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7 에니시엔
작성
11.12.11 17:20
조회
246

여자'인 친구'와 보낸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데이트를 신청, 시내에 영화를 보러 감. 물론 러브러브~같은 상황은 '전혀' 없었음.

그 친구는 의여고에 재학 중이고 밴드부에서 활동 중인데 밴드부 선배 중 그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지금은 대학생)이 있었던 모양. 선배 자랑을 막 하는데 대충 간추리자면 '남성적, 파워풀, 호탕함, 카리스마'라는 정도. 그 친구도 그런 여성을 지향하고 있었는지라 정말로 좋아하는 것 같았고 그 선배도 친구를 친동생처럼 아껴줬던 모양. 친구가 선배 사진이라면서 핸드폰으로 보여줬으나 사진이 흐리게 찍혀서 얼굴을 제대로 못 봄. 게다가 제대로 볼 생각도 안 했는지라...

영화를 보고 나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얘기를 하고 있었음. 그 때에도 선배 자랑에 여념이 없었던 친구, 선배에게 말 걸어본다면서 카톡을 보냄. 선배는 주말이라 그런지 카톡 받고 깨어난 것 같음. 선배는 귀찮다는 식으로 대꾸했지만 언뜻 보기에도 애정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기에 친하긴 친한가보구나, 하고 생각함.

그 때 필자의 친누나가 의여고 출신인 것을 생각해내고 '우리 누나도 의여고 나온 거 알아?'라고 말함. 그 친구는 정말이냐며 누나의 나이를 물음. 22살이라고 답했더니 친구는 선배도 22살이라면서 혹시 서로 아는 거 아니냐고 설레발을 침. 필자는 의여고 동기라고 다 아는 건 아니라는 듯 설마, 라고 했고 친구는 선배에게 카톡을 보냄.

친구 : 선배뉨~

선배 : 왜

친구 : 혹시 강xx이라고 알아요?

선배 : 헐

선배 : 뭐야

선배 : 뭐야

선배 : 뭐야뭐야

선배 : 헐

낌새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필자는 카톡 속의 선배 이름을 봄. 헐, 아는 이름이다......

필자 : 잌ㅋㅋㅋ뭐얔ㅋㅋㅋㅋ태림이 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 헐ㅋㅋㅋㅋㅋㅋㅋㅋ꺄앜ㅋㅋㅋㅋㅋㅋ뭐얔ㅋㅋㅋㅋㅋ

선배 : 네가 걔를 어떻게 알아

선배 : 헐ㅋㅋㅋㅋ

친구 : 선배 혹시 호윤이 알아요?ㅋㅋㅋㅋㅋㅋㅋ

선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xx이 동생이잖앜ㅋㅋㅋㅋㅋ

필자 :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 꺜ㅋㅋㅋ나 이런 거 완전 죠앙!

흥분한 친구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고 곧 '태림이 누나'가 그 전화를 받았다. 스피커 폰으로 필자에게도 들리게 했다.

선배 : 야 뭐야ㅋㅋㅋㅋ

친구 : 저 호윤이랑 같이 있어요 ㅋㅋㅋ

선배 : 네가 왜 걔랑 같이 있어

친구 : 저랑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필자 : 태림이 누나아아아

선배 : 응, 안녕ㅋㅋㅋㅋ

친구 : 선배한테 태림이 누나라고 부르니까 너무 어색햌ㅋㅋㅋ

선배 : 잌ㅋㅋ 왜 ㅋㅋㅋ

필자 : 잘 지내고 계세요? ㅎㅎㅎ

선배 : 응, 잘 지내지ㅋㅋㅋ 야 근데 너무 신기하닼ㅋㅋ

뭐, 이런 식으로 헤프닝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씩 던졌고 태림이 누나는 필자와 친구가 데이트를 나왔다는 것만으로 '잘 해봐아'라는 식으로 놀리다가 전화를 끊었다.

태림이 누나...... 그녀가 중고교생일 때 단발 머리에 어색한 안경 쓰고 '치마'를 입은 그 모습만 알고 있다가 남자처럼 짧은 머리에 안경으로 여성적인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흐릿한 사진을 대충 본 걸로는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날 친구는 카페에 거울을 놓고 온 것 같다며 다시 카페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태림이 누나가 테이블에 앉아 친구와 얘기하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단지 거울 찾으러 왔을 뿐인데 직접 만나기까지 하다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다.

사는 동네로 돌아와서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서 친누나에게 그 날 일어난 일을 얘기해줌. '세상 참 좁다...'라고 했더니 누나는 '그럼! 의정부가 얼마나 좁은데!'라면서 웃었다. 태림이 누나랑 요새 만나냐고 물었더니 내일 만나기로 약속했었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실화입니다.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4053 입 속에서 머리카락이 자랐어요! +10 Personacon 엔띠 11.12.09 678
184052 오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내가뭘.. +3 Personacon 견미 11.12.09 606
184051 수능끝난 고3은 역시 잉여력이 폭발중.. +13 Lv.14 몽l중l몽 11.12.09 538
184050 세상이 참 좁다, 재수 더럽게 없다 그런경험 있으세요? +19 부서진동네 11.12.09 765
184049 시험이 내일로 다가왔어요!!!!!! 으허어어엉 +17 Lv.20 이카루스. 11.12.09 249
184048 축하해주세요.!! ^^ +10 Lv.1 [탈퇴계정] 11.12.09 456
184047 ***이벤트성 아이템 싸게 팝니다 *** +8 소울블루 11.12.09 662
184046 아무리 강해도 오만하면 진다. +7 소울블루 11.12.09 658
184045 어찌하여... +5 Lv.52 박무광 11.12.09 240
184044 키키 요즘 7인치갤탭의 활용법을 알아냈습니다 +3 Lv.6 프라이드 11.12.09 423
184043 정담의 강력한 중독성 +5 Lv.2 사탕사리 11.12.09 446
184042 해외에서 유료사이트 결제할 방법에 대한 몇가지 고찰? +5 Lv.59 cHk 11.12.09 752
184041 아차 그리고 저번에 '여자친구' 이야기 +18 Personacon 견미 11.12.09 630
184040 혹시몰라서 제노니아4 하시는분들을 위한 팁 +4 Personacon 견미 11.12.09 416
184039 써클, 오라, 중세... 여러분들은 괜찮나요? +24 Lv.3 꿀쟁이(진) 11.12.09 718
184038 아..4년만에 여자사람을 만났습니다. +8 Lv.1 [탈퇴계정] 11.12.09 654
184037 작가의 감정과잉은 어떻게 봅니까? +7 Lv.44 만월(滿月) 11.12.09 604
184036 바지를 사려는데 뭘 보고 사야하는지 +7 Personacon 적안왕 11.12.09 458
184035 시유 - 천년의 시 +3 Lv.41 심혼 11.12.09 359
184034 저는 정말 피곤한 성격을 안고 사는듯 합니다. +6 Lv.1 [탈퇴계정] 11.12.08 330
184033 특이한 만화 두 개 +8 Lv.29 스톤부르크 11.12.08 812
184032 현재 아키에이지는 +5 Lv.39 청청루 11.12.08 529
184031 소설 추천.ㅋ +12 꿀도르 11.12.08 477
184030 라그나로크에 잉여력을 쏟아부었습니다. +14 부서진동네 11.12.08 605
184029 아 다시 학교 다니게 생겼슴다 ㅡ,.ㅡ; +3 Lv.16 쭌님 11.12.08 484
184028 장르소설 책의 사이즈를 줄인다던가 하면 어떨까요. +12 Lv.47 박하만두 11.12.08 697
184027 도미노피자 50%할인쿠폰 행사중입니다. +6 Lv.68 스마일즈 11.12.08 639
184026 `신체포기 각서` +6 Lv.11 가야(성수) 11.12.08 650
184025 오늘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를 봤습니다 +8 Lv.36 율려(律呂) 11.12.08 531
184024 비평글을 쓰고 싶은데... +4 Personacon 아야가사 11.12.08 188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