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책방에 갔다가 눈에 띄는 소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다시 쓰는 조선사'
"이거 무슨 역사소설인가? 따분하고 지루한."
이게 제 첫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전 대체역사소설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호기심에 집어 들고는 표지를 훑어보았더니 끌리는 맛이 있더군요. 그래서 간만에 공부(?)나 해볼까 하는 생각에 1, 2권을 냉큼 빌려왔습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쳐든 저는 조금씩 글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흥선대원군이 나오는 1863년이 초기의 배경이더군요. 인터넷으로 보았던 대한제국기나 한건사 등의 배경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내용을 쭉 훑어보았더니, 이게 웬 걸. 제가 좋아하는 전쟁씬이 1권부터 나오더군요. 미국과 조선의 전쟁이 벌어졌던 겁니다. 조선을 건드린답시고 잠시 방문했던 10척의 배를 향해 조선군은 대포를 쏘았고, 강화도에서 전투가 벌어집니다.
전쟁이 1권의 절반 분량이더군요. 숨막히는 포격전과 상륙전을 보면서 전 단숨에 150쪽을 독파했지요. [제가 피튀기는 이런 걸 즐깁니다 -_-] 순간 저는 대체역사가 따분한 그런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흡입력이 상당했거든요.
전쟁이 끝나고 조선은 뒷수습을 합니다. 물론 전쟁은 조선이 엄청난 피해를(수비 병력의 대부분이 다 죽습니다.)입고 겨우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무작정 시작하자마자 어? 대포 몇 방 맞으니까 침몰? 이건 아닙니다. 상당히 고전하지요.
그리고 포로들을 이용해 미국과 협상을 벌입니다. 일종의 밀약을 맺는데, 적국을 순식간에 우방으로 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아하기도 했지만 마음에 들었습니다. 명예 이런거 따지다가는 망하기 십상이잖습니까?
여기까지 읽은게 1권의 내용인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옵저버 모드를 즐기는 제가 추천글을 올리는 것도 처음이고요. 역사소설의 따분함을 제 머릿속에서 날려준 소설입니다. 추천하고 싶네요.
참고로 한 제국 건국사도 무지 재미있습니다. 그건 자료의 압박에 빨려들어가게 되는 철저한 고증의 대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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