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돈형
작품명 : 마도십병
출판사 : 청어람
(존칭 생략합니다. 이해해주세요~ ^^)
궁귀검신으로 많은 무협팬에게 어필했었던 조돈형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5월 출간예정이었던 소설이 어언 8월 말에 나왔으니 작가의 고민이 많았으리라 예상했고, 물론 기대했다. 궁귀검신에서 보여줬던 흡입력에 그동안 쌓아왔으리라 여긴 작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기에 많이 늦어지지 않았나 생각했기에...
1. 스토리 텔링 (4/5)
심리묘사나 풍경묘사를 자제하고 대화와 설명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작가 특유의 스토리 텔링은 여전하다. 플롯을 세운 후에 이만큼이나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리는 작가가 많지 않기에, 특유의 흡입력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2. 소재(3/5)
요새는 워낙에 비슷비슷한 내용의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기에 소재는 어떤가를 유심히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도십병이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중심소재는 다분히 구무협적이다. 가문에서 특이체질로 버림받은 소가주, 위기에서 주인공을 구해주고 무공을 가르쳐주는 전대 마교교주(제자들에게 배신당하고 쫓겨난), 기연으로 다가오는 마교교주의 신물(마도십병 중 3개)...
여기에 주인공의 병기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낚시대(천마조-마도십병 중 서열1위)를 이용하여 낚시를 새로운 소재로 끌어들였고, 무당파의 색다른 비밀병기를 절친한 친구로 만들었다. 기억을 잃고 주인공의 도움과 사랑을 받게 된 여인이 기억을 찾고(한편으로는 주인공과의 추억은 잊고) 떠나가자, 여인을 되찾기 위해 무림에 출도하는 모습도 흔한 소재는 아니리라 생각된다.
3. 박진감(3/5)
의외다. 정말 의외였다. 궁귀검신에서 보여줬던 세심한 박투묘사가 오히려 퇴보한 듯 하다. 다른 묘사야 원래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었기에 박투묘사에 더 기대를 했었는데, 평균수준이라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낚시대라는 병기가 워낙에 새로운 소재이기 때문일까. 눈을 사로잡는 묘사가 없다.
4. 설정(1/5)
마교교주의 신물인 마도십병을 쓰고, 전대마교교주가 사용에 주의하라고 했던 마공을 주로 쓰는 주인공. 첫 싸움과 살인을 겪었던 상대가 마교도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2년이 넘게 무림에서 돌아다니고(신객이라는 특수직업이긴 하지만 여인을 찾기위해 주로 무림에 관련된 일만 맡았다.), 결국 마교도 중에서도 상당한 상급자와 싸움을 하게 되는데 아무도 몰라본다. 그가 소유한 마도십병이 낚시대(검기에 맞아도 멀쩡한)와 검은색 전포(역시 검기와 창격을 막아내는)임을 감안하면 눈가리고 아웅에 다름 아니다.
마교도들이 스스로를 마교라 칭한다. 이도 참 어색한 노릇이다. 세상에 어느 종교단체가 스스로를 사탄이요, 사이비라 칭하겠는가. 종교적색채를 벗겠다는 의지를 교주가 보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 외에도 설정들이 상충되는 부분이 제법 눈에 띈다.
5. 총평(2.75/5)
신인작가의 처녀작이었다면 차기작을 기대해볼만한 새로운 무협작가가 나왔다고 했을 법하지만 조돈형작가의 신작이라니 아쉬움이 많다. 궁귀검신 2부에서 받았을 안 좋았던 평때문에 심혈을 기울였을 신작이었을텐데...
요즈음 뜨고 있는 마교코드에 맞추다보니 무리한 설정이 많았으리라 여겨진다. 게다가 서문에 밝혔듯이 2개의 작품의 스토리를 하나로 모았다면 그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그 와중에 특유의 스토리텔링의 맥을 끊게 되는 설정상의 상충은 참으로 아쉽다. 박투묘사도 좀더 세심한 필력으로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여러 난맥들 속에서도 묵조영과 하선고의 사랑이 빛을 발한다면, 마도십병도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3권부터라도 조돈형작가 특유의 필력이 살아나길 기대해본다.
ps 1. 청어람은 믿었건만... '예전의 성쇠를 회복하다' OTL 오탈자 좀 잡아주세요.
ps 2. 묵조영이라는 이름이 자꾸 머리에서 떠돌기에 하루종일 고민했었습니다. 이 글 타이핑하다가 생각이 났네요. 텐마 무크비얀~! 구왕님의 '천마묵비영', '전사의탑' 연작의 주인공이 묵비영이었군요. 묵비영도 마교의 교주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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