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연들이 만나서 서로 이어지고 흩어지는 것이 삶이고, 그것이 인생이라 시중에 회자되건만 정작 내 삶에 오랫동안 남아서 마음에 온전히 가라앉아 있는 만남이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바쁘게 살고, 학업이나 일에 몰두하여 주변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살다가 겨우내 불던 찬 바람이 가시고 따듯한 기운이 불어올 때 마음 속 깊은 앙금이 따스한 바람에 밀려 한껏 올라갑니다. 찌꺼기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일순간에 마음 속을 다시한 번 가득 채웁니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낯 모르는 아이의 어미가 되었을지, 여전히 혼자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을지, 추운 날 그 이의 마음도 추울까 아니면 날 풀리는 봄에 그녁의 마음도 싱숭생숭 볕을 찾아 돌아다닐까. 내 마음은 천리에 맞닿아 보이지 않는 사람의 안부를 물으며 바람에 끌려온 티끌을 핑계삼아 눈물을 흘려보는데 정작 그 사람은 내 안부를 알 도리가 없지요.
사람의 나이를 먹음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아무리 나이를 먹고 해가 가고 기억력이 나빠져도 십년이 지난 과거사가 어제의 일인양 펼쳐지는 사람의 얼굴이 있습니다. 여인은 봄에 마음이 움직이고 사내는 가을에 감정이 격동한다 하였지만
역시 봄은 봄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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