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홍준
작품명 : 진호전기
출판사 : 문피아 연재
이미 오늘의 베스트에 오른 작품이고 엄청난 조회수를 올리고 있는 작품이라 새삼스레 추천을 한다는 것도 어색합니다만, 좋은 글에 대한 일종의 독자의 의무로서 추천 올립니다. 현재 문피아에서 연재하고 있는 진호전기. '특이'하다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well-made)' 무협입니다. 어디선가 한 번 본듯한 씬(scene)이나 캐릭터이지만, 그러면서도 식상하지 않고 신선합니다.
1. 국어실력: 작가의 국어실력이 뛰어납니다. 고등학교 졸업 시에 머물러 있는 국어실력이 아니라, 갈고 닦은 국어실력입니다. 단어의 선택이나, 문장의 구축, 대화의 자연스러움 등 나무랄 곳 없습니다. 특히 묘사력이 뛰어납니다.
2. 캐릭터: 우선 주인공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어떻게 매력적이냐? 라고 하면 딱히 글로 표현하기 힘듭니다만, 우리가 무협에서 요구하는 남성상, 그러면서도 언젠가 어린 시절 우리 주위에 있었슬 법한 친구입니다. 작가가 주인공을 단순히 '이러이러한 사람이다'라고 독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행위와 표정 대화 등으로 독자가 하나 하나 그릴 수 있게 합니다. 다시 말해서 절묘한 캐릭터 빌딩을 하고 있습니다.
3. 플롯/인과관계의 설정/개연성: 각 스토리와 관계에 대한 인과관계 설정도 정교하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회를 약간 넘긴 상황이라 전체적 스토리 라인을 잡기는 힘듭니다만, 플롯의 고리는 정교하게 맞물려가고 있습니다. 척계광이 창설한(물론 가상이지만) 육전대 출신의 주인공. 하지만 엄청나게 강한 주인공. 단순히 군의 특수부대 출신이다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한 주인공의 능력. 그의 성격 등, 이에 대한 설명이 한꺼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양과이 적당한 시기에 밝혀지곤 합니다.
4. 읽히는 정도(readability); 이 글은 '술술 읽히는' 글입니다.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습니다. 이는 아마 작가의 뛰어난 국어실력의 반증이라고 생각됩니다. 간결한 문체와 문장과 문장 사이의 틈새가 없이 잘 짜여진 문장구축이 돋보입니다.
5. 이야기의 흡입력/설정: 이 이야기는 육전대의 신화적 존재인 주인공이 제대하고 귀향하여 형이 하는 무관의 명예를 위해 무림맹의 위사가 되어 특정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설정이나 구조상으로는 크게 특이하지 않지만, 무림맹이라는 조직내의 암투와 비밀세력 그리고 마교와의 투쟁 등 음모와 정권다툼 사이에 끼인 주인공의 활약 이야기 양상을 띄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갈지(예를 들어 형이 누구에게 당하고 그에 대한 복수 등)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어: 오랜만에 보는 '잘 만들어진' 또는 '잘 만들고 있는' 무협입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은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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