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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8 검마
작성
06.04.11 00:19
조회
2,081

작가명 :

작품명 :

출판사 :

요즘들어 제가 많이 생각하고 느낀 부분을 한번 정리해서 올려 보는 것입니다. 많은 논란이 있을 듯 한 글이지만, 제 개인적인 소견이고 또한 장르문학을 비판하지는 취지는 더더욱 아닙니다. 비평적인 댓글은 겸허히 수용하고, 질문에 대한 댓글은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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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는 수많은 사조 내지는 전통이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고전주의, 리얼리즘, 모더니즘 같은 것들 뿐 아니라 그 하부개념의 여러 사조와 전통들이 어우러져 있다. 물론 무지개의 스팩트럼 같은 문학의 모호한 범위 때문에 딱 잘라 사조를 구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대의 유행과 비슷한 특성을 지닌 작가군 등을 범주화 하는 일은 문학의 학문적 편의성을 위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로 오면 올수록 문학의 범위는 광범위해지고 넓어져 단순히 소설이나 시 만을 문학이라 하지 않고, 그 안에는 비평과 서간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특히 문학이 대중화되면서 과거의 엘리트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적’ 문학작품이 아닌 ‘상품화된’ 문학작품도 봇물을 이루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위 ‘장르문학’ 이라 일컫는 무협 혹은 판타지.로맨스 소설 등이다. 과거 20세기 초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창하며 일반 대중들과의 문학적 거리감을 형성했던 모더니즘이 점차 쇠퇴하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방가르드 예술을 계승한 포스트 모더니즘이 대두되면서 수많은 실험적 작품들이 형성되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적어도 심미성을 강요하지 않고 문학을 사회와 대중속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한 데서는 모더니즘과 차이점을 보이지만, 이름에서 보이듯이 포스트 모더니즘도 모더니즘의 연속적인 작용이기에 일반 대중들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탈 장르화와 장르의 확대를 위한 시도가 계속되었고 그에는 재미와 상업적 목적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탄생되었으며 이로인해 예술적 심미성보다 읽는 즐거움을 더 추구하는 장르문학이 세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협 혹은 판타지가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아니다. 무협이나 판타지의 기원을 찾자면 오히려 고전주의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고대의 신화나 전설 그리고 고소설-일테면 홍길동전 등이나 유럽의 아서왕 이야기 같은-은 이런 장르문학의 특징인 영웅주의를 취하고 있으며, 연대기적 서사방식을 취하여 언어를 예술로 형상화 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이끄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를 기점으로 무협이 부흥하기 시작해서 2000년대에는 신무협 혹은 퓨전판타지가 등장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확실한 하나의 문학 세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연령대별로 고른 독자층을 수용하게 되었고, 대여점 문화라는 국내의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중흥기를 일으키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장르문학은 딱히 문예사조나 전통에 구애받는 일이 없고, 오히려 과거의 고전주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문학의 사조 내지는 전통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비단 문학 뿐 아니라 자연과학이나 종교학 같은 여러 가지의 학문적 개념들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페러다임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모더니즘의 경우에도 니체의 해체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르문학의 경우 대중성-재미-과 상업적 특성을 우선시하기에 관념적인 철학의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점은 장르문학의 한계와도 직결된다. 꼭 무협 등의 장르문학이 당대에 유행하는 사조나 문학적 전통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이러한 문예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스토리의 정형화로 인한 획일적인 내용의 양산밖에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신무협이니 퓨전 판타지니 하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장르문학이 과거를 답습한 채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구조상의 새로운 개념밖에는 이루지 못한다. 결국 이로인해 무협은 과거보다는 대중성을 많이 확보한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니아적인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장르문학의 대중성은 어찌보면 현재의 반작용으로 인한 새로운 페러다임의 개척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메스미디어.혹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무협만 봐도 새로운 작가층이 형성되고 여러 방면으로 실험적인 방법이 계승되고 있지만 결국 고전주의적인 영웅사관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크나큰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일부 작품의 경우 이를 벗어나려고 시도는 하지만 현대문학의 가장 큰 과제인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새로이 출간되는 신무협의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구독한 매니아층이 아니고서는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여러 가지 장애가 생긴다. 그러나 대중성(여기에서의 대중성은 좁은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과 상업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무협으로서는 새로운 프런티어적 문학관 보다는 과거를 답습하는, 특히 개인적 영웅을 내세운 정해진 범주안의 스토리라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로인해 현재 나날이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해 나가며 점차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새로운 문학적 페러다임의 미확보는 기존 독자층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단적으로 무협소설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중원을 배경으로, 특히 명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은 불문율처럼 되었고, 판타지의 경우는 무협처럼 중세의 유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논픽션적 판타지소설을 구축하기 보단 오로지 작가의 세로운 새계관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그나마도 마법의 개념이나 여러 종족등의 개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정해진 그릇 안에서만 이야기를 창출해내려는 한계를 지닌다.

물론 문학 자체가 수천년간 인류사와 함께 이어져 내려오면서 이제는 ‘창조(픽션)’의 개념보다는 ‘상호 텍스트성(쉽게 말해서 과거의 문학작품의 텍스트를 통한 재창조)’의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지만-이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사고와 깊은 연관이 있다.-최소한 탈장르화를 통한 새로운 시도 없이는 더 이상의 대중성 확보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장르문학 은 그 자체가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과거 텍스트의 재창조보다는 발전적으로 장르의 새로운 탈피 혹은 확대를 통한 새로운 개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나 도입은 단지 현재의 페러다임 안에서만 끝나고 비슷비슷한 내용을 이용한 재창조만이 성행하고 있으니, 장르문학, 특히 무협의 팬으로써는 상당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장르문학이 과거의 껍질을 깨고 새로운 장르화의 시도를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국내에서는 ‘퇴마록’이나 ‘치우천왕기’ 같은 한국형 판타지를 표방하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물론 이것은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한 것이나, 아직 대세로 자리잡지는 못했고 그 개념마저도 모호한 상태이다. 거기다 장르문학에 대한 편견이 아직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런류의 소설들이 자리잡기는 매우 힘든 실정이다.

유럽의 경우 톨킨으로부터 시작된 판타지 장르가 꽤 보편화 됐고, 대중화 되면서 일반 대중은 물론 학계에도 보급이 많이 된 상태인데다가 최근의 ‘해리포터 시리즈’로 새로운 판타지 장르의 지평을 열면서 전통적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선마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해 서구의 판타지 문학은 거의 주류에 올라섰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여기엔 개방적인 사고의 개념을 가진 포스트 모더니즘이 유럽에서 출발했고, 문화적 특성상 다원성을 강조하는 그들의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일어난 일이기에 아직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포스트 모더니즘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나라 문학계의 현실상 장르문학까지 취급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은 것은 인정한다. 게다가 보수적인 기성 작가들이 장르문학에는 알레르기반응마저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악조건들도 장르문학을 집필하는 작가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협. 판타지 소설의 독자 연령층이 낮아지며 작가들의 연령층도 덩달아 낮아져서 기성 문단의 코드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가끔가다 습작수준의 작품들이 나오는 우리나라 장르문학계의 현실에서 장르문학을 비주류에서 주류문화로 옮기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건 사실이다. 그리고 우선 문체나 필력 혹은 플롯의 수준을 떠나 일정한 틀에 갇혀 진취적인 발전을 하지 못하는 장르문학의 현실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장르문학 특유의 새로운 사조를 끌어내는 것이다.

문예사조나 전통은 그만큼의 역사가 축적되어야 제대로 빛을 보는 법이다. 김용으로부터 시작된 무협도 이제는 어느정도 전통과 역사를 갖추게 되었고, 수많은 기성작가들과 후배 작가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물론 기존 주류문학계의 사조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장르문학 나름의 사조를 형성해야지 그 개념과 틀을 확실하게 잡아 나름의 문학적.예술적 코드를 생산해 대중들과 접근하고 한국문학의 한 축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장르문학도 표현은 언어로 하는 것이고, 언어라는 것은 일상적인 보편성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심미성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장르문학 나름의 예술성을 포함시킬수 있는 ‘그릇’인 사조를 형성해야지만 나름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물론 사조나 전통의 개념이 갑작스럽게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말처럼 쉽게 창조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장르문학의 발전을 위해 사조의 형성이 필요하다면 작가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 확립되어야 하고 활발한 비평과 개념정립이 필요한 시점임에는 확실하다. 특히 장르문학계에 오래 있었던 기성 작가들이 그 일차적인 분류와 개념을 잡아놓는다면, 그 안에서 자성적인 비판과 수정이 일어나 장르문학 스스로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스스로의 집을 지어나갈 것이다.

장르문학은 이제 비주류라고 보기엔 대중 깊숙이 침투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큰 인정을 받지 못하고, 매니아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에 주류문학에 편승되지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수천년의 역사를 쌓아온 주류문학에 비해 이제 걸음마 단계인 장르문학이 이정도까지 성장한 것도 괄목할 만한 사실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여타 문학과 달리 인터넷상의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해서 대중의 확보가 쉬운 장점도 있다. 이제 장르문학은 이 상태로 답보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창조로 인해 더욱 발전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작가들 뿐만 아니고 장르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의지와도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 대중문학을 지향하는 하나의 문학장르로써, 무협.판타지 소설은 소중한 첫 걸음을 떼어야 할 시기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장르문학의 발전을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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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글이 길어져서 쓰지 못했는데, 장르문학의 문예사조에 대한 자세한 소견은 후일 올리겠습니다.


Comment ' 18

  • 작성자
    Lv.1 근로청년9
    작성일
    06.04.11 00:34
    No. 1

    잠이 와서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보고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일단 추천은 누르고 샬랄라~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바다풍경
    작성일
    06.04.11 01:09
    No. 2

    우리나라에서도 중국무협의 김용선생님이나 지금의 신무협같은 무협을 새로운 세계로 진입시켰다는 절대쌍교 같은 무협이나 톨킨같은 판타지 소설이 나오려면. 무협이나 판타지쪽으로 몇십년동안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분이 나와야 훌륭한 작품이 나올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문적으로 무협이나 판타지 쪽을 연구하고 공부하신분들이 드물고
    무협이나 판타지 좋아하셔서 글을쓰시는분들이 많으셔서.. 기존의 무협 의 범위에서 크게 세계관이 벗어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kbs 에서 무협소설 인터뷰중 유명하신분이 말하기를 좋은 작품 이나오려면 좋아서 쓰는것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들이 나와야 가능하다. 이것은 현재 국내에서 불가능하다고... 이것이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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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바다풍경
    작성일
    06.04.11 01:21
    No. 3

    그러고 보니 처음 절대쌍교나올때 생각 납니다. 그때 그번역하신교수님이 소개글로 이런말이 적혀있었씁니다. 추리나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무협소설은 이책이 처음 아닐까 싶습니다. 무협에서 추리소설같은 이러한 부분이 나오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것들이 ,그때 당시 처음 절대 쌍교나 영웅문나올때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었네요. 당연한것들이 20년전에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충격적인~^^:.

    장르 문학이 발전 하는것은 혹시 이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우리가 무협소설에는 절대 안되하는것들이 20년후는 당연한것....



    ps: 갑자기 지저분하게 댓글 달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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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절대꼭미남
    작성일
    06.04.11 06:05
    No. 4

    1/// 추천글은 없는데요 ;;; 털석

    요즘 송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 보이던데 작가님이 머릿말에 이 작품은 송나라를 배경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하는..
    한국형 판타지 신비소설 무 도 있는데...

    이 글에 대해 뭔가 글을 적고 싶은데 뭐라 해야 할지 몰라 그냥 빈손으로 가기엔.. 아쉽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근로청년9
    작성일
    06.04.11 07:45
    No. 5

    음, 동감합니다. 좋은 글이로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늑대비
    작성일
    06.04.11 07:47
    No. 6

    사조에 대한 얘기는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만....
    (그건 제가 좀 무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
    작가 분들이 해 주셔야 할, 또 하고 계실 지도 모르는 장르 문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는 좋은 글 같습니다.
    저도 추천 꾸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約鮮
    작성일
    06.04.11 08:58
    No. 7

    좋은글입니다.
    (그런데 감상/추천글도 아닌데 여기에 쓰는 것은 조금 그렇네요.
    논단란아니면 토론마당으로 이동시켜주심이 좋을듯 하네요.)

    그리고 본문에서도 검마님이 언급하셨듯이 절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들 중에서 그렇게 사조나 철학, 형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을까? 있다고 하더라도 장르현실상 가능할까?라는 회의가 드네요. 양산형 장르소설이 장르에서 주류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이상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알 껍질을 스스로 깨기란 지난하겠지만, 깰 수 있다면 더이상 장르가 아니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4 태규太叫
    작성일
    06.04.11 09:12
    No. 8

    개인적으로 동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네요.

    전 모던과 포스트모던이라 나누기 보다 얼터너티브라고 하고 싶군요. ( 용대운님으로 시작되서 임준욱님께서 등장하시기까지의 시기를 전 그리 생각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통적인 무협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가지의 형태를 대안으로 내보였던 그 당시의 소설들은 읽는 즐거움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던걸로 기억됩니다. ^^)
    큰 흐름으로 볼때 전통의 방식, 예를 들어 기연시스템과 같은 소설의 방식에서 이 얼터너티브의 시기의 대표주자였던 좌백은 안티히어로와 전체적인 무협 전반에 대한 부정을 통해 새로운 무협을 보였지만 해체주의라고 보기보다 새로운 대안을 던져주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식이 가능하다면 이라는 생각에 개성 강한 작가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그 모든 것이 받아들여졌기에.

    무협이란 장르문학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글의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로든 뻣어낼 수 있는 거죠. 영웅서사, 서정, 역사, SF마저도 가능하기에 사조라는 큰 흐름과 전통이라는 틀에 머무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검마님의 말씀처럼 철학의 부족과 심미성의 결여와 같은 현재 아마츄어리즘(현재의 무협장르를 통칭하는 제 생각)은 무협이라는 장르를 뿌리부터 병들게 할지도 모른다 생각합니다.
    상업성에 치중되어 그냥 읽기 편하고 과장되기만한 글이거나 어떤 누구의 복사본과 같은 글 아니면 자기자신의 복사글들이 판을 치는 지금 프로는 잘 보이질 않는 군요.

    매스미디어에 의한 대중성의 확보에서 오는 폐단이란 부분 공감합니다. 오랜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양성이나 새로운 작가군의 형성이라는 측면보다 저질화와 획일화가 눈에 들어오는 군요.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시기에 검마님께서 알맞은 질문을 던저주시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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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유니크블루
    작성일
    06.04.11 10:03
    No. 9

    글쓰는 입장에서 보니 뜨끔한 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장르부분에서 신인작가들의 대부분은 취미로 글을 쓰다가 출판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내공(공부)이 얕죠.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정도는 되야 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시간대비 효용성이라는 것이죠.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또는 본전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시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생깁니다.

    그런데 현 장르시장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코드와 맞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어려우면 책을 아예 보려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이 장르문학을 흥미때문에 보지 다른 이유로 보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한 점이 장르문학의 발전 원동력이자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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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북풍마황
    작성일
    06.04.11 11:54
    No. 10

    오랜만에 검마님의 좋은글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항상 그렇듯이 정말 글 잘쓰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어렵게 쓰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글을 보기 바라는데 웬만한 분들은 첨 몇줄 읽다가 포기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좋은글이 외면당하는거 보기 싫어서 그럽니다.
    요즘 장르시장처럼요.좋은글은 외면당하고 허접한 글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너무 싫습니다.
    단어라도 약간은 쉬운단어로 해주셨으면 해욤...^^*
    쓸데없이 말이 길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추천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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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0 테사
    작성일
    06.04.11 13:00
    No. 11

    너무 좋은 글이네요! 저도 추천.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코마
    작성일
    06.04.11 14:50
    No. 12

    一山刀客님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임준욱님 초기작품을 며칠전에 봤는데 서문에 구무협과 신무협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얘기하시더군요.
    그시기야말로 한국 무협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점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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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루플루시카
    작성일
    06.04.11 14:51
    No. 13

    너무 좋은 글이군여...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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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8 검마
    작성일
    06.04.11 15:26
    No. 14

    일산도객님... 댓글 잘 봤습니다.^^
    그러나 제가 의미하는 '새로운 시도'는 '무협'이라는 틀 안에 같혀있지 말고 '탈 장르화'를 꿈꾸자는 것입니다. 아니 새로운 장르의 재창조라고 하는 표현이 더 좋겠군요. 그 대표적인 예로 해리포터를 든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모던과 포스트모던이라는 개념은 '질적개념'이지 '양적개념'이 아닙니다. '얼터너티브' 혹은 '프로그래시브' 하는 예술적 개념도 결국 포스트모던의 무수한 개념들중 하나이니까요. 사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은 '사조'라기보다는 '전통'이나 '경향'으로 보는게 타당한게 현실이니까요. 결국 '사조'라는 개념으로 얽매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유스러움을 말씀하셨지만, 위에도 언급했듯이 그것은 약간의 배경이나 스토리라인 혹은 첨삭에 해당될 뿐, 거의 전부라 해도 좋을만큼 '중원'을 배경으로 '고대 영웅 일대기적 스토리'를 차용하고 있기에 오히려 스스로 폐쇄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풍마황님, 좋은 댓글 감사하고요,
    어려운 단어라기 보다는 문예사조를 논하는데 있어 '모더니즘'이니 '고전주의'니 '상호 텍스트성'이니 하는 개념들을 일일이 풀어 설명하기엔 글의 주객이 전도될 위험성도 있고, 분량이 무한정 늘어나 어쩔수 없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태규太叫
    작성일
    06.04.12 09:46
    No. 15

    제 독해력의 부족과 표현력의 부족이 이견을 부른 것 같군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고전,일반성>과 <탈일반화경향>정도로 읽어버려서, 검마님의 글을 탈장르화 정도로 자체 해석해 버렸네요. 속독의 폐단이네요^^.
    제 얘기는 탈장르, 기존무협의 해체라는 부분으로 읽혀서 분명 그런 시도를 하여 성공적인 대안을 여럿 제시되없음을 말씀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계승되지 않았음이 안타깝다는..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토론마당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검마님의 이런 글이 고팠던 게 개인적 솔찍한 심정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허니오빠
    작성일
    06.04.12 23:19
    No. 16

    무협의 배경은 명대, 판타지의 배경은 중세유럽과 유사한 가상의 세계...
    어느정도 불문율이 되어 버렸지요.

    이영도님의 "피를 마시는 새", "눈물을 마시는 새"를 보면 이영도님이 새로이 창조한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열립니다. 전혀 상상도 못하던 종족들이 생겨나고 "니름"이라는 텔레파시도 아니고 전음도 아닌 새로운 의사교환수단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영도님의 "드레곤라자"가 아닌 "...을 마시는 새" 시리즈는 무척 어렵습니다. 내용이 철학적이기도 하지만 그림이 그려지지 않더라는 말입니다.

    명대, 중세유럽을 배경으로 쓰여진 글들은 그림을 그리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더 익숙하고요.
    소설의 덕목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어느정도의 개연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다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리고 있어야 하는데에도 있다는 것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는데 걸림돌이 되는 듯 합니다.
    사족이 되겠지만 김민희님의 "세월의 돌"에서 1년이 12달이 아닌점이나 작가분이 생각이 안나네요 "하얀 로냐프강"에서 검을 하야딘이라는 단어로 바꿔부른것만 가지고도 저같은 하수에게는 충분한 혼란이 되더군요.

    우리가 알고있는 중국이 아닌 오히려 지구가 아닌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이 하나의 쟝르로 뿌리깊게 자리잡아서 일반 독자들이 전혀 생소하지 않게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은 간절합니다.
    역시 그러한 작업을 해내기 위해선 작가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어야 하겠죠. 이건 마치 조물주의 천지창조와도 유사할지도 모르겠네요. 내공 깊으신 작가분들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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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여름풍경
    작성일
    06.04.12 23:22
    No. 17

    해체주의적인가요?
    탈 장르화라..
    아직 무협에 대한 깊이가 깊지 않고 과거 무예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현재 신무협 부터 읽기 시작했지요.. 판타지 역시 그리 내공이 깊지 않은 편이고.. 장르문학을 읽기 시작한것이 3년이 약간 넘은 정도이니까요.. 그래서 많은 책을 빠른 시간안에 읽은 편입니다.
    책을 읽은 시간에 비해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고무림에 와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면 전체적으로 분류가 되더군요..
    고전에서부터 최근 머치킨까지, 그리고 글쓰는 이의 시각, 문체에서 대부분 분류가 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특징이 너무 보편적, 획일화입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소재로 글을 쓰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재의 차이, 음식, 의료. 학자등,, 직업이라던지 여러 가지에서의 변화는 보여주지만 그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글들이 많죠.
    책을 1, 2권을 읽으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있는 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책이 획일화 되었다는 것인가요?

    생각해보니 몇년 전 텔레비젼을 보면서 모든 드라마가 1,2회를 보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지. 그들이 무슨 행동을 할지 미리 짐작되던 것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러다 최근에 전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드라마의 변화들이 많이 나타나서 좀더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사실 출판시장도 그렇지만 드라마같은 곳도 크게 변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시청자, 작가, 제작자의 변화들이 조금씩이라도 나타나면서 최근의 드라마가 이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그리 보는 프로는 없지만 그런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그런 것처럼 조금씩 서로의 시대의 변화가 맞출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의 천인, 위령, 자운사 등의 작품들에서 여러 시도들이 있다고 짧은 생각을 해봅니다. 뭐 저의 속단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검마님의 말씀은 전체적으로 동감하지만..
    여러가지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것 같군요..
    탈 장르화라,, 그 가능성과 범위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현재의 장르문학과 많은 생각을 해볼 거리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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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1 과객14
    작성일
    06.04.14 10:25
    No. 18

    이런글이 묻혀져 가는게 아쉽군요. 고무판은 장르문학을 대표하는 거대 사이트가 됐음에도 이런글들을 시작으로 장르문학을 바꾸는데 써먹지 않는게 아쉽군요. 좀더 이런글들이 많이나와 소규모가 아닌 대규모의 릴레이 토론화가 됐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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