아하는 저인데 기상곡은 그걸 모두 만족하네요. 게다가 폭풍간지나는 장면이 몰아치는게 호구냥이 엉엉ㅜㅜ 스스로 일어난 용사 엉엉
작가님왈 자동필기법으로 써서 그런지 글에 기세가 살아있다고 해야하나? 단숨에 읽게 만드는 몰입도가 참 뛰어난 거 같아요. 나쁘게 말하면 묘사가 부족하고 좋게 말하자면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전 후자로 느꼈습니다. 자동필기라는게 어떤 스타일로 썼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몇몇 간지나는 장면을 정해놓고 그 장면에 도달하기 위해서 전개과정을 손 가는 대로 쓰신 거 같기도 하고... 조금 패턴이 읽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폭풍간지나는 장면은 폭풍간지가 났고 열중해서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조연이 넘 뛰어나서 주인공인 도로시 스케어가 상대적으로 좀 묻히는 감이 있는 게 살짝 안타깝지만 그만큼 하나하나의 인물이 매력적이었어요. 묻혔다고는 해도 그 둘도 활약하는 장면이 많았고. 다만 막연히 살인인형 제페트 넘버 막 이러는데 솔직히 잘 상상이 안갔음... 그냥 팔다리가 병기로 변신하는 수준? 정도로 밖에. 걍 손에 칼달리고 총달린 건데 위력이 ㅎㄷㄷ해도 딴 애들도 무기는 다 들고 다니지 않나? 싶더라구요. 기초 스펙이 쩔어주나? 스케어나 피노키오쯤 되면 확실히 ㅎㄷㄷ하긴 한데...
키네네의 거울의 러브라인이랑 커플브레이크 유파의 결말만은 좀 맘에 안들었지만.. 특히 커플 브레이크는 단순히 캐릭터 하나만 보기에는 좋은데 작품에서 좀 붕 뜬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년식[...]이 좀 되어서 그런지 글자 태그가 다 떠서(<b>진하게</b>같은 거) 그게 좀 깼던 게 정말 아쉽네요. 실시간으로 봤으면 그런 게 없었을 텐데..
람의 계승자라던가 네르킬차일의 별이라던가 바람노래(2010년 이후 연중ㅠㅠㅠ)라던가 완결나거나 연중되거나 희망고문마냥 가뭄의 콩나듯이 한 편씩 연재되어 참 슬펐는데 기상곡 읽는 동안은 간만에 참 즐거웠습니다. 이런 모험 이야기 정말 좋아하거든요. 기상곡을 낳아주신 취룡님께 감사합니다.
저처럼 모험담, 용사-마왕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은 읽어서 후회할 일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람의 계승자랑 바람노래 완결만 보면 여한이 없을 거 같음. 젭라..
+그러고 보니 피노키오 설정 중에 거짓말한다고 코가 늘어나진 않지만 거짓말에 대한 뭔가가 있다고 한 거 같던데 본문 중에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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