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宗燐의 아미출사(峨嵋出師)

작성자
Lv.41 그해겨울2
작성
04.05.24 01:14
조회
2,104

한동안 동네 책방에 신간이 안나오더니

갑자기 연작물이 쏟아진다. 약속이나 한듯이 한꺼번에.

좀 시차를 두고 나오면 안되는지...알 수 없는 일이다.

게시판 보고나서 동네를 몽땅 뒤졌는데...

신승,지존록,학사검전.

다 대여중이었다. 지존록은 아예 들여놓지도 않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답답해서 물어보았다.

책 대여중인가요?

네. 예약되어 있어요.

그럼 저도 예약할께요.

예약도 밀려 있어요. (이런...)

한두달은 아예 마음 비워야겠다. 그래도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수가 없네.

해서,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몇달전에 사다놓고 보지 않았던 책을 집어들었다.

이게 바로 제목에 썼던 아미출사 였다.

종린 이 분이 주로 무협중에서도 특히 불문무공에 정통한 소설을 많이써온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읽어본건 별로 없었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아미의 촉망받는 최고 무승인 현암이

선대의 사승들이 약속했던 사십년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문을 나서서

마침내 소림의 최고 기재인 회향과 맞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암과 회향의 대결에 대해서는 거짓말 안하고 딱 한페이지에서

설명해주는게 전부다.

오히려 현암이 익힌 천축나라지각이라는 무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상진결, 대상마벽, 탄궁고...등

어찌보면 소림의 금강불괴를 연상케 하는 무공이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흥미로운 논지를 전개한다.

잠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중원무림에 전해진 무공의 기초는 천축의 천축나라지각이며

소림의 무공으로 알려진 역근경이나 나한권도 천축나라지각에서 발원했다.

소림을 세운 발타선사나 중시조인 달마대사도 천축에서 온 제자들이며

이들은 이미 천축에서 천축나라지각을 익힌 사람들이다.

이렇게 중원에 전해진 천축나라지각의 진수가

아미와 소림으로 전해지는데

소림에서는 나한동에서 형의권으로 나타나고

아미에서는 법호장을 통해서 온전히 전승되고 있다.

보통 불문무공 하면 소림이 정통인것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저자는 애초부터 아미파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쓰다보니

제목이 아미...라는 걸 빼고나면

글의 내용은 소림인지 아미인지 도통 구분이 안갈 정도로

아미는 불가로 그려지고 있다.

이제까지 내가 읽어본 무협에서 아미는 흔히 금정사태나, 금정신니

정도로 대표되는 여승들의 문파로만 그려졌지만

이 작품에서 여승들은 주인공이 아니다.

현암이라는 무승이 불가의 깊고도 깊은 사상을 하나씩 깨우쳐 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을 뿐이다.

저자가 후기에서 밝히고 있지만 석가여래팔상성도의 고행 방법을

무협으로 펼쳐낸 것이다.

따라서 지루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얻은 것이 전혀 없지도 않다.

보통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불교를 좀 알고자 하면

대개 입문서 정도를 찾아 읽어볼텐데 그게 쉽게 와닿지가 않는데

그나마 무협소설의 틀을 빌어서 이걸 표현했기에

그럭저럭 불가의 도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점 필자에게 고마워 해야 할 일이다.

앞으로 이 책을 능가할만한 불문무공에 관한 책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것 같다.

엄청난 자료와 불교에 대한 지식이 수집되지 않고서는 써낼 수 없는 작품이다.

세권의 책중 두권 정도는 싸우는 내용이 없다.

애시당초 신나고 화끈한 걸 기대한다면 절대 추천할 수 없다.

요즘 작품들의 트렌드와는 너무나 다르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점 또한 분명하게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정통 불문무공이 어떤 점에 근원을 두고 있는지

이론적으로 학문적으로 그 배경에 대해 그리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거듭 밝히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단지 이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느냐 하는게 문제인데

의외로 종린 작가의 책은 중고 사이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리 인기는 있어보이지 않아서 잘 안팔리는 책들이기도 하고.

새삼 안타깝기도 하다.

종린 작가의 다른 작품은 몰라도

아미출사는 자료 수집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이다.

석가탄신일도 다가오는데 신간에만 목숨걸지 말고

이 책 한번 읽어보는게 어떨런지.

아미타불.

P.S. 글을 쓰기 전에 검색을 먼저 해보았더니 하나도 안 나타나더군요.

아무도 안 읽어보신거 같아서 걱정이 앞서네요.

저의 글이 종린 작가님의 노력에 대한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58 七松
    작성일
    04.05.24 11:26
    No. 1

    종린 이란작가의 글은 약간 심오한 경지에 있읍니다.
    제가 종린작가의 글을 거의 탐독을 하였는데 상당히
    철학적인 부분도 있고 재미도 있고 의외의 반전도 있고
    옛날 진부한 빨간책에나 나오는 이야기는 거의 없고
    그래서 항상 집사람하고 같이 읽는데 요즘은 집사람이 더욱 무협에
    빠지는 경향이 있더군요
    가장추천하고 싶은 책은 "귀혼열 " 입니다.
    4권으로 되어있는데 한 4번정도 읽었읍니다.

    강력 추천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達人
    작성일
    04.05.24 11:29
    No. 2

    제가 군생활을 강원도에서 해놔서 그쪽은 별로 친하고 싶진 않는데...-.-
    종린은 정말 좋아하는 작가중의 하나입니다.
    아미출사도 본지가 꽤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썩 괜찮았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 종린의 작품들은 빠지지 않고 대부분 섭렵했을텐데 그 사실적인 묘사나 현실적인 구도감은 제 취향에 딱 맞더군요.
    '낙성추혼'으로 처음 무협을 접했는데(얼마나 되었는지는 저도 잘...)
    지금 하는 일이 체육관 관장이라서 너무 과장이 심하면 조금 몰입이 잘 안되더라구요...
    종린의 작품들중 권장 할 만한게 꽤 있습니다.
    <소림철불><추경록><사풍반사생><도광사><혁철무한><부도원행유>
    <청성본기><귀면살>그 외 다수... 대충 이십편 정도 꽤 다작입니다.
    요즘 환타지신무협에 식상하신 분들께 감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박람강기
    작성일
    04.05.24 12:41
    No. 3

    종린님 작품을 마니 놓친거 같군요. 처음에 머 읽다가 별루다 싶어서 아예 안본기억이 나네요. 새삼 후회됨니다, 좋은 글을 쓰신거 같은데.
    뒤늦게나마 구해볼수 잇을지 몰겠네요... 소개에 감사
    귀면살은 잇던데 가서 봐야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망연
    작성일
    04.05.24 18:14
    No. 4

    종린의 작품들이 한창 쏟아져(?) 나오던 그 즈음엔, 작가의 열의가 지나쳐, 어찌보면 독자가 빡빡하게 느낄 지도 모르겠구나, 라고 생각되던 그 독특한 글들이 참 좋았습니다. 그의 작품이 이십여 편이나 되는 줄은 몰랐는데, 가만 세어보니 그럴 것도 같습니다.

    달인님께서 언급해주신 소설들 외,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귀혼열", "계림유사", "서역견문록", "종남백수" ... 정도를 더 추가할 수가 있겠습니다. 분명 공저한 작품도 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작품명은 잘 모르겠습니다. ... 그러고보니 "귀혼열"은 이미 칠송님께서 짚어주셨군요.

    "아미출사"의 경우, 불문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불교적 색채"가 짙은 소설이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다만 종린의 여타 작품에서 그러하듯이 엄청난 고증과 사소한 디테일까지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리얼한 이야기 전개가 돋보입니다. 다시 말해, "승려를 등장인물로 하는 무협 소설"로서는, 다분히 종린다운, 그리고 그저 저처럼 평범한 독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귀혼열"이나 "계림유사"도 아주 "즐겁게" 읽었던 작품에 속하는데, 단지 종린의 무협엔 무언가 "빡빡한" 것이 있다... 는 아쉬움이 남는 건,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고만 생각하겠습니다. 언제 한 번 그 "빡빡함"이 무엇인지 이곳 동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괜히 제 무덤 파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망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1 그해겨울2
    작성일
    04.05.24 19:14
    No. 5

    조심스럽게 올린 글에 댓글이 올라오는걸 보니
    종린 작가분도 글쓴 보람이 있을듯 싶습니다.
    추천해주신 책들 하나하나 구해서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이분 글들은 쉽게 후딱후딱 읽어갈만한 책이 아닌지라
    옆에다 쌓아놓고 천천히 느긋하게
    곱씹어 가며 읽어야 할것 같네요.

    애정어린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達人
    작성일
    04.05.25 15:13
    No. 6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로다가 검색한번 해봤습니다. ^^*
    종린의 작품들 :
    <계림유사 1,2부> <부도원행유> <벽강혈루 1,2부> <종남백수>
    <사풍반사생> <혁철무한> <용백전기> <장강춘추> <야우문령장단성>
    <기련산> <서역견문록> <아미출사> <흑야> <청성본기> <도광사>
    <소림철불> <불회귀도> <상견환> <추경록>
    <용혈;내가위 공저> <야야;내가위 공저> 에~또...
    한두개 빠진 듯 한데... 등등입니다.
    <산을 미는 강>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안종선이라는 필명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그해겨울2
    작성일
    04.05.26 00:56
    No. 7

    達人님의 자상하신 검색 결과 감사드립니다.
    책 구입하는데 많은 도움 되겠습니다.
    종린님 본명이 안종선 인 모양이죠?

    그런데 왜 종린님 글은 요즘 안보일까요.
    혹시 이제 무협 안 쓰시는건 아닐테지요.

    갑자기 종린님 연구회가 형성된 듯한 느낌까지 드네요.
    더불어 그간 소홀했던 책들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책임감도 듭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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