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수부타이.
작품명 : 만고지애
출판사 : 미출판작(문피아 연재 中)
지금부터 제가 할 조금 긴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때의 한소년의 이야기 입니다. 장난치기 좋아하던 그 소년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한 소녀를 좋아했었습니다. 그 소녀는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움푹 패인 보조개가 매력적인 소녀였죠. 소녀와 친해지길 염원 하던 소년은 어느 날 중대한 결심을 하게됩니다. "점심시간에 책을 읽어야 겠다."고 말이죠. 사실 그 소녀는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점심시간이면 항상 학교 장서실에 가곤 했었거든요. 그렇게 소녀 주위를 맴돌던 소년은 마침내 소녀에게 말을 겁니다.
"저기.. 무슨책을 그렇게 재미있게 읽어?"
소녀는 잠시 소년을 쳐다 보더니 읽던 책을 들어 표지를 보여 주었답니다. 이상한 아저씨가 그려진 '영웅문'이라는 책이였지요. 그날 부터 소년은 소녀 옆에 앉아 '영웅문'을 같이 읽었습니다. 책 보다 소녀를 바라보던 시간이 많던 소년은 점차 책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었죠. 가끔 소녀가 소년에게 말을 걸어와도 소년은 책에 빠져서 건성으로 답하곤 했죠. 대출이 안되던 장서실의 책이라 매일 점심시간에만 잠깐 볼수 있었기에 소녀와 이야기 하는 시간 마져도 소년은 아쉬웠던거죠. 수단이 목적을 망각케 한겁니다.;;; 아무튼 '영웅문'으로 시작된 소년과 소녀의 인연은 꽤 오랜 기간 이어 졌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소년은 청년이 되었고 '만고지애'라는 수부타이.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문득 소년시절 만났던 소녀가 생각났습니다.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져가던 소녀를 기억해낸 청년은 오래전과 같이 소녀 옆에 앉아 함께 이 글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떄 그 소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 소녀도 이글을 읽고 있을까요? 청년은 오늘 기억속 소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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