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웹툰에서, 외계인이 지구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어서
지구를 정복하겠다고 ‘무기력 바이러스’를 퍼뜨리죠.
저는 지금 제 정신에 ‘열등감 바이러스’를 누군가 주사해버린 것 같아요.
정담에다가 자주 제가 가진 열등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는 했는데,
왜 열등감이 생기는 지,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젠 그것조차 잘 모르겠어요.
남과 나를 비교해봤자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고,
나자신에게 남는 건 오로지 부정적인 생각들 뿐이란 걸 알고 있는데도.
제 속에서는 뫼비우스의 띠 처럼 생각은 항상 그렇게
돌고 돌아, 또 했던 생각을 또 하고, 또 했던 생각을 또 하고,
스스로 한심하고, 으랏차 일어나자!하고 스스로 또 한심하고.
제가 열심히 달리고 있지도 않아요.
설렁설렁 걷고 있는데, 왜 나는 뛰지 않는가? 생각하고.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까 생각하고.
일 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대한 것이죠.
그래도 일상생활은 잘 이어나가고 있어요.
속에서는 나 자신이 나에게 계속 막 뭐라뭐라 지껄이는데
그 지껄임에 대꾸하면서도 겉으로는 그냥 일을 하고,
그냥 웃고, 그냥 걷고, 그냥 ㅡ 그냥 마냥 그렇게 생활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네요.
사람관계에서 오는 심력소모도,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요.
내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나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나도 없어졌으면 좋겠고요.
수없는 반복 속에 존재하는 모순도 싫고요.
아, 모르겠습니다. ㅡ
모르겠어요.
자고 싶어요. 많이.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