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현신
작품명 : 의선
출판사 : 해우(?)
방학을 맞아 그간 소흘했던 무협의 세계에 한창 빠져 있습니다. 한 동안 쉬었더니 볼
책이 많아졌다는 장점이 있네요... 특히 그 동안 저를 애태우게 했던 몇몇 책들이 완결
이 되어 반가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요즘입니다. ( 보표무적, 건곤권, 아수라,..)
저는 흔히 말하여지는 2세대작가(용대운, 금강 선생님을 필두로 <뫼>출판사에서 활약
하신던 작가분들 장경, 설봉, 운중행, 좌백, 임준욱, 풍종호, 백상, 진산,..)님들의 작품
때부터 무협에 심취했습니다. 그래서 무협을 고를 때 작가분들의 이름을 보고 고르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요즘 많은 작가분들이 등단하고 계셔서 무협의 팬으로서 가슴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준미달의 작품도 그만큼 많아져 선뜻 책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쓰는 감/비라 보니 제가 사설이 조금 길었네요...^^ 그래서 요즘은 감/비란은 많
이 활용하는데요... 의선은 예전에 어느분이 추천하신 것을 보고 골라봤습니다.
우선 작가분이 실제로 의약업계에 종사하시고 작품을 위해 현지답사도 했다는 점이 선
뜻 책을 잡게 하더군요..
숨가쁘게 3권을 독파하고나니 그 사이에 심장박동수가 빨라져 있더군요... 잃어버렸던
보물을 발견한 느낌... 정말 오랜만에 무협을 통해 가슴에 울리는 그 알싸~~함에 한동
안 멍해 있던 게 지금도 선명합니다..^^
의선의 최대 장점은 어쩔수 없이 비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 무림의 세계를 아주 생생하
게 그리고 무리없이 현실 세계에 접목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현지 답사를 통한 작가님
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금릉에서 소림사로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일개 의원에서 강호인으로 변화하는 양소유의 모습이 정말 현실세계에 일어
나는 일인양 생동감 있게 그려집니다..
두번째 장점은 첫번째 장점의 연장으로 주인공과 적의 대립구도가 단순히 선악의 이
분법이 아닌 유기적인 관계를 설정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는 소림사에서 의문의 사
건을 겪고, 오설암(?)공을 호위하며 성장하는 양소유와 이를 주도하는 세력(남궁세가)
의 대립구도로 전개됩니다.. 우선 악의 세력(?)이 그동안의 천편일률적인 '무림제패'의
기치를 걸지 않았다는 점도 신선하지만 더욱 멋진 건 소림고승을 암살하고 삼대상인의
하나를 암습하는 남궁세가의 나쁜 짓(? ^^) 이 청나라 시대의 역사적 상황과 맞물려 설
들력있게 그려져있다는 점입니다. 개국공신임에도 불구하고 토사구팽당한 남궁세가,
당연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몸부림은 그들의 일련의 행위에 명분을 주고 글의 전개가
더욱 살아나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번째,, 생생한 내공 설명입니다... 내공이라는 것은 저희가 실제 겪을 수 없는 만큼
무협의 기본뼈대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피상적으로 그려지는데요 작가분은 우
리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임독양맥이 타통되는 과정, 주화입마의 발
생원인, 등을 생생하게 그려 글을 읽는 저도 이대로 하면 무림고수가 될 수 있겠구나 하
착각을 일으키게끔 합니다... 특히 선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검강을 일으키고는
이를 분석하기 위해 나무를 잡고 강기를 일으키는 장면은 단연 압권입니다... (사실 무
공의 지고한 경지중에 하나인 강기는 ' 검끝에서 푸른기운이 일렁이며 삼척가량 솟아났
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은... '아니,, 저.. 저것은.. 거.. 검강 히엑~~' ' 이런식으로 묘
사가 많이 되는 데요.. 이 작가분은 내공이 사물을 통해 강기화되는 과정을 아주 자~알
묘사했습니다... 뭐.. 제가 더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네 번째는 작가의 준비성입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작가분의 첫 작품으로 아는데요...
그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글이 짜임새가 있는 건 글솜씨뿐 아니라 작가분의 애정과 준비
성인것 같습니다.. 사실 주인공인 양소유의 군자 스타일의 성격 때문에 무협 본연의 통
쾌한 맛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이를 장면장면의 조합으로 멋지게 극복한 작
가분의 노련함은 이 분을 단숨에 저의 베스트 작가군에 올려 놓았습니다.. (참고로 저의
베스트 작가군은 대부분 위에서 말씀드린 2세대 분들입니다.)
정말 부족한 글솜씨인데도 불구하고 감/비란에 얼굴을 내밀어 봤습니다...
무협이 장편화 되면서 글의 호흡이 어색해지고 무리한 전개를 이어가는 글들이 많이
눈에 띄이는데요... "의선"은 작가분이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신경을 많이 쓰신게 눈에
보입니다.. 4권이 늦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4권으로 완결된다는 소문이 돌던데.. 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앞으로도 3~4권 더 쓰셨
으면 하네요^^ 조금만 더 노력하시면 정말 영웅문 부럽지 않은 소설이 되지않을까 기
대해봅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종종 추천작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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