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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2.09.06 11:23
조회
1,835

제목 : 매스커레이드 호텔 Masquerade Hotel, 2011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 : 현대문학

작성 : 2012.09.05.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으니.”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세계에는 두 명의 영웅이 존재해왔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피해자를 치료해주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 그리고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사건에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답안을 마련해주었던 ‘유가와 미나부 교수’. 그런데 세 번째 영웅의 탄생을 속삭이는 작품이 있다기에 만나본 책이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호텔레이어의 웃지 못 할 일상의 단편은 살짝. 연쇄살인사건의 잠정적인 다음 장소가 그들이 일하고 있는 호텔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는 형사들이 대거 투입되는 것으로 시작의 장이 열리는데요. 아아. 호텔리어로 위장해 잠복근무를 하는 형사들의 모습이 그저 안타까웠습니다. 아무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사와 호텔리어들의 불편한 동거도 슬슬 적응 될 무렵. 사건은 진실 된 모습으로 그들 모두를 경악케 할 준비를 마치는데…….

  이상합니다. 형사와 과학자 말고, 이번에는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기에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종잇장을 넘겨도 어느 순간 ‘뿅’ 하고 나타나 ‘사실은 당신이 범인이야!’를 선언하는 멋쟁이가 보이질 않았는데요. 역시 소문을 정보로 만들기 위해서는 작품을 직접 확인해 봐야하나 봅니다. ‘텐카이치의 본격 추리’나 ‘탐정클럽의 사실상의 시작’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연식 면에서 이번 작품이 최신작이라 할 수 있는데요. 으흠. ‘옮긴이의 말’을 참고해도 분명 ‘닛타 고스케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사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이 작품을 만났더라면 ‘흐응~’ 정도의 반응만 보였을 것입니다. 정황뿐인, 그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는 흔적들을 겨우겨우 하나씩 끼워 맞추며 기약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기분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소설 ‘마구 魔球, 1988’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연속극을 보는 것 같은 남자 형사와 여자 호텔리어의 오묘한 관계. 그리고 다른 우주라고 말할 수 있을 두개의 전문직이 충돌하고 어울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여자 호텔리어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거라고 하니, 어떻게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궁금해지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엑스 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그리고 기시 유스케의 소설 ‘유리 망치 硝子のハンマ-, 2004’를 시작으로 알게 된 에노모토 케이와 오노 사토시와 같은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함께하는 이야기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크핫핫핫핫핫핫!!

  네? 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사실 작가의 세계관에는 ‘텐카이치 다이고로’라는 이름의 탐정이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탐정소설의 규칙을 까발리며 그동안 만들어졌던 탐정들의 멋진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그는 ‘안티 히어로’로 분류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거기에 ‘탐정클럽’에도 탐정이 등장하긴 하지만, 시리즈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언제나 갈등할 것만 같은 ‘닛타 고스케 형사’.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에 함부로 단언할 수 없지만, 그의 계속되는 행보가 기대되는데요. 혹여나 알고계신 분들은 침묵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한 명의 독자로서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고 싶으니 말이지요.

  그럼, 저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업 종사자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가면무도회’라는 원제목의 의미를 보고 있자니, 문득 구리모토 가오루의 소설 ‘PC통신 살인사건 か-めんぶとうかい, 1995’이 떠올랐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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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9 매일고기야
    작성일
    12.09.12 21:54
    No. 1

    무한오타님 보면 항상 저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네요..
    한달에 3권의 책은 읽자며 다짐했던 저지만..
    지금은 달에 3권의 책은 사지만 읽는건...ㅠㅠ

    언젠가는 책장의 책들이 저에게 의미있는 텍스트가 되기를 기원하네요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12.09.14 10:08
    No. 2

    저도 예전보다 많이 못 읽습니다; 다들 바쁘게 사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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