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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3.12.18 14:44
조회
1,387

크로캅-본야스키.jpg

ⓒ 격투용품 수집가 아이다호(박성수)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9·크로아티아)과 '플라잉 잰틀맨' 레미 본야스키(37·네덜란드)가 재격돌한다. 내년 3월 8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있을 '글로리15'가 그 무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년 슈퍼스타들의 충돌인 만큼 벌써부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둘은 한창 젊었을 적인 11년전 '2002 K-1 후쿠오카'에서 맞붙은바있다. 당시 기량에 물이 올랐던 크로캅은 막 상승세를 타고 있던 본야스키에게 한수 가르쳐주는 경기를 펼쳤다. 링 중앙을 차지한 채 계속적으로 전진 스탭을 밟으며 파워 타격의 진수를 보여줬는데 본야스키로서는 기세싸움에서 밀리며 변변한 반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크로캅과 본야스키는 비록 현재는 노쇠화로 인해 정상권 대열에서 멀어져있지만 여전히 이름값만큼은 최고인 파이터들. 왕년의 K-1을 기록하는 이들이라면 네임밸류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때문에 낭만의 시대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클래식매치가 될 전망이다.

'저격수' 크로캅과 '슬로우스타터' 본야스키

크로캅은 입식격투와 종합무대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흔치않은 파이터 중 하나다. 그보다 먼저 진출했던 브랑코 시가틱·사다케 마사아키 등은 아예 제대로 적응조차 못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도전했던 스테판 '블리츠' 레코는 자존심만 잔뜩 구긴 채 다시 입식무대로 돌아와야만 했다. 마크 헌트(39·뉴질랜드)·정도만이 최근 UFC에서 늦깎이 돌풍을 일으키는 정도다.

크로캅은 K-1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던 파이터다. 천적과도 같은 어네스트 후스트의 벽에 막혀 번번이 좌절하기는 했지만 그 외 파이터들과의 승부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았다. 단판승부에 굉장히 강한 면모를 보여 제롬 르 밴너와 함께 '원매치의 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크로캅에게 가장 아쉬운 요소중 하나는 K-1 그랑프리 우승이었다. 한창 때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대진운-천적관계 등이 겹치며 불운에 울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2012' 대회에서 제렐 밀러-파벨 주라블에프-이스마엘 론트 등 젊은 강자들을 상대로 내리 3승을 거두며 꿈에 그리던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K-1의 선수층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은퇴를 바라볼 나이에 노련미와 열정으로 난적들을 물리치고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대단하기만 하다.

본야스키는 K-1에서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보유한 선수 중 한명이다. 그랑프리를 무려 세 차례나 접수한 적이 있는 그는 최고 수준의 스피드나 스탭을 갖춘 것도, 그렇다고 일격필살의 파괴력이 돋보이는 타입도 아니었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파이팅스타일을 갖춘 개성 넘치는 파이터였다.

크로캅과 본야스키는 닮은 듯 다르다. 둘은 경쾌한 스탭을 바탕으로 난타전을 즐기지 않는 아웃파이터이면서도 강력한 화력을 갖추고 있어 기회가 오면 무섭게 몰아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저격수 스타일의 크로캅은 거리를 둔 상태에서 상대의 공격을 피해내다가 빈틈이 보이면 날카롭게 자신의 공격을 꽂아 넣는다. 반면 본야스키는 회피능력도 좋지만 웬만한 잔공격은 가드로 막아내면서 상대의 공세가 주춤할 때쯤 맹공을 퍼부어 버리는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다.

몸이 늦게 풀리는 본야스키는 초반부터 거칠게 상대를 공략해서 승부를 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경기를 길게 보고 가는 그는 가드부터 확실히 올린 상태에서 공수를 시작한다. 두터운 글러브 속에 숨어버린 그의 작은 안면은 맞추기가 매우 힘들다.

이에 상대는 본야스키의 가드 위를 힘껏 두들기는가 하면, 가드를 내려오게 하기 위해 옆구리나 복부 쪽을 공략하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바디와 하체의 맷집이 좋아 안면만 착실히 닫아놓으면 좀처럼 그에게 충격을 주기가 쉽지 않다.

본야스키는 웬만한 공격은 가볍게 흘리듯 맞아주면서 천천히 상대의 경기 리듬을 몸으로 느낀다. 가드를 하는 순간에도 작은 틈만 있으면 얼마든지 짧은 카운터를 낼 수 있으며 회초리 같이 꺾여 들어가는 로우킥은 후반에 가서는 상대의 기동력을 묶어버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무턱대고 본야스키를 향해 의미 없는 공격을 퍼붓다가는 외려 가랑비에 옷 젖는 식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본야스키를 상대로 중반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엄청난 반격을 각오해야 한다. 그는 서서히 타이밍이 맞아간다고 느낄 무렵 공격의 횟수를 높여가면서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중반부를 넘어가서 압박이나 체력이 떨어졌다싶을 무렵 급피치를 올린다.

뛰어난 방어 실력만큼이나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날카롭게 들어가는 공격력 역시 매우 강력하다. 펀치-무릎-킥 등을 아주 부드럽게 컴비네이션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라 아주 조금의 틈만 허용하더라도 치명적인 연타를 얻어맞을 수 있다.

크로캅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강한 임팩트였다면 본야스키는 안정성적인 측면에서 매우 우수했다. 그런만큼 천적 세미 슐트만 없었다면 3차례가 아닌 네다섯 차례 우승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는 평가다.

하지만 눈 부상으로 한동안 링을 떠나있는 동안 기량이 급감했고 예전 같으면 어렵지 않게 격파할 '더 킹 오브 더 링(The King of the Ring)' 타이론 스퐁(28·수리남)에게 최근 경기에서 KO패한 경기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이에 따른 노쇠화까지 겹치며 한창 때 기량을 상실했다.

과연 크로캅과 본야스키의 재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것인지, 황혼의 길목에서 다시 만난 레전드 충돌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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