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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6 [탈퇴계정]
작성
11.09.07 22:20
조회
1,083

어제 글을 보니 저를 성토하는 분이 많더군요. 심지어 Y가 제게 어장관리를 하고 있다면, 저는 S에게 어장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도 계시고요. 제가 당하면 당했지, 설마 남에게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행동이 어장관리였기에, 생각보다 신선한 관점으로 느껴지더군요.(...)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제 행동이 그간 제가 연애질한답시고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녀석들의 모습, 제가 봐도 짜증스러웠던 모습과 똑같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사실, 어찌 보면 이 모든 게 다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제 대인 관계가 엄청 약하다는 것이죠. 5월 말에서 6월 초 동안 Y 뒤를 쫓아다니면서 제가 그토록 온갖 삽질과 뻘짓을 저질렀던 게 다 저것 때문이었지요. 딱히 한 눈에 나타나는 매력이 없으니, 일단 접촉 시간이라도 늘려서 뭔가 보여줄 기회라도 만들어보자는 순진한 생각 때문에, 들키면 쫑이라는 위험을 알면서도 그 스토킹 가까운 짓거리를 반복했던 겁니다. 그 외에는 딱히 여자애와 친분 쌓는 방법을 알아낼 수가 없었거든요. 덕분에 동아리 MT에서도 캐삽질을 반복하고 나서는 우울증에 자살 충동에까지 시달렸지요. 그나마 MT에서 친해진 누나가 힘을 좀 북돋아주셔서 방학 내내 대인 관계의 외연을 넓히고 동아리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도 제가 좀 변했다고 말하더군요.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우거지상을 하고 다니던 애가 요새 얼굴이 좀 폈다고요. 물론 억지로라도 이전보다 더 많이 웃고, 좀 오글거린다 싶을 정도로 친절한 말과 매너를 베풀려고 애쓰고, 동아리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니 겉으로 보기에는 확실히 많이 변했긴 했지요.

하지만 속은 전혀 변하지 않았단 게 문제죠. 시도는 많이 했는데, 성과가 얼마 없더군요. 남자들과는 안면을 좀 많이 트기는 했습니다. 한데 여자애들과는...그리 많이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친해진 건 11학번 여자애들 세 명 정도?? 10학번 동기로는 S가 거의 유일했고, 약간 말문이 좀 트인 애로 S 친구 한 명이 또 있는데 걔랑은 그렇게까지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방학 초에는 감히 상상이라도 하는 게 불손하다고 스스로 여기었던 여자 친구가 생겼으니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생각도 들지만... 준비가 안 된 채로 막상 고백을 받는 상황에 마주치니 당혹스럽기만 했지요.

일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제 연애담(...)을 정담에만 올리는 게 아닙니다. 일단 동기 중에 제일 친한 친구 A에게는 정담에 밝힌 것 이상으로 다 밝혀놓았고, 학교와 관련 없는 지인 형님에게도 적당히 익명 처리를 해서 밝혔지요. 몇몇 분들이 제가 시시콜콜한 일까지 일일이 공개된 장소에 올리는 게 거북하다고 하셨지만, 저는 지금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굉장히 절박한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때라면 쉽게 밝히지 못했을 일상사를 전부 다 적는 것입니다. 제가 겪은 경험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다 제 가치관과 됨됨이에 의해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 됨됨이 자체를 바꾸려다보니 상황의 맥락을 전부 밝히지 않으면 필요한 결과를 얻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S에게 고백을 받았을 때 이걸 받아들이는 게 좋은지 나쁜지의 여부를 계속 묻고 다녔던 게 그것 때문입니다. 저는 지식과 경험의 부족 때문에 제 스스로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외부의 조력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애당초 인터넷으로 글 올리고 조언 받아서 행동하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그만큼 제가 도움은 필요한데 지원을 받을 만한 출처가 적다는 겁니다.

S의 고백을 받아들이는 걸 왜 망설였는지 아시겠지요? 저는 제가 지금 심리적으로 굉장히 약하고 불안정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S의 남자 친구 노릇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S의 고백을 거절하면, 가뜩이나 없는 이성 친구 중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동기 친구인 S가 '안녕, 또 안녕~'을 할 거란 말입니다. 즉,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결여된 상태에서 친구는 잃고 싶지 않은데, 주변에 좀 알 만한 사람들이 다 고백 받는 게 최선이라고 말들을 하니 조언을 그대로 따라서 받아들였지요. 일단 사귀고 나면 더 많이 변하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막상 시도를 해보니 예상과 달리 Y를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지지 않은 겁니다! 단순히 두근거리는 정도를 넘어서 S랑 Y랑 같이 만날 때에는 티가 너무 날 정도인 거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일단 시행착오를 해보라고 하죠? 말 그대로 '시행’을 했는데 '착오’가 발생했어요! 근데 이건 Save&Load가 가능한 싱글 게임이 아니라, 정찰 못한 상태에서 올인 러쉬를 했더니 병력이 다 녹아 GG를 칠 수밖에 없는 배틀넷 같은 상황이란 말입니다!

일단 제게 가장 좋은 건 Y의 연인화(化)랑 S의 친구화인데, Y의 연인화를 시도하면 친구 S를 잃어버리고, 친구 S를 붙잡자니 Y를 무시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게다가, 확언할 수는 없지만, Y는 제게 어장관리를 시도하는 듯하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하고 있고! 기왕 Y는 가능성이 적으니 S에게나 집중하는 게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이게 꼭 왼팔 혹은 오른팔을 잘라야 하는 상황 같더군요. 근데 여러분은 왼팔보다 오른팔 자주 쓴다고 왼팔 자르는 걸 선뜻 택하실 수 있습니까? 목숨이 간당간당 하더라도요? 물론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항상 쉽습니다. 괴수 영화 보면 도망치면 살 수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상황에서도 멍청하게 벌벌 떨다가 잡아먹혀 죽는 인물들 나오죠. TV 앞에서 인물들 멍청하다고 욕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아프리카 같은 데서 탐험하다가 사자 아가리를 마주치면 마찬가지로 오금이 굳게 마련이지요.

결국 이런 상황 자체가 도출된 게 제 부족한 경험과 과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니 우울증이 더 가속화되더군요. 정신과 치료는 여전히 받고 있지만, 그나마 좀 줄었던 신경안정제 복용량이 요새 또 늘었습니다. 찌질해 보인다면 뭐 별 수 없겠지요. 그 찌질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백방으로 노력했는데, 제기랄, 오히려 그 노력 때문에 더 찌질해 보인다니 별 수 있겠습니까? 옆에 있으면 한 대 후려치고 싶다고 말씀하신다면 김상용 시인처럼 그냥 웃지요. :)

뭐, 그래서 오늘도 아주 우거지상을 한 채 학교에 갔습니다. 점심 식사는 S랑 같이 했는데, S야 무슨 걱정거리가 있느냐고 묻지요. 별 일 아니라고 대답하기에는 진짜 별 일 맞기에, 거짓말은 할 수 없어서 일이 너무 복잡하여 지금 말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대답하다보니 우째 답안이 개그스럽게 되어서 S도 별 말 안 하고 넘어가더군요.

오후에 동아리 교사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제가 속한 동아리가 신앙 공동체인데, 30~40대의 신학 수련을 받으신 교사님들이 상주하고 계십니다. 교리 교육과 학생 지도를 맡고 계시지요. 제가 우울증 시달리는 건 단순히 연애와 대인 관계뿐 아니고, 신학적인 내용과 사회윤리적인 문제도 좀 있거든요. 그것에 대해서 장장 4시간에 걸쳐서 주저리주저리 상담을 하고 마지막에 Y와 S 문제를 덧붙였습니다. 제게 상담해주는 동기 친구 녀석은 교사님들에게 이 얘기 절대 하지 말라고 했지만, 하도 상황이 뭣 같아서 그냥 얘기했습니다. 이 교사님은 20대 후반으로 우리와 별 차이가 안 나는데다, 아직 미혼으로 옆 학교 교사님과 교제 중이라 얘기할 만한 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비밀연애요? ....ㅜㅜ 젠장

교사님이야 묵묵히 다 들어주시고는 이리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처한 상황과 여건이 많이 복잡해서 어떻게 선택하라고 권하기는 어렵고, 다만 S를 최대한 상처주지 않는 것만 최고 1순위로 정하고 나머지 선택을 그것에 맞추라고 하시더군요. 오오. 실로 옳은 말씀이라 고개를 주억거리고 나왔습니다.

끝나고 나서 S랑 같이 집에 돌아가는데, 그나마 우거지상이 약간 펴지니까 뭔 일이냐고 또 묻더군요. 그래서 대강 교사님이랑 상담한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물론 Y랑 S에 대한 것은 쏙 빼고, 기타 여러 가지 고민거리에 대해서 상담했던 것만 얘기를 했지요. S가 참 착하기는 하더군요. S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예술대학 소속이고, 대입도 예능특기전형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뭔가 학술적인 얘기에는 약합니다. 최대한 간략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전문적인 신학 내용을 언급할 수밖에 없었는데, 잘 이해가 안 되더라도 열심히 경청해주는 게 고맙더군요.

아무튼 뭐, 그래도 근래의 고민거리나 힘든 일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S도 자기 얘기를 털어놓더군요. 기대했던 것보다 재능이 부족한 것 같다, 학과 분위기가 체육학과 못지않게 권위적이어서 힘들다든지... 특히, 학과 분위기는 근래에 S가 많이 힘든지 얘기하면서 약간 눈가가 촉촉해지더군요. 이래저래 해서

이러저러하다보니 얘기가 길어져서 도중에 헤어져야 할 때가 왔는데, 그냥 내릴 역에서 안 내리고 쭉 갔습니다. 걍 S네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했지요. 저랑 S랑 집이 정반대 방향인데다가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서울 서쪽 끝과 동쪽 끝....) 보통 지하철역 즈음에서 헤어졌는데, 오늘은 늦은 귀가를 감수하고 바래다주기로 했지요. 괜찮다고 처음에는 떠밀던 애도 제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니 약간 좋아하는 기색이 보이더군요. -ㅅ-; 진즉 했어야 했습니다.;;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서 생각한 건데, 역시 이 아이를 상처주기는 싫더군요. 싫은 게 아니라 불가능했습니다. 어퍼컷이 아니라 배에 총탄이 박히더라도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진짜 무슨 용기와 간덩이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S네 아파트에 도착해서 S가 막 손 흔들며 보내려고 하던 순간에 말입니다. 그냥 한 번 꼭 껴안아줬습니다. 그냥요. 얘가 인사하고 보내려고 정면에 서서 살짝 양 팔을 들었는데, 그 타이밍을 칼같이 찔러서 한 번 꼭 끌어안았는데요. 애가 반응이 참 빠르더군요. 살짝 비명 소리 약한 거 나오다가 얘도 바로 받아서 안아주던데.

사실 위 문단을 먼저 쓰고, 그 위의 내용을 나중에 썼거든요? 왜냐하면 저 껴안았을 당시에는 '몸이 참 작은 게 껴안기 좋구나. -ㅅ-' 하는 생각만 들었는데 그 다음에 했던 행동을 어떻게 묘사해야 적절할지 몰라서 말입니다. 젠장. 앞선 내용을 먼저 쓰다보면 그새 심상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안 떠오르더군요. ㅡㅡ; 머릿속이 새하얬다고 해야 하나? 뭔가 색상이나 이미지로 떠오르진 않았습니다. 뭐 주변 풍경이 멈춘 것 같다, 그딴 거 없어요. 그냥 촉각 외의 나머지 감각이나 인지 기관들은 전부 단체 파업 중이었지요. 말 그대로 無, 열반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야 하나... -_-;

글이 좀 횡설수설했는데, 뭔가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말이 많아지고 글이 길어지는 게 제 습성이라 그렇습니다. 사실, 어제 너무 시시콜콜 적는다는 댓글을 보아서 길게 안 적으려고 했는데 아직도 머리가 얼떨떨하다보니 생각을 통제하기가 어렵네요.;; 머리 식히는 데 좋을 것 같아서 알콜 음료(...)를 한 사발 들이켜 봤는데, 빈속에 들이부어서 그런지 별로 도수 적은 술에도 한 방에 훅 가네요. 특히 술 취하면 말 엄청 길게 하는 게 제 술버릇인데,

아, 근데 누가 쓴 표현이던가? 액정필름 맛은 안 나더군요.


Comment ' 34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09.07 22:22
    No. 1

    으응? 액정필름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낙린아월
    작성일
    11.09.07 22:45
    No. 2

    헐... 힘내세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교공
    작성일
    11.09.07 22:48
    No. 3

    무도의 노홍철이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고 했죠.
    억지로 웃다보면 진실로 웃게 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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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GO집쟁이
    작성일
    11.09.07 22:51
    No. 4

    흐흐흐ㅋ 잘 보았습니다.
    아.. 나도 저리 풋풋한 적이 있었건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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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꿀도르
    작성일
    11.09.07 22:53
    No. 5

    아 부럽다... 학교 가면 레알 꼬꼬마들..ㄷ.ㄷ....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7 22:57
    No. 6

    잘하셨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지나가는2
    작성일
    11.09.07 22:57
    No. 7

    우엉, 드디어 달달달달달한 전개가 ㅋㅋ 초중반의 고뇌는 결국 결말의 염장을 위한 포석이었네요 ㅋㅋ

    이렇게 되었으니 슬슬 Y의 존재감도 줄어들겠군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11.09.07 23:02
    No. 8

    무조건 s 로 가세요!! s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7 23:03
    No. 9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으니 이런 댓글 다는 것도 좀 그렇긴 합니다만 정말로 Y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으셔야 합니다

    흔들린다구요? 그럴 때면 어장하는거다 하고 마인드 컨트롤 하시면서 흘려야 되요 여자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항상 어장관리를 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고 액시움님은 현 상태에서 S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실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Y에 흔들리는 일이 생길 때면 이건 어장이다! 하면서 흘리셔야 해요. 정말로 어장이든 아니던 관계 없습니다 어쨌든 액시움님이 Y에게 흔들리는 시츄에이션이 생긴다면 액시움님과 S와의 관계에 악영향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런 건 애초에 정신방벽을 치고 차단을 시켜버려야 해요

    그렇게 마음 잡으시면서 S에게 잘해주고 집중하시다 보면 어느 순간 Y는 지나가는 인여캐가 되있을 겁니다. 정말 S에게 잘해주세요. 정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몽몽객
    작성일
    11.09.07 23:03
    No. 10

    흠...
    10학번이면 올해 스물이신가요?

    참,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액시움 님이 처한 여러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만, 20대... 참 빛나는 시기입니다.

    그냥 님보다 조금 더 살고, 연애라는 걸 나름 열렬히 해본 사람으로서 몇 마디만 드리고 싶네요.

    님이 가지고 있는 감정, 그것을 믿어야 합니다.

    S, Y 좀 헛갈리긴 합니다만 두 사람 중에 님의 감정이 향하는 분이 있겠죠. 그렇다면, 그 감정이 진실한지 잘 가늠해 보십시오. 그리고 친구에서 보다 발전한 관계가 된 그분을 대하는 마음이 어떤 것이지 그것도 잘 헤아려 보시고요.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 참 간사해서 억누를땐 억눌러지는 듯 하고, 숨길 땐 숨겨지는 듯 해도 언젠가 적당한 계기를 만나면 몇 배나 크게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님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겁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정말 명확하다라고 생각하신다면 그에 따라 행동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감수하는 것이겠지요. 일단 이게 가장 중요할 듯 합니다.

    반면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야 하는 만큼 타인의 감정을 그만큼 존중해야 합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액시움 님을 좋아하시는 분은 아마 진심이 아닐까요? 그 소중한 진심을 어떻게 하면 존중하고 상처주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 역시 액시움 님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연애라는 것을 넘어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차근히... 액시움 님의 감정을 헤아려 보고, 액시움 님의 여자 친구 분의 감정도 헤아리는 것이 먼저일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열렬히 사랑하는 두 사람이 행복한 연인이 되어도 어떻게든 상처가 생깁니다.
    그 열렬한 사랑을 결국 지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그 상처를 서로 보듬고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느냐, 위해주느냐 아니면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뭐,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연애라는 것은 어찌보면 '감정'과 '감정'의 충돌이니까요. 그 충돌 속에서 너무 혼란스러워 하지 마시고 차근히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1.09.07 23:05
    No. 11

    ㅋㅋㅋㅋ 이번글은 칭찬의 비율이 늘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돌아가
    작성일
    11.09.07 23:09
    No. 12

    앜 보지말껄 ㅠㅠ
    시간이 조금만더 지나면 y의 존재는 잊혀질꺼라 봅니다.
    한달이 고비죠 ㅋ
    아 나도 풋풋하게 연애하고 싶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4 신운
    작성일
    11.09.07 23:12
    No. 13

    올치 잘한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창조적변화
    작성일
    11.09.07 23:13
    No. 14

    경험을 한 사람들은 지금상황에서 에스를 선택하는게 맞다고 이야기 하지요. 지금까지 액시움님의 댓글들에서 다 느껴지던데...;;;; 상담하는 선생님에게서 느끼고 고개를 주억거렸다니요...조언해주신분들은 어쩔 ㅠㅠ 나름 다들 자기일처럼 신경써주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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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7 나니아
    작성일
    11.09.07 23:14
    No. 15

    뭔가 허무돋네요ㅋㅋㅋ 잘하셨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크크크크
    작성일
    11.09.07 23:14
    No. 16

    음 풋풋하니 좋쿤요... s를 행복하게 해주는데 최선을 다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07 23:23
    No. 17

    연애선배로서 몇마디 조언을 해보자면..

    사람의 감정이라는건 참 속이기 쉽습니다.
    내가 A를 좋아하는데 옆에서 B가 더 좋다 넌 B를 더 좋아하는게 아니냐?
    라고 한다면 조금씩 B에게 마음이 끌립니다. 결국엔 A보다 B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게다가 자기 자신에 대한 감정을 속이는것은 더 쉽습니다.
    그럴싸하게 포장하면 감정은 거기서 매듭을 지어버립니다.

    액시움님이 Y를 좋아하든 S를 좋아하든 그건 액시움님의 감정에 따라 결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액시움님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무엇이든간에 그 약속을 지키는 수준에서 두사람을 만나고 떳떳하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단 그 떳떳함이 남들이 보기에 오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그쳐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분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해야 하는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액시움님은 아직 어립니다. 제가 경험한 연애의 과정에 1/100도 액시움님은 경험하지 못했을 겁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보세요. 관계의 깊이는 뭐 다들 성인이니 알아서 잘들 하시겠죠. 특별하게 개인사정까지 신경쓸 이유는 없으니까요.

    많이 경험하고 많은 생각을 해보세요.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의 저는 연애를 하라면 10명중 10명 모두 만족시켜줄 자신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반타스" 라는 사람을 1로 만들고 상대방을 9로 만들어주는 연애방식이지 동등하게 5:5로 만드는 연애는 아닙니다.

    진정한 연애라는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나이에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경험해보라고 하는 겁니다.

    지금의 S가.. 혹은 Y가.. 2년뒤 5년뒤에도 액시움님의 옆에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을것입니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주위환경을 살피게 되는 동물이니까요.

    아무쪼록 지금의 감정이 혼란하더라도 액시움님이 생각하고 있는 결정요건이나 감정의 기준등을 만드시고 그 기준대로 행하신다면 결코 나쁜 연애는 아닐겁니다.

    아무쪼록 이쁜사랑 하시고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nuke
    작성일
    11.09.07 23:40
    No. 18

    여태 쓴글 쭉 읽어봤는데 이런 남자 뭐가 좋다고 사귀는거지? 그 여자 이해가 안되네
    그여자 잘난 남자는 이제 질렸으니 평범한 남자 한번은 만나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 인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성공(星空)
    작성일
    11.09.07 23:44
    No. 19

    nuke님//그래도 액시움님은 심각한 고민중이신데 그렇게 말할것 까진...
    어쨌든 이쁜사랑 하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구사(龜沙)
    작성일
    11.09.07 23:47
    No. 20

    nuke님// 빛곰형님 말씀처럼 조금 지나치신면이 없잖아 있네요..;;




    D. 액시움님 죄송합니다만...내, 내일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스마일즈
    작성일
    11.09.07 23:55
    No. 21

    남의 연애사라 그런지 재미나네요. =ㅅ=;;
    암튼 인생은 경험이고 연애도 경험입니다. 움츠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연애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퍼블릭
    작성일
    11.09.08 00:32
    No. 22

    자게에 엑시움님 글보러 오네요;

    왠만한 소설보다 재밌는 듯..ㅋ
    대부분의 조언은 다른 분들이 다 해주셨고,
    얼마 더 살았다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뭐 고민이 많다 많다 해도
    언젠가는 다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모두 기억에 남는 추억일 겁니다.

    젊었을 때 연애로 고민 많이 해봐야죠.
    많은 고민이 다 경험으로 쌓일 겁니다.
    즐기세요~!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09.08 00:33
    No. 23

    nuke님//
    좋은 점은 직접 격어봐야 알 수 있겠죠.
    인터넷으로 보이는 부분은 지극히 일부분이니까요.
    우리는 액시움님을 알지 못합니다.
    액시움님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일부만을 알 수 있죠.
    그렇기에 섯부른 판단은 안좋다 보여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종횡무진
    작성일
    11.09.08 01:33
    No. 24

    약도 지금 복용하고 있는 상태였군요...미처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교사님의 조언이 참 가슴에 와닿는 현명한 조언같습니다..
    제일순위로 여친을 최대한 상처주지않게 정하고 나머지 뒤따르는 선택은 그에 맞추라는 조언..

    그 조언만 새겨들어도 마음속 큰 부담을 덜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치만 님이 짝사랑하는 그 마음이 워낙에 커서 참 힘겨울것 같기는 합니다..사람 마음을 강제로 어떻게 할 수있는게 아니니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니고데모
    작성일
    11.09.08 03:09
    No. 25

    사람은 이성을 가진 동!물! 입니다. 살 맞대다보면 좋아지는 것이 당연. (절대 음흉한 의미가 아닙니다.) 스킨쉽을 자주하면 사람은.. 특히 남자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생깁니다. 오늘 조언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테사
    작성일
    11.09.08 05:41
    No. 26

    악. 연애하고 싶어어어!!!
    인생의 봄은 연애하면서 상처도 주고 받고 울기도 많이 울고 하던 그 시절인 거 같아요. 많이 고민하고, 실수도 많이 하고 그러세요.
    너무 부럽다 진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짱아오빠
    작성일
    11.09.08 06:15
    No. 27

    근대.오늘은 왠지 Y를만낫는데 떨림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라고 나올수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1.09.08 09:56
    No. 28

    오. 진도도 좀 나가셨으니 이제 S상처주는 일 생기면 액시움님 미워할겁니다. 정말 감정이 안생겨서 그렇게 되면 모를까 Y때문에 그러면 안됩니다.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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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비비참참
    작성일
    11.09.08 10:30
    No. 29

    간당간당? 하시면서 마탑복귀 하시는듯하더니 극복하셨군요ㅎㅎ 힘드시겠지먄 계속S에게 전념하라는 말밖에 못하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송호연
    작성일
    11.09.08 11:04
    No. 30

    고민하는 엑시움님이 부럽습니다. 쉽게 놔버리지 말고 생각을 많이 하세요.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하란 소린 아닙니다. 지금의 일들을 쉽게 쉽게 넘겨버리면 나중에 많이 후회하게 됩니다. 20대 초반의 남과여 말고 다른 관계로도 생각해보세요. 황당한 관계로도 생각해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좁았던 시야가 좀 넓혀질 수 도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한(妙瀚)
    작성일
    11.09.08 11:06
    No. 31

    전 두 팔 중 하나를 잘라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왼팔을 과감히 자를겁니다.

    암튼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기도 하고 . 현재 님이 Y에게 대쉬하거나 대쉬받아 거절하지 않는 이상은 별 문제 없을거에요.
    암만 친하고 데이트 몇번해도 별짓 안하는 이상착한 선배 이상으로 안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제 경험)

    이제 S에게 올인하세요.
    의식적으로라도 행동부터 하시면 몸 따라 마음도 따라갈겁니다.^^

    저도 이제 슬슬 연애하고 싶어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바람피리
    작성일
    11.09.08 13:54
    No. 32

    쪽까지 하셨는데... 배신하시면 정말 가슴에 큰 스크래치가 생겨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1.09.08 15:01
    No. 33

    마음을 정하시진 않으면서 진도는 나가신건가요? 워워. 연애할 때 가장 나쁜 사람이 우유부단한 사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황혼사
    작성일
    11.09.08 17:15
    No. 34

    한가지만 말씀드립니다...

    남의 눈에서 눈물나게 하면 자기눈에서는 피눈물이 납니다....



    .... 현재 피눈물 흘리고 있는 1인으로 부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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