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연
작품명 : 연혼벽
출판사 :
제가 고무판에서 보는 연재는 수 십개에 달하며, 읽는 연제는 4개 뿐이며 먹는 연재는 단 2개 뿐 입니다. 글을 먹는다는 표현은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연혼벽은 저에게 이런 찬사를 들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연혼벽을 좋아하는 이유는 복수를 소재로 한 다른 어떤 무협소설과도 틀린 독특한 내용 때문입니다.
복수를 소재로한 다른 소설들은 어떻습니까?
주인공이 행하는 복수의 과정에 또는 결과에 독자는 통쾌함을 느낌니다. 복수를 하는 당사자가 100명을 죽이던 1000명을 죽이던 간에요. 독자가 통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복수의 당위성을 주인공 스스로 증명하고, 복수의 대상이 그리 좋은 놈이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인공의 복수는 살인이라기 보다는 협행이되고 복수의 과정속에서 독자는 통쾌함을 느낍니다.
연혼벽은 어떻습니까?
유절의 복수는 찝찝합니다. 연혼벽의 주인공 유절은 스스로 복수의 명분을 만들지도 않습니다. 치밀한 계획도 없습니다. 단지 혼을 불사르며 복수를 하고 그 복수를 위해 살인을 수단으로 삼을 뿐이죠. 그 과정에서 복수와는 상관없는 살인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만, 유절은 그 살업을 감당하지 않습니다. 아니 감당할 생각 조차 없습니다. 유절은 혼을 불사르며 복수를 할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미없는 유절의 살인에 독자는 눈쌀을 찌푸립니다.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유절이 감당하지 않은 살업의 무개는 독자가 고스란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 찜찜한 복수의 뒷맛!! 슬프기까지한 그 뒷맛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무협에 협이 없어도 좋습니다. 저는 순수하기까지한 복수의 끝이 궁금합니다.
맛있는 음식이 놓여져 있습니다. 보기에도 멋들어지고 향긋한 냄새가 나지요. 하지만 먹으면 피똥을 싸는걸 뻔히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걸 드시겠습니까? 아니면 드시지 않겠습니까? 저는 맛있게 먹고 피똥을 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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