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영도
작품명 : 눈물을 마시는 새
출판사 : 황금가지
요즘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 빌려서 읽은 적이 있지만 새로 양장본을 사서 정독하며 읽으니 그 맛이 새롭습니다. 워낙에 대작이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책이라 감상문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냥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짧은 생각들입니다.
역사를 전공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불교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백미는 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탑중에서 제일 감탄하게 되는 것은 불국사의 석가탑과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입니다.
석가탑을 바라보고 있자면 99에서 1을 더해 100이 된 것처럼 그 상태에서 뭔가를 추가하거나 빼버리게 되면 균형이 와르르 어긋나 버리는 완벽한 정형미를 보게 됩니다. 석가탑 하나만으로도 당시의 엄격하고도, 규칙적이었던 신라인들의 삶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편 정림사지 5층석탑은 그와는 반대로 불완전하기에 현재보다 더 높은 곳을 지향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형미와는 반대로 여백의 미가 있다고나 할까요. 탑의 각 층의 처마가 살짝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모습을 보면 그러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곤 합니다. 석가탑이 신라인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면 정림사지 5층석탑은 마찬가지로 자유분방한 백제인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 물론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소설에 있어서의 작품성이나 재미라는 것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비뢰도로 대표되는 - 저는 아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만.. - 소설이나 눈물을 마시는 새나 그 각각이 지향하고 있는 재미는 어느 것이 더 뛰어나다고 논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류귀종이라고 일컬어지고, 백도나 마도나 서로 극에 달하게 되면 같은 모습이 된다고 말해지듯이 각각의 가치가 그 나름대로 존중받아야 되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듯 모든 사물에는 각각의 존재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기에 어느 하나만의 가치관을 절대적이라고 믿는 기독교에 대해서 별로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종교분쟁은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나 이슬람교국가에서나 빈번하게 일어났지 불교국가에서 종교분쟁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보기에 그렇습니다.(있다면 낭패네요..)
개인적으로 오직 하나뿐인 하나님을 경배하라~ 고 하는 것보다는 모든 이에게는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이 있다고 말하는 불교쪽이 조금은 친근해서일까요. ^^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다 보니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되네요.. 현재 2권 초반부의 유료 도로당부분을 읽고 있는데 사모 페이가 두억시니를 바라보는 연민어린 시선과 유료 도로당의 보좌관이 말한
"우리는 자신의 목적을 찾아 길을 걷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사람들이오. 그 목적이 무엇이든 상관없소, 우리는 그들의 목적이나 꿈을 평가할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으니까"
부분을 읽으면서 드는 단상이었습니다.
감상문으로서는 적절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이후 눈물을 마시는 새를 다 읽은 다음에 감상문을 남길려니 그 생각의 단초를 잡기가 어려워 짧게짧게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생각은 정리가 안되고, 글은 거칠어서 부끄럽네요.
ps) 눈마새와 관련된 사이트중에 백과사전사이트 - 위키라고 하나요? - 를 봤는데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군림천하도 저런 식으로 백과사전을 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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