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영도
작품명 : 피를 마시는 새
출판사 : 황금가지
거장 이영도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한국적 환타지 시리즈.
전작 격인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은지 근 3달이 지나서야 피마새를
완독하게 되었다. 학업에 쫓긴 이유도 있었다지만 눈마새의 경우는
순간적으로 집중해서 일주일 정도가 걸려서 읽었던 것 같은데 피마
새는 왜 이리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걸까... 더구나 전작을 통해
그 독특한 세계관 등이 충분히 익숙해져 있을 상황이었을텐데...
그 이유는 피마새의 복잡한 퍼즐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수많은 복선
과 암시들,,, 그리고 그로 인한 퍼즐 맞추기. 읽으면 읽어갈 수록 머
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2/3 가량을 읽었을 쯤엔 엉키고 섥힌 설정에
'하...!' 하고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가 이영도란 작가
는 어떻게 이런 복잡한 설정을 글로 표현해낼 수 있는거지!? 어지간
한 추리소설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의 퍼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향해 가면서도 역시 그 실타래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로
풀려져나가기 시작했고(뭐 -_-; 본인의 사고력이 부족한 것 일수도
있겠지만;) 난 수십번을 헛짚어대기 바빴다.
정말이지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적인 설정과 그걸 풀어가는 전개에 국한된 표현
이다. '재미' 면에서 따져보자면 이영도의 전 작품 중 가장 낮은 점수
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 같이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있어서 일런지도 모르겠다. -_-a)
나는 피마새의 너무나도 복잡한 설정으로 인해 글을 쫓아가기에만
바빴고, 그것들을 즐길 여유를 갖지 못했다.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
질 때마다 '아아... 이런거였나...' 라는 감탄은 이어졌지만... 그것을
음미하여 재미로 이어보기도 전에 또 다른 퍼즐들이 제공되었다.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이건 한번 읽어서 될 작품이 아니구나.
한번 한번 다시 읽을 때마다 느낌이 새로울 것 같은 글이로군...)
결말자체는 드래곤라자 때의 철학과 흡사한 듯 하여 별로 신선하지
못했지만, 그 점과 '설정에 밀린 재미' 라는 부분만 빼면 정말이지
피마새는 엄청난 글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순간적인 재미와 대리만족을 얻고자 환타지나 무협을 읽어
왔던 나로서는 적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글이었다. 종횡무진을
같은 분량 가져다 놨다면 희희낙락하며 3일안에 끝낼 것을, 30일도
아닌 3달이 걸려서야 겨우겨우 읽어내다니...
(종횡무진이 가벼운 작품이라던가 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재미있고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의미임. 괜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봐^^;)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가지 있다.
겨우내 끝내고 났는데 왜이리 -_ -; 구매욕구가 치밀어오르는 걸까?
스스로도 내 정신상태가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이다.
사족) 심하게 악평하자면,,, 피마새는 이영도 작가가 전작 눈마새의
바탕과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너무 자기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
들을 독자들에게 어느정도는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이
랄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을 금하지 못하겠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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