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
작품명 : 좀비버스터
출판사 : ??
장르가 판타지로 구분되어 있지만, 나는 게임판타지라고 분류하도록 하겠다.
게임판타지는 일단 태생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소설에 '긴장감'이 흐르지 않는 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소설은 게임이 게임이 아니며 또다른 세상으로 가는 연결점이라 하기도 했고, 어디에서는 음모로 인해 게임속 세상에 갇혀버리기도 했다.
모두가 긴장감을 주기 위한 포석이다.
그런데, 이 좀비버스터라는 소설은 조금 독특하다.
굳이 표현하자면, 미친 악마의 게임?
게임마스터 아슬릿은 신적존재라고는 하는데 하는 짓이 악마이므로 악마라고 하겠다.
본래 게임이란, 컴퓨터 게임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샌가 게임을 그런 협의의 의미로 사용해오고 있다.
농구를 배경으로 한 게임판이 나올 수도 있고, 야구를 배경으로 한 게임판이 나올 수도 있는데 어느샌가 게임은 그저 MMO RPG라고 못을 박아 버린 것이다.
이 소설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단지, 주인공은 그 즐거움을 누리는 마스터가 아니라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는 긴장감이 살아 있다.
그에게 있어서는 게임이 아니니까, 반드시 동생을 구하겠다는 목적의식이 선명하게 살아있다.
게다가 '파티'라는 것은 또 얼마나 흥미로운가!
지나치게 목적만을 추구하면 파티원들과의 관계가 위태롭고, 그렇다고 위험이 코앞까지 닥친 상황에서 인간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다.
심지어 잘못된 선택은 중립적인 인물을 적으로 만들어 버리기까지 한다.
실로 멋지지 않은가.
앞으로 펼쳐질 좀비버스터의 세계가 흥미롭지 않은가.
게다가 추가적으로 타임루프의 개념까지 들어있다.
말하자면,
좀비버스터: 어반판타지+게임판타지+타임루프물
이것이다.
아직 게임적인 요소는 그리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내용이 점차 진행되면서 활약하리라 예상한다.
다시 말하지만, 좀비버스터는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하다.
어반물이라는 잇점이 주는 암울한 분위기에 게임판이라는 요소가 주는 다채로운 컨텐츠. 거기에 타임루프라는 짜릿함마저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책이 얇다는 것이 책의 가치를 마구마구 떨어트렸다.
아주 대폭 하락시켰다.
가뜩이나 파피루스인데 그 중에서도 책이 굉장히 얇은 편이다. 같은 파피루스라도 임진광님의 슈라라펜란트는 굉장히 두껍다.
거기에 엔터신공, 칸 건너뛰기 같은 것을 보다보면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싹 사그라든다.
페이지 수를 보면, 이건 뭐 더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냉정하게 말하겠다.
이 단 하나의 단점이 이상에서 언급한 모든 장점을 깎아 먹는다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 흥미로운 책이 내적인 요인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으로 폄하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재미있게 본 책인데.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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