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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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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3.12.04 05:25
조회
1,715
메이나드.jpg
네이트 디아즈에 TKO패한 그레이 메이나드가 피범벅이 된 채 심판의 부축을 받고 있다. (SPOTV 캡처)


UFC 라이트급 랭킹 5위 ´더 불리(The Bully)´ 그레이 메이나드(34·미국)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TUF 18 Finale'에서 패하며 선수생활 최초로 연패에 빠진 것. 최근 5경기에서 1승1무3패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패가 모두 넉아웃이었다는 점은 그의 입지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이날 메이나드와 붙은 상대는 랭킹 8위 ‘갱스터 좀비’ 네이트 디아즈(28·미국)였다. 웰터급 시절 김동현의 압박형 그래플링에 판정패했으며,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에게도 패한 바 있어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디아즈는 친형 닉과 함께 개성파 파이터로 불리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전가의 보도 ‘좀비복싱’이다. 좀비복싱은 네이트와 그의 형 닉의 가치를 높인 독특한 스탠딩 공격법이다. 스텝을 밟으면서 날카롭게 주먹을 끊어 치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네이트는 성큼성큼 걸어가면서 앞으로 밀어 치는 듯한 펀치를 구사한다.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일정한 리듬을 타고 경기 내내 비슷한 위력으로 주먹이 나가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는 감당하기 버거워진다. 카운터를 노리려 해도 쉬지 않고 장대비처럼 쏟아지는 펀치 세례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큰 키, 맷집과 근성이 좋은 네이트는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을 펼치기에 적합하다. 쉴 새 없이 주먹을 뻗으며 좀비가 전진하듯 성큼성큼 스텝을 밟는 그의 페이스에 말린다면, 날렵한 스텝을 자랑하는 파이터들도 어느새 구석에 몰리기 일쑤다. 또 서브미션에도 일가견이 있는 만큼 체급 내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상대로 꼽힌다.

메이나드를 무너뜨린 것은 역시 디아즈의 좀비 복싱이었다. 이전에 가졌던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그들은 사실상 마지막 승부가 될 수도 있을 3차전에서 전의를 불태우고 경기에 임했다.

메이나드는 평소처럼 옥타곤 중앙을 차지한 채 디아즈를 압박했다. 강력한 레슬링은 물론 스탠딩에서의 펀치파워까지 갖춘 만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러나 배짱 좋은 디아즈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펀치를 휘두르며 맞불을 놨다.

초반은 메이나드 페이스였다. 과감하게 주먹을 뻗으며 디아즈를 몰아붙이더니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것. 메이나드의 뛰어난 레슬링 실력을 감안했을 때 경기흐름이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유리한 포지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너무 빨리 스탠딩으로 전환된 것이 패인이었다. 위기를 벗어난 디아즈는 과감하게 주먹을 내질렀고 왼손 스트레이트가 메이나드의 안면에 꽂혔다. 큰 충격을 받은 메이나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디아즈의 펀치폭풍이 이어졌다.

메이나드 입장에서는 최대한 디아즈에게 붙어 클린치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웬일인지 계속해서 뒷걸음질만 쳤고 디아즈의 펀치는 유도탄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메이나드의 안면을 폭격했다. 결국 보다 못한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팬들은 이날 결과에 대해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다. 메이나드가 디아즈에게 질 수는 있지만 경기 내용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체급 내 최강자 중 한명으로 꼽혔던 메이나드의 무력한 모습은 팬들 입장에서도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전투 호빗’ 프랭크 에드가(32·미국)가 라이트급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 메이나드는 그의 유일한 라이벌로 불렸다. 에드가가 챔피언에 등극하기 전 레슬링 맞불 대결에서 승리하며 당시 유일한 1패를 안겨줬던 상대였기 때문이다. 강인한 인상만큼 파워풀한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던 메이나드는 ´칼날 엘보우´ 케니 플로리안을 체급 내에서 쫓아내는 등 닥치는 대로 경쟁자들을 끌어내렸던 체급 내 최고 터프가이였다.

하지만 에드가와의 연전에서 1무 1패로 패퇴한 것을 기점으로 메이나드의 포스는 갑작스레 사라지고 말았다. 클레이 '카펜터' 구이다에게 어렵사리 판정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고는 두 경기 연속 넉아웃으로 떨어지며 강인한 이미지에 잔뜩 금이 갔다. 이제 상대선수들은 예전처럼 메이나드와의 정면대결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과연 메이나드는 이대로 무너질 것인지, 견고함을 잃은 강철 레슬러 행보가 주목된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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