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하지은
작품명 : 얼음나무 숲
출판사 : 로크 미디어 - 노블레스 클럽
얼음나무 숲.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내가 고요와 바옐, 그 둘과 함께 얼음나무 숲에 서 있는 듯한 아련한 느낌에 잠기게 하는 그... 작품.
드디어 읽고 리뷰를 쓴다.[두근두근]
우선 처음으로, 얼음나무 숲의 작가님이신 하지은님, 나악님께 찬사를 바친다. 고개를 모니터로 쳐박게 만들었던 배경음악이 없어도 얼음나무 숲은 그 자체로 최고였다. 책을 읽는 동안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얼음나무 숲을 든 채로 외부와 차단되었다.
아니, 소리가 들려오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주위의 소음이 아닌 얼음나무 숲이 만들어내는 자체의 BGM이었다.
바옐의 연주를 갈망했던 고요의 마음이 이러할까,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이 안타까웠다. 빨리 뒤를 보고 싶은데, 앞을 넘겨버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책장을 넘길 때 마다 고요와 바옐의 종말이 나에게 한 발짝씩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얼음나무 숲.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작가님의 글솜씨에는 그 어떠한 미사여구를 갖다붙여도 모자를 듯 하다. 그러니 오직 한마디로만 일축하겠다. (이렇듯 나를 슬픔에 잠기게하고, 나의 마음 한 구석에 얼음나무 숲이라는 장소를 만들어 버린 작가님의 필력에는 그저 할 말이 없다.)
하지은 작가님, 일명 나악님, 얼음나무 숲... 최고에요.
-얼음나무 숲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영화로도 제작되기를 바랍니다.... 외국으로 출간해도 상당한 인기를 끌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보통 작가분들이 어렵게, 또한 부담스럽게 느끼는 결말을 정말 바람직하게 표현하셨습니다.
작가님에 대한 찬사는 이쯤 하고, 고요와 바옐. 두 천재들의 종말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자면...
몇 개 밖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첫 번째로, 바옐의... 자신을 향한 복수...
이그지스 듀프레에게 자신의 제물이 되어달라고 말하는 바옐, 그리고 그에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듀프레.
둘은 과연 어떠한 관계였을까.
바옐은 자신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청중을 원했고, 듀프레는 바옐이 알지 못했던 진정한 청중으로서 바옐의 음악을 갈망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자신을 희생하기 전, 자신만을 위해 연주해주겠다는 아버지 바옐의 말에 희열하는 듀프레. 그는 어째서 진즉에 바옐에게 자신이 그의 진정한 청중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을까? 그랬었다면, 그가 진즉에 자신이 바옐의 단 하나의 청중이라는 것을 밝혔었다면 바옐은 기꺼이 단 하나뿐인 그를 위해 연주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극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고 듀프레와 바옐은 어쩌면 평생을 함께 살아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또한, 바옐의 진정한 음악의 완성이란 이루어 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바옐의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저 제물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바옐의 음악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단 하나의 청중인 듀프레는 그것을 알았고, 기꺼이 바옐을 위해 엄청난 양면성을 띠는 살인들을 저지른 것이다.
바옐의 소중한 것들을 모두 파괴해 버린 끔찍한 일들. 하지만, 그것으로 하여금 바옐의 음악을 진정한 모토벤의, 신의 경지로 끌어올리게 한 것.
그가 저지른 살인들은 끔찍했지만 그를 비난할 수는 없다.
음악이란 신이 내린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며, 또한 인간을 무한한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듀프레는, 듀프레가 벌인 일들은 그저 바옐의 음악을 완성하기 위한 제물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니 바옐은 정말로 악마였고, 악마였지만 자신의 음악을 완성시킨 그를 용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복수했다.
종말의 얼음나무 숲에서. 세상 그 무엇도 아닌, 오직 단 하나의 청중만을 원했던 바옐은 듀프레가 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바옐은 그에게 자신의 음악의 제물이 되어달라 청하고, 듀프레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바옐은 연주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단 하나의 청중에게, 그는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던 것으로 바옐은 그 자신에게 복수했고, 또한 듀프레도 바옐의 본의아니게 복수당했다.
바옐의 선택에 나는 정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바옐이 연주했다면, 듀프레의 죽음을 제물삼아 연주를 했다면 그는 정말로 악마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연주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그는 인간이었다.
바옐의 연주는 악마였으나, 그 악마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는 지극히도 불쌍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또한 바옐은 바보였다.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연주자인 자신이 그의 첫 번째 청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글을 쓰는사람들이 모두 작가인 까닭은 그가 작가이기 이전에 자신의 작품에 대한 첫 번째 독자이기 때문이다.]
- 그런데 그 유명한 학자... 그도 바옐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일까? 희열을 느꼈다는 그의 말이, 단 하나의 청중을 찾은 바옐의 희열 가득한 음악을 들었다고 말한 것 같았기 때문에... 하지만 바옐의 희열이, 관객석에 앉아 있었던 그를 발견했기 때문인지, 죽어버렸지만 듀프레라는 그의 두 번째 진정한 청중을 만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여튼 바옐에 관한 결론은 이렇다.
신의 영역에 도달한 악마. 하지만 듣지 못하는 청중.
고요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나 자신이 고요를 무척 좋아하고, 귀엽다고 느끼기 때문에(그렇다고 바옐에게 악감정이 있어 글을 저리 길게 쓴 건 아니다!)...
울보인 것도, 자신이 천재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도, 바옐에게 끝이 없는 동경과 존경을 보내는 것도, 소심하고 순수한 것도 좋다.
얼음나무 숲의 고요라는 인간은 그 자체로서 얼음나무 숲과도 같은 깊은 매력이 있었다. 얼음나무 숲은 지독한 천재인 바옐의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아이 같은 고요의 이야기이기도 했다.[나는 사랑스러운 고요의 이야기라는 것에 중점을 더 두고 싶다.]
본디 훌륭한 글을 보면 말이 없는 법이다. 게다가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고요에 관한 결론..?
그 또한 악마였지만 결코 자신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했던, 바옐이라는 악마를 동경한 울보 천사.
[그냥 사랑스러운 고요라고 하자....♡.♡]
- 고요에 대해서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고요가 필사가를 하는 이유... 나는 그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고요와 바옐이 만나서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나오지만,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잇는 것 같은데, 두 번을 읽어 보았지만... 아직 모르겠다 ...ㅠㅠ 그저 듀프레 때문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작가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묻고 싶습니다. 고요는 어째서, 필사가를 하는 것이지요?]
아....................
소리 내어 운 것은 얼음나무 숲이 처음이었다.
더 이상은 글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그냥 마음을 드러내어 얼음나무 숲에 대한 내 감상이 어떤지 직접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2008년, 나의 1월을 사로잡은 얼음나무 숲...........
대대손손 물려줘야겠다.
마지막으로, 작가님 감사합니다 _ _)
훌륭한 글을 읽으면, 작가님께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멋진 글을 읽게 해주셨으니 말이지요.
3500자나 되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는지라... 두서가 없어도 좀 용서해 주시기를 ㅠ .ㅠ;
항상 좋은 하루 되세요!
ps. 이 글은 모조리 저만의 해석일 뿐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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