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좋은 컴퓨터였습니다.
어제 저녁 8시경 예상보다 일찍 퇴근하여 기쁜 마음으로 컴퓨터의 스위치를 켰으나, 그는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즉시 개복수술(케이스 분해)을 시행하여 고름(먼지)을 제거하고 인공호흡(에어컴프레서에 의한 청소) 혈관계(각 부분의 접점). 심장(파워서플라이), 심지어 종합검진(분해 후 재조립)까지 시도 하였으나 환자는 코마상태(메인보드에 불만 들어옴)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본 주치의는 각고의 노력 끝에 2011년 8월 24일 새벽 12시 35분에 생명유지장치(전원)를 제거하고 사망을 선고했습니다.
그는 선대(펜티엄III+엔비디아 리바TNT)로부터 삼성 110기가 하드디스크와 DVD드라이버를 물려받아 AMD 싱글코어 + 지포스 7600GT 로 2007년 봄에 탄생한 이래 저에게 있어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동료였으며 영화를 감상하는 극장이었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가져온 잔업의 도우미였고 지포스 7600GT에 의한 그 당시로서 강력했던 기능은 아이온을 비롯한 거의 모든 게임을 가능케 했으며 때때로 플레이스테이션2, 3의 디스플레이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징후는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작년 1월 PS2 포트가 맛이 갔습니다. 그리고 1주일 뒤 파워 서플라이 기능정지(다른 피해 없음) 곧이어 스피커단자의 일부 기능이 죽었습니다. 작년 9월 CPU 냉각팬의 기능 저하로 인한 셧다운 발생 - 서멀그리스 도포와 분해 청소로 기능 회복 - 그리고 올해 초 E-IDE 소켓 기능 상실로 110기가 삼성 하드2개와 DVD 드라이브 사용불가, 그리고 지난주부터 스위치를 눌러도 바로 반응하지 않는 일이 생기기 시작함.
그는 좋은 컴퓨터였습니다. 그의 유지(시게이트 SATA하드디스크와 LG DVD 드라이브, 마우스, 키보드)는 장기기증을 통해 후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컴퓨터를 마음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여러분께 부탁이 있습니다. 40~50만원선에서 CPU, 메인보드,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그래픽카드와 램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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