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피아 비평란의 일에 의해 정말 궁금한 생각이 들더군요. 명예훼손죄가 어디까지 해당되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해당 작가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주말에 짬을 내어 지인분이 하시는 지방 변호사 사무실을 내려갔다 왔습니다. 친분이 있는 분이라 술 한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으며 지인분과 나눴던 대화와 자료를 토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관심 없으신 분들은 안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우선 명예훼손죄의 사전적 의미는 대부분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왜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아마 눈치채신 분도 계실겁니다.
요 근래 문피아에서 작가분의 명예훼손죄로 인한 고소를 하겠다는 분이 두 분 계셨던 것으로 압니다.
고소의 이유는 비평란에 누군가가 올린 해당작가의 작품에 대한 지나친 비평이 명예훼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밑의 댓글들을 단 분들도 명예훼손죄의 대상이 되실 수밖에 없겠지요.
사실 비평란은 그 특성상 지나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비평글도 올라오게 마련입니다. 또한 그 비평글들에 더 심한 댓글이 달리는 경우도 허다하죠.
이번에 거론이 된 책의 경우 여러번 비평란에 올라왔고, 또한 독자들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작품이라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책에 대해 비평을 하거나, 혹은 그것이 비난에 가까울지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이 될까요? 지인분은 그것은 힘들다고 합니다.
생산된 결과물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며, 책에 명예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는 것이죠.
신문사든 잡지사든 전문적인 비평가들이 있습니다. 이 비평가분들은 비평요청이 오지 않아도 비평을 하는데 그 비평이 도를 넘는 경우라도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책이든, 노래든, 영화든 그것을 함부로 도용하거나 사용하면 저작권법에 의해 처벌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에 대한 평가는 정당하다는 겁니다. 예외가 있다면 존재하지 않는 사실에 대한 날조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존재하지 해당 작품에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사실처럼 유포하여 금적적, 혹은 정신적 피해를 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생산물은 그 평가가 다수의 이익에 반영될 수 있기에 평가가 정당하다는 것이죠. 이것은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봐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잘못된 음식, 물건을 고발해 다수가 그 사실을 알게하는 것이죠. 이 경우 해당 업체에서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서 선행되는 것은 '사실의 확인' 입니다. 사실의 확인이 없으면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죠.
어느 정도 선에서는 주관적인 의견도 받아들여진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어 '그 책이 재미가 없었다. 읽는 내내 지루했다.' 와 같은 주관적인 의견은 상관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이제 문제가 된 작가의 개인에 대한 비난은 어떻게 되는가?
우선 악성댓글은 명예훼손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악성' 댓글인데요.
어떤 부분까지 악성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지인분 얘기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의 얘기는 확실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보통 가장 흔한, 또한 가장 많이 처벌이 되는 악성댓글은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다는 경우입니다.
이미 모 연예인의 사망설이라던지, 결혼설 등으로 해당 댓글 작성자가 잡혀가는 것은 많이 보셨을 겁니다.
즉 허위사실을 대중이 볼 수 있는 곳에 유포했다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 됩니다. 이 경우 최초유포자를 주로 처벌하며, 그 외의 유포자들에 대해서는 보통 벌금형이 내려지게 됩니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약 50만원 정도의 벌금형이라고 합니다. 최초유포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쳐해진다고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사안에 따라 다르니까요.
그렇다면 예를 들어 '작가의 정신상태가 이상하다. 이해할 수 없다.' 같은 댓글은 어떤가요? 라는 질문에는 그런 애매모호한 글은 명예훼손죄가 성립되기 힘들다. 변호사의 역량에 달렸겠지만 가해자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처벌이 힘들 가능성이 많다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즉, 작가의 정신상태를 논할때 그 기준이 되는 것이 작성자 개인이 될 경우, 나와는 정신상태가 다르다. 이해가 안 간다. 정도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고로 정말 일부를 제외하고 문피아 내에서는 명예훼손까지 가는 글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범주 안에 들어있다는 것이죠. 사이트의 특성상 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니 분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소에 대한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 이유는 '협박죄' 때문입니다.
'자꾸 이러이러하면 고소하겠다.' 라고 하는 것은 협박죄에 해당되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성립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책의 제목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자꾸 그 책을 언급하면 고소하겠다.' 라는 것은 오히려 협박죄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고소 자체가 피고소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만큼 협박죄가 성립된다는 것이죠.
이번에 저의 경우 네이버 네티즌 리뷰란의 글을 링크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 있어 그것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위에 적어노았듯이 유포자의 경우에 해당하며 재수없으면 벌금 50만원 물 수도 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이 명예훼손죄는 허위만이 아니라 사실을 말해도 성립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단, 사실을 말해 성립되는 경우는 당사자간의 약속이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경우를 말합니다. A가B에게 '나 가발쓴 거 비밀이다.' 라고 했는데 B가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했을 경우 성립되는 것이죠.
사실 인터넷 등에서 댓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는 경우보다는 실제론 '모욕죄'가 성립되어 형을 받은 경우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명예훼손은 그 구분이 애매하지만 '개xx, 열여덣xx' 같은 것들은 구분이 쉬우니 바로 모욕죄 처벌이 된다는거죠. 그에 비해 명예훼손은 그 구분이 상당히 애매합니다.
또한 금전적 손실이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중한 벌금형을 내릴 수 있는데 그것을 밝히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정신적 피해의 경우 피해자가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우며, 그 제시는 '정신과 진단' 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입으로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고 해도 실제로는 보상받기 힘들다는 겁니다. 또한 금전적 손실의 경우 책의 특성상 명확히 하기가 힘듭니다.
현재 책의 판매는 대부분 도서대여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판매액도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손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분명히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리고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니 그 손실액을 책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죠. 만약 명예훼손이 되었다고 했지만 판매량은 증가했다면 명예훼손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또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시면 그 부분에 대한 사실확인이 선행됩니다. 물론 피고소인과 대충 합의보고 끝내면 모르겠지만 법정싸움이 되면 무조건 사실확인이 우선됩니다.
이미 연예인들의 학력위조 논란 등으로 많이들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위조 혹은 조작된 것이 사실이냐의 여부를 가리고, 그것이 사실이라 판명되면 오히려 무고죄로 역고소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A의 사진을 보고 B가 '사진 조작했네.' 라고 해서 A가 명예훼손죄로 고발한 경우. 이 사진의 조작여부가 드러나면 B가 무고죄로 역고소가 가능한 겁니다.
정치인들이 의심스러우면 무조건 찔러보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비평란에서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그것에 대해 작가 본인이나, 독자들이나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좋지 너무 지나치게 행동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해당 작가님이 그 전에 비슷한 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재미있게 읽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재미를 떠나서 오타나 문법적 오류가 싫더군요.
벌써 문피아에서 두 번째 고소하겠다는 작가분을 보았는데 그 전에 작가의 명예는 좋은 작품이 아닐까요?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을 들고 와서 코를 납작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명예를 지키는 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PS. 이것은 개인적으로 화가 나서 씁니다. 해당 작가님이 보실런지는 모르겠지만 문피아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해당 작가님의 글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그런 사이트가 아닙니다. 독자들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작가분들이 공유하는 그런 사이트라는 겁니다. 개인의 울분과 억울함을 넘어서서 문피아까지 비난하신다는 것에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이 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번엔 황당한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해당 작가님 사이트에 들어가서 올리신 글들도 읽어 보았구요. 물론 지나친 행동을 한 사람들도 잘못입니다. 정말 작가님의 말씀대로 조폭을 동원해서 협박을 하고, 부모욕에 가족욕까지 했다면 처벌이 마땅하지만 그것은 욕을 한 이들의 소양이 부족한것이지 문피아나 여러 다른 독자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곳 사이트의 아이디가 없는 관계로 댓글은 남기지 못했지만 올리신 글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지나친 반응을 보이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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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대화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쓴 것이라 조금 두서가 없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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