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마당에서 기부금으로 군면제를 해주는 게 어떠냐?..는 발제글이 올라왔더군요.
이 발제글의 문제는 별외로 하고, 과거 부자들의 군복무는 어땠나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개념이 먼저 발생한 곳은 고대 그리스입니다.
그리스의 시민은 일반 평민이 아니라 중세의 기사 수준은 됩니다. 자기가 쓸 무기는 자신이 마련했고, 그렇게 중무장한 시민군은 전면에 서서 강력한 방진을 형성했지요.(근데 다들 잘나신 시민인지라, 명령은 잘 안 들으려 했다는..) 내 집과 내 가족은 내가 지키며, 아군의 선두에 서는 것을 무척 명예로 알던 시절이었죠.
노블리스 오블리제 없다고 욕먹는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화랑이나 조선시대 의병을 보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는 군역을 천하게 취급했는데, 고려시대 무신정권의 영향이나 또다른 불행한 군인이 태어날 것을 우려한 조선왕조에서 무관을 대체로 홀대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군벌이 득세했던 중국도 마찬가지였고, '좋은 쇠로는 못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중앙집권보다 봉건질서가 길었던 유럽에서는 병역에 대한 개념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특히 귀족 영주의 지배를 거부하며 도시에서 독자 세력을 구축한 부르조아 상인들의 경우에는 내고장 내가족은 내 힘으로 지킨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19세기에 와서 시민군의 출범에 영향을 끼치는데...
프랑스의 예로 보자면 시민군은 일반적인 국방군에 비해 부르조아 집단이었고, 무기나 제복, 군수품도 훨씬 우수했습니다. 왜냐하면 부르조아들이 병역복무를 한다며 사제로 구입했거든요.
이런 프랑스 시민군은 남북전쟁 때 의용군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남북전쟁 당시 의용군들은 사제로 리볼버나 연발라이플 같은 것으로 무장해서 일반병사들을 압도했지요.
영국의 경우 군대는 매관매직이 가능했습니다.
귀족이나 대상인은 돈으로 장교직을 사서 복무할 수 있었죠.(프랑스 시민군이나 미국 의용군들처럼 성능좋은 세이버랑 리볼버로 무장했지요.)
병사들은 이런 돈많은 집 자제들을 반기는 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련님들이 자기부대원들은 잘 먹이고 잘 챙겨 주거든요. 그래서 사제 보급은 잘해주는데 전술은 개념없는 장교들도 꽤 많았습니다.(사실 고대 그리스때 부터 서양에서 좋은 장수는 머리 좋은 놈이 아닌 잘 먹이고 잘 입혀주는 놈인지라......)
나름의 낭만이 있던 시절이긴 하지만, 이런 식의 군대 운영은 여러모로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19세기에 여러 나라에서 군제개혁이 일어났고, 현대적인 군대의 모양새로 바뀌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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