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이동국 선수가 대표팀에 가서 득 볼 것이 없다고 글을 썼었습니다. K리그 충분한 활약을 보이고 있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서 예전의 나쁜 이미지 상당수 털어냈으니 굳이 대표팀을 욕심내서 위험을 자초할 필요없다고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오늘 친선경기에서 이동국 선수는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사실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전형적인 센터포워드입니다. 패스가 그에게 집중될 때 가장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는 공격수죠. 공간은 만들기 보다는 빈 공간에 몰래 침투해 있거나 공간을 만들어내는 패스가 오면 순간적으로 받아서 골을 넣는 선수인 겁니다.
공간이 없으면 스스로 만들어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타입이 아닙니다. 이번 시즌들어 도움도 많이 기록했지만, 일부러 타인을 위해서 공간을 만든 후에 어시스트 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자신과 같은 편 선수 모두 빈 공간에 위치에 있고 자신보다 다른 선수가 더 골을 넣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될 때 패스해서 도움을 기록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움직이는 부류가 아니란 소리죠. 반대입니다. 빈 공간을 찾아서 침투해 들어가는 부류죠. 그런데 오늘 전술은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게 아니라 없는 공간을 억지로 만들어서 슛을 해야 하는 전술을 쓰더군요.
네, 이동국에게 최적화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전북의 전술과는 전혀 동떨어진 전술이었습니다.
이동국 선수 대단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는 선수죠. 해외진출을 실패했을 때와 대표팀에서 보였던 모습을 보면 충분히 알수 있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이동국 선수에게 맞춰진 전술과 그를 위해서 움직이는 팀원들이 있을 때 비로소 제 가치를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실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조금 까다롭지만 그 조건만 갖출 수 있다면 감독이나 팬들이 원한 모습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동국 선수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조건을 맞춰야 가능하다는 소리도 됩니다.
그런 선수를 대체 왜 대표팀에 데려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쓸려면 전북의 전술을 바탕으로 제대로 연구해서 쓰던가...아니면 그냥 대표팀에 부르질 말던가...왜 데려가서 그 망신을 시키는지 당최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표팀에 가서 좋은 꼴 한번도 못봤으면서 대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부르는데로 쪼르륵 달려가서 그 망신을 당하는지도 모르겠구요. 하여간 오늘은 이동국 선수 보면서 내내 답답했습니다.
결국 이동국 선수 빠지고 나서 대표팀 펄펄 날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무승부였지만 이동국 선수가 뛰던 시간대와 전혀 다른 활기찬 모습을보여서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동국 선수는 그 자신을 위해서라도 대표팀 은퇴하고 리그에 집중하는게 백번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국 선수는 대표팀에서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대표팀과는 상성이 안 맞아요. 다른 감독,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도 매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보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더 기억하게 되는 걸 보면 팔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대표팀에 대한 미련을 접고 리그에 전념했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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