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로 북큐브나 조아라에서 돈을 내고 책을 보기에 네이버 북스토어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북스토어를 살펴보고 문득 든 생각입니다.
정액제 3000원. 빨리 보는 사람은 하루에 10권도 볼 텐데 그럼 책 한권의 가치는 90원(대여가 900원으로 되어 있기에 일단 이렇게 책정했습니다.).
과연 작가님들은 먹고 살 수 있을까?
대여점 때문에 장르 시장은 싸고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시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책 정가는 8천원이나 9천원이지요. 하지만 대여점이 대세가 되어버린 뒤로는 누가 책을 사서 봅니까? 그냥 대여점 가서 빌려보지.
때문에 책 한권의 가치는 8백원이나 9백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에 맞게 질도 적당히 떨어지고요.
그런데 네이버에서는 정액제(자유이용권)로 가치를 더 떨어트려 놓았습니다. 과연 네이버 이용자는 책을 사서 볼까요, 대여해서 볼까요, 아님 정액제로 볼까요? 사서보면 권당 3200원, 대여해서 보면 900원, 정액제로 보면 90원. 저 같아도 자유이용권 끊어서 보겠습니다.
조아라에도 이와 비슷한 게 있습니다. 프리미엄과 노블레스죠. 프리미엄은 편당 50원의 과금제이고, 느블레스는 정액제죠. 하루 1500원 끊으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아라는 좀 다릅니다. 일단 그곳에서 연재하는 작가들이 출판사 쪽 작가가 아니라는 것과 장르 외에도 19금이나 BL들이 대세라는 것이죠. 또 조아라와 네이버, 매체의 파급력도 천지차이입니다.
물론 조아라도 나름 문제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기(순위권 10등 내의 작가님들) 작가님들의 하소연들을 본 적이 있는데,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순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몇 편씩 글을 올리거나 다작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글 쓰는 공장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필력은 좋지만 속도가 느린 작가는 시장에서 도퇴되겠죠. 그리고 한달에 두 권, 세 권 못 쓰는 작가도 도퇴되겠죠.
이 토로는 네이버 북스토어 작가님들에게도 적용이 될 것입니다. 당장에는 독자들을 싸게 유입할 수 있어 소득이 늘지 모르겠지만, 그들 독자들이 대충 다 읽으면 그 다음부터는 소득이 확 떨어지겠지요.(혹시 네이버 북스토어의 독자들이 90원자리 정액제 놓고, 3200원짜리 구매, 900원 짜리 대여를 하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그렇다면 신작을 계속 써야 한다는 건데, 그것도 조아라의 경우를 봐서는 정액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작을 해야합니다. 한달에 두 권, 세권 쓸 수 있는 작가님이 과연 몇 %일까요? 그리고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과연 1, 2년 뒤에도 그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능력 있는 작가님들의 외면과 이탈로 작품의 질은 더욱 떨어질 것이고, 이에 실망한 독자들은 다른 저렴한 즐길거리(게임)를 찾아 떠나겠지요.
그렇다고 장르 시장이 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열정이 있는 작가님과 독자님이 있다면요. 그러나 시장이 지금보다 더 축소될 것은 뻔하고, 작품의 질이 확 떨어질 것도 뻔하네요.
이미 대여점 시장을 통해서 한번 떨어졌지요. 그 까이는 양판소도 대여점 시장에서 생겨난 것이고요. 설마 조아라 노블레스 작품들이 드림북스나 로크, 파피루스, 청어람의 이름 있는 작가님들 보다 더 재밌고 잘 썼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틀릴 수도 있겠지만, 전 작가님들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대기업에 쪽쪽 빨리는 중소기업처럼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저 혼자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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