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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4.03.22 01:00
조회
2,096

TED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분은 이미 보셨겠지만, TED에서 최근 재밌는 강연들을 했습니다. 최근 며칠간 TED 2014가 뱅쿠버에서 열렸는데, 거기서 TED가 무려 에드워드 스노든을 강연장에 초청했습니다! 프리즘 폭로 사태를 아는 분이라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을테고, 그 후에는 지금 러시아 어딘가에 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어떻게 뱅쿠버에 도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오르겠지요. 정답은, 도착 안 했습니다.



Attached Image

http://www.ted.com/talks/edward_snowden_here_s_how_we_take_back_the_internet



무려 텔레프레젠스 로봇을 활용해 나타나는 패기..... 음질이 좀 안좋긴 해도 하는 말을 들을 수는 있습니다.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뱅쿠버 2014 TED에 모습을 드러낸 에드워드 스노든의 깜짝출연에 급당황한 NSA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중과의 소통 정책의 일환으로 TED 2014에 대표 한명을 보냈습니다. 근데 이 대표도 엄밀히 말하면 도착하지는 않았고...



http://www.ted.com/talks/richard_ledgett_the_nsa_responds_to_edward_snowden_s_ted_talk



화상을 통해 나타났습니다. 과연 21세기구나라는 느낌이 팍팍 들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ㅋㅋ. 물론 핵심은 이런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 두 강연이 대단한 이유는, 우선 현재 가장 큰 논란중 하나인 프리즘 폭로를 다루기 위해 무려 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까지 초청하는 패기입니다. 필요하면 한다, 이게 참 생각보다 힘든 일이지요. 에드워드 스노든도 망명중에 TED에서 강연을 펼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에드워드 스노든이나 NSA의 주장만을 보여주는 대신, 양측의 주장 모두를 보여줬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드워드 스노든의 주장에 많이 쏠려 있지만, NSA 주장은 이런저런 억측도 있을지언정 일리있는 부분이 몇개 있는 것 같더군요. 자료들을 살펴볼 시 프리즘 프로젝트는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주장에 NSA는 프리즘 프로젝트에 의해 성공적으로 막아낸 테러는 아예 알려지지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즉, 에드워드 스노든의 주장이 근거로 삼고 있는 데이타의 신뢰성 자체를 반박한 것이지요. 이게 저는 제법 일리있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이 얘기의 단점은, 알려지지 않은 데이타를 근거로는 아예 논리 자체를 펼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런저런 데이터가 있는데, 이건 공개 못하고 여하튼 근거 자체가 잘못 됬으니 주장에는 문제점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데이터는 공개 못하니 근거로 삼을 수 없고, 알려진 데이타만으로는 근거 삼기 부족하니 근거로 삼을 수 없고, 그러면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게 없으니 아예 주장 자체를 이어갈 수도 없고, 결국 얘기가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공개하느냐, 공개하지 않느냐의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프리즘 프로젝트가 정말로 테러를 성공적으로 막아내는데 도움을 준다면, 프리즘 프로젝트를 그냥 무조건 이어간다는 것도 매우 극단적인 발언이겠지만 프리즘 프로젝트를 무작정 폐기하자는 것도 제법 극단적인 발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프리즘 프로젝트가 정말 순기능이 존재한다면, 무조건 없애는 대신 프리즘 프로젝트 자체는 이어가는 한편, 프리즘 프로젝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악용 될 수도 있으니 모든 과정을 대중과 의회에게 공개시키는 합의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NSA쪽 강연을 보면 내부적인 논쟁이 있었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었다고 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직 내부적인 논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직이 잘못 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존재하고, 만약 그렇게 될시 아주 심각한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조직 외부적인 개입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하고, 그 과정은 투명하게 대중에게 공개되어야만 합니다. 프리즘 프로젝트는 심지어 의회에까지 어느정도 기밀로 남겨져서 오로지 일부 의원들만 알고 있었을 정도니까요. 공개 되면 파탄이 일어나기에 역으로 최대한 건강하고 덜 피해가 갈 방식으로 미리 공개해야하고, 이미 그 시기를 놓쳐 가장 최악의 방식으로 대중에게 공개가 됬으니 앞으로라도 최대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프리즘 프로젝트가 내제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 아니라 사생활을 이미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이겠지요. NSA측 강연에서도 관련 얘기가 나왔고, 저는 NSA 측이 최대한 투명하게 스스로의 입장을 보여주려 노력한 것 같아 그 점에서는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에드워드 스노든 쪽에 제법 기울어진 중도이긴 하면서도요. NSA측 대표가 말하길,


"저희는 조사중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때를 위한 프로토콜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사생활을 침해'한다면'이 아니라 사생활을 침해'하면'입니다, 조사를 하다보면 언젠가 무고한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게 되니까요."


여기서 NSA측 대표도 분명 숨기지 않고 밝혔고,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매우 인상깊은 발언이였습니다. 프리즘 프로젝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전혀 숨기지 않고 아주 핵심을 찌르는 발언을, 다른 누구도 아닌 NSA측 대표가 했습니다. 이 사생활 침해는 결국 최소화시킬 수만 있을 뿐 절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모두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있는 법인데, 그런 것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제3자가 바라보고 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세요. 지저분합니다.


거기에 안보를 위한 프리즘 프로젝트가 내제하고 있는 보안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 프리즘 프로젝트는 핵심 인터넷 기업들의 서버에 백도어를 만들어놓았는데, 역으로 해커들이 이 백도어를 파고들어서 각 기업의 보안을 뚫는다면 인터넷 보안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겠습니까? NSA측 대표는 이 질문에 그저 자신들도 보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저것이 그저 질문을 회피하는 답변으로만 보였습니다. 프리즘 프로젝트의 아킬레스 건이라는 것이겠지요.


여하튼, 에드워드 스노든과 NSA 대표 모두 훌륭한 강연을 멋지게 선보였고, 한쪽에 치우치는대신 양자의 의견을 모두 보여주고자했던 TED 덕분에 저는 지적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제 말만 듣는 대신 위에 올려둔 강연들을 직접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질은 안 좋고 자막은 없지만, 바벨탑 이전에 모든 인류는 똑같은 언어를 썼다고 하니 내면에 내제 된 인류정신을 끌어올려 이해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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