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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8 whitebea..
작성
13.12.18 09:51
조회
1,426

표지.jpg


사실 누구든 소설을 쓰기전에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그 장르, 배경,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인공에 대해서요.

또 주인공에 대해서는 더더욱 많은 생각을 안해볼 수가 없습니다.


나이는 어떻고, 생긴건 어떻고, 가정환경은 어땠으며 성격은 어떠했는지 등등...

우리가 이렇게 갖은 애를 쓰는 이유는 주인공 자체가 소설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때문이겠죠.


이 글로서 제가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여주 소설을 써서 여주 소설은 안본다는 분들을 비난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그저 제가 겪었던 이상한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Dkpm0mCtR0NojTQ1.jpg


제 소설은 주인공 둘이 모두 여자입니다.

많은 소설이 남자 주인공인걸 감안할때(또 그만큼 여주도 있겠지만)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하며 여자 주인공을 쓴다는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이 남자고, 그 곁에 히로인이 한명 있으면 가장 이상적일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예전부터 조x라에서 보면서 그 흐름이라는걸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여주들은 로맨스나 눈요기를 담당하더군요.

그리고 능동적이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닙니다.

이런 여주들이 대부분인데, 여주가 주인공인 소설이라고 이야길 들으면 그 내용도 대충 짐작이 가기 마련입니다.


반면에 남자주인공들은 진취적이며, 용맹하고, 또- 허당일 수도 있지만 노력하고 난관을 격파하지요.

그리고 성별이 다를경우 감정이입이 잘 안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주가 둘이나 되는 소설을 쓰는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여주로서 얻는 이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포기해야하는것도 컸거든요.


그런데 재미난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 소설에서 주인공은 여자지만 대놓고 여자라고 나오지 않았거든요.

간접적으로 여성임을 밝히는데 일부 독자들이 그걸 건너뛰고 읽다가, 30화쯤에서 대놓고 밝혀지자 하자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30화 이전까지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조금 감수성이 많은 남자’ 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나봅니다.

그렇게 잘 읽다가 여자인게 밝혀지자 갑자기 이제껏 잘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이 잘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에 대해 설문 내용을 볼까요.

20131218_092133.png

제가 글을 엄청나게 잘써서 독자들이 여주든 남주든 빨려들게 하면 좋겠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투표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그냥 여자인걸 알고 떠나가던지, 처음부터 여자인게 좋았던지, 생각이 바뀌었던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참고 보는거지요.

다 도토리 키재기에요.

뭐가 특출나게 더 잘났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뭐가 더 우월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라는것은 살아온 것도 다르고 취향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강요는 할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이해가 안가는 장르도 있고, 또 일정 부분은 아예 손도 안대지요.

제가 이럴진데 내가 쓰는 소설이 여주라고 진리가 될 수는 없지요.


여주&남주 논란, 물론 중요한 문제지요.


그리고 30화까지 애매하게 등장한 성별문제를 담은 저의 소설을 보면서 뭔가 느끼는게 없으신가요.


그것이 3인칭 시점이든, 전지적 이든, 1인칭이든, 주인공은 독자의 눈과 귀가 되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데 성별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는거지요.

단순히 ‘여자’임을 밝혔을뿐인데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것처럼요.


왜냐하면 그것은 여자라면 여자로서의, 남자라면 남자로서의 당연히, 응당 그래야할 선이 있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주인공의 행보도 예상이 가기마련입니다.

내가 남자로서 살아왔다면 여자가 완전히 이해가 안되겠죠.

남자들은 여자로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이해가 안되는거에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그것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가치관과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글쎄... 내 말을 믿을지 안 믿을지는 모르겠군요.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당신네들을 이해할 수가 없단 거였어요. 그저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지."


이들과 며칠을 지내면서, 나는 이들의 감정과 생활을 보았지만 여전히 괴리는 남아있단걸 알 수 있었다.


"아마 당신도 내가 이해가 안 될 거예요."]

-293화 중에서.


Comment ' 12

  • 작성자
    Lv.18 낙린아월
    작성일
    13.12.18 10:04
    No. 1

    전 여주라도 틀에박힌 전통적 여성상인 주인공은 안보는데..이해안가요... 결론은 바람과별무리 좋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3.12.18 10:11
    No. 2

    흰콩님 소설에서 성별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님에도 여자였어요? 하차합니다. 하는 식의 댓글은 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적절한 장치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뭐 여주 소설중에 같은 여자라도 적응이 안되는 심리의 소설은 많습니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이야기는 저도 잘 못읽거든요. 남주 소설의 경우에도 악세사리에 가까운 여자들도 이해 안가고요..
    그러니 덮어놓고 여주라 안본다는 말만 안보면 좋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심중섭
    작성일
    13.12.18 10:44
    No. 3

    제 소설에도 여주 등장하지만 워낙에 처음부터 대놓고 등장하기에 이런 일은 없었던 것 같네요. 초반에 읽고 여자라 싫은 분들은 알아서 하차하셨겠지요. 개인적으로 취향을 따져서 뭐하나 싶긴 한데 설득할 생각도 없고 그냥 안 읽은 분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소설 꿀잼인데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다이버스
    작성일
    13.12.18 11:22
    No. 4

    어쩔 수 없겠죠. 남자가 본 여자와 여자가 보고 느끼는 여자는 전혀 다를 테니까요. 아예 틀린 부분도 있겠고요. 글 쓰신분이 남자 분이시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여자주인공을 제대로 표현 할 수는 없지요. 특히 현실성 있게 그리려는 글이면 더더욱 그렇겠죠. 감정이입과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 하는게 거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 문학에서는 더 심하겠죠. 그러니 여주를 선택했다면 정말 많은걸 감내 해야되지 싶네요.
    한편으로는 대단 하다 생각해요. 게임으로 치면 다양한 아이템을 들고 시작하는 캐릭과 그렇지 못하고 맨땅에 해딩하는 캐릭과 비교될정도니까요. 겜을 좋아하다보니 시간지난겜을 암것도 안갖추고 육성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지요.
    여튼 여주 선택해서 글 쓰시는 분들 대단한듯 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엔트러피
    작성일
    13.12.18 11:38
    No. 5

    여주인공을 싫어하는 게 ...
    내용전개가 너무 연애방식으로 나가게되니
    글이 단순하고 캐릭터의 내면 감성으로 전개되니 읽기 싫게 되죠
    .
    다만 이걸 넘어서 다른 전개방식과 포스트를 잡는다면
    인기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엔트러피
    작성일
    13.12.18 11:39
    No. 6

    대표적으로 낙월소검은 정말 글 읽는 기분이 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3.12.18 11:40
    No. 7

    흠 화이트님 글은 잔잔하고 느낌이 좋은 여주인건 사실입니다.
    물론 여자인줄 모르고 보다가 여자라서 그만둔것도 사실임..
    여자라서 그만둔 이유는 여선장에 여부관이 저리 행동하는데 선상반란이 안일어난게 이상할정도라서 그만둔거지.
    글이 안좋아서 그만둔게 아니였음. 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3.12.18 11:43
    No. 8

    그리고 유명 여작가에 여주인공 채택한 책들이 있는데. 대부분 여주들이 남주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당연하다듯 어장관리를 하면서 완결까지 이용해먹다가 끝나는게 보여서 안보게 되더군요.
    예를 들어 버려진 왕녀였는데 환생한 여주가 들어가서 가족 운운하면서 오빠 2명에 남동생을 친해지게 만들고 그런 내용이 있는데. 웃기게도 가족을 강조한 여주가. 다른 공주는 섬에 쳐박아 놓더군요.. 이런 이중적인 태도에 이상한 남성상까지 겹치니 여주라고 하면 치를 떨게 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3.12.18 12:03
    No. 9

    저는 왠지 하차하신 분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혀 짐작도 못 하다가 알았을 때의 충격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거든요. 특히나 좋아하는 캐릭터일수록 그러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도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해서... 지금까지 그런 충격은 처음이었네요.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3 글빨.
    작성일
    13.12.18 14:01
    No. 10

    어느 부분을 보고 충격먹으셨나요 해변의 카프카에서?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3.12.18 14:22
    No. 11

    오시마요. 알게 되는 순간 이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걸 느꼈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칠월오일
    작성일
    13.12.18 17:53
    No. 12

    우선 그림이 무척 예쁘네요. 잘 그리셨구요^^ 저번에 전 여주라 잘 읽히지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보니 꼭 그것만은 아닌듯 하네요.
    저같은 경우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을 잘 읽진 않아도 처음부터 여자 주인공을 명확하게 인지시킨 소설들.. 특히 잘 쓴 소설은 끝까지 다 봤더라고요. 우선 예전 시드니섈던의 '내일이오면'은 너무 재미있어 몇번이나 읽었고요, 근래엔 '황금장미'란 장르 소설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렇다고 흰콩님의 소설이 재미가 없다는건 아닙니다.
    그래서 좀 생각을 해보니 '바람과 별무리'에선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분위기나 사람들의 이미지를 제 심상에서 구현을 해놨더랬죠. 꼭 얼굴이나 그런건 아니라도 주인공이 남자라는 이미지를 제 마음속에서 구현해서 주변과 동화시켜 놨는데 갑자기 남성상이 여성상으로 바뀐데에 대한 괴리감이 좀 생긴듯 하네요. 그래서 하차한것 같네요. 중간 중간 여성인걸 은연중 표현하신걸 캐치 못한건 제가 빨리 읽는게 습관화 되서인듯 하고요.
    여튼 저같은 경우가 좀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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