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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NDDY님 소재를 보고 써봤어요.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2.03.13 18:14
조회
366

역시 소재셔틀! 막장의 귀재! 전설의 셔틀! 나는 뭐지? 나는 쓰래기 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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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대답은 뻔하다.

금은보화, 전설의 신물, 고대의 유산.

뭐, 다들 약간씩 다르지만 뭐 근본적인 대답은 똑같다. 하지만 나에게 저 질문의 대답은 조금 다르다.

금은보화? 보물은 맞다. 전설의 신물? 당연히 보물이지. 고대의 유산? 이게 보물이 아닌게 있나?

하지만 나에게는 그리 큰 가치를 지니지는 못했다. 평생 동안 찾아온 것이 저런 보물이고,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보물을 발견...이라기 보다는 도굴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답은 금은보화도 아니고, 전설의 신물도 아니며 고대의 유산역시 아니다. 그것들은 지금까지 다 찾아왔다. 아직 못찾은 것도 많지만, 그것 역시 앞으로 찾을 수 있는 보물들.

나에게 진정한 보물은 무엇일까? 평생을 걸쳐서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있는 확률은 적으며, 엄청난 실패 끝에 포기할 수도 있거나 절망에 빠져서 찾다가 자살해버릴수도 있는 그런 보물은.

나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저 하늘의 태양처럼 밝지만 닿을 수는 없는 그런 보물이 무엇인지.

그 보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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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아, 그래서 내가 말이야...

-내가 왕년에는 날렸거든!

-자! 마셔! 마셔! 오늘은 마시고 죽는거야!

노동자들, 도박꾼들, 한량들과 그냥 시민들. 그들이 모여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술집. 대부분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이고, 평범한 사람들이며, 평범할 사람들이지만, 가끔씩 그 속에서는 누구보다 특별하고 비범한 사람들이 섞여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특별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냥 저들끼리 웃거나 울면서 떠들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노력을 할 뿐이었다.

바로 여기있는 이 사람 역시 비범한 사람이다.

"끄으... 제기랄... 또 차여버리고 말았어... 으흐흑... 왜 나를 버렸나요... 흐흐흑..."

뭐, 여자에게 차여버리고 질질 짜는 모습은 절대로 비범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제기랄... 이게 도대체 몇번이야... 진짜 몇번이지? 셀 수가 없어서 더 슬프다! 젠장!"

확실히, 이 찌질... 아니, 남자는 지금까지 몇 번도 아니고, 몇 십 번도 아니고, 몇 백 번이나 차였다. 지금까지 딱 구백번. 가히 제왕이라고 불릴 수 있을정도로 많이 차여본 남자이다.

"젠장... 망할 놈... 감히 나를 버려두고 자기 혼자만 여자친구를 만들어? 망할 새끼! 나를 배신하다니! 망할 놈!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딱 그 꼴이구나! 평생을 같이 했으면서 배신을 하다니..."

괜히 여자친구를 사귄 친구를 욕하면서 또 술을 들이킨다.

사실 이 남자, 병ㅅ...아니, 찌질...어쨋든 병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꽤 잘나가는 도굴꾼...아니, 트레져 헌터다.

항상 친구와 2인조로 행동하며, 전설로만 남겨진 고대의 무덤과 유적들을 발굴해 낸 도굴ㄲ...아니, 트레져 헌터계에서는 가히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돈도 많다. 능력도 좋다. 얼굴도 나쁘지 않다. 인맥도 넓어서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왜 900번이나 차였을까? 지금까지 남자를 찼던 여자들이 말하는 이유는 대부분 같다.

-에? 왜 찼냐구요? 글쎄요... 그냥 본능적으로 싫었어요.

-그냥 뭐... 말하긴 힘든데요... 친구로는 좋지만 연인으로는 좀...

-음...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서 그런데요.

이 세가지 이유. 돈이 많아도 선물밖에 못했다. 능력이야 도굴하는 능력으로는 어필도 잘 못했다. 얼굴이야 길거리에서 돌아보면 수두룩 할 정도로 평범한 얼굴. 인맥이 넓은건 도움이 된다지만 다시 여자를 만나서 차이는데 도움이 될 뿐이었다.

꿀꺽꿀꺽. 남자는 또 술을 위장으로 처박았다.

"으흐윽... 천 번을 차이면 영원히 솔로로 남아야 한다는데... 이러다가 진짜로 천 번을 차이는거 아니야? 아니면 벌써 천 번을 차였지만 모르고 있는걸수도..."

인디아나 존스와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모험을 하는 도굴꾼이지만, 지금은 여자에게 구백번 차인 엄청난 솔로에 지나지 않다. 그런 남자의 마음도 모르고 그의 앞 테이블에는 바퀴벌레 커플이 염장질을 거하게 하고 있었다.

"우웅~ 쟈기양~ 아앙~"

여자는 애인의 입으로 음식을 가져다주고,

"아앙~ 맛있다! 자기가 먹여주니까 너무 맛있어~"

남자는 또 맛있다고 먹었다.

도굴꾼은 왠지 모르게 분노를 느꼈다. 평소라면 절대로 할 짓이 아니지만, 여자에게 차인데다 술까지 마신 도굴꾼은 자기도 모르게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쨍그랑!

"꺄악! 자기야, 무서워!"

"아니, 갑자기 컵은 왜 깨지지?"

거창한 일은 아니고 그냥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속도로 커플의 술잔을 깨버리기만 했다. 하지만 커플은 커플인가. 그들은 이것을 빌미로 더더욱 달라붙었다.

"제기랄... 이러고 있어봐야 뭐하나. 집에나 가야지."

도굴꾼은 커플을 떼어놓으려는 것을 포기하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사실 이제는 좀 무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굴꾼은 일어나지 못했다.

"손님. 이제 가시려구요?"

여자 종업원이 말을 걸었기 때문. 사실 마침 지나가는데 도굴꾼이 일어서기도 했고 혼자서 질질 짜면서 술을 마시는 도굴꾼이 신기하기도 해서 형식적인 인사를 했을 뿐이지만, 도굴꾼은 그것으로도 행복했다.

"아뇨. 잠시 옷을 추슬렀을 뿐입니다. 맥주 한 잔 더주세요."

도굴꾼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 앉았다. 술을 더 먹고싶지는 않았고 술이 약간 남아있기도 했지만 계속 여 종업원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예. 맥주 한 잔이요?"

역시 영업용 미소이기는 하지만 웃음을 지어주는 여 종업원. 도굴꾼의 눈에는 천사의 미소였다.

"네. 맞아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

도굴꾼이 작업을 걸려고 하자 종업원은 휙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빠르게 몸을 틀어서 사라졌다. 사실 여 종업원은 도굴꾼이 다음에 할 말을 몰랐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거부감탓에 몸을 돌려버리고 만 것이다.

도굴꾼은 또 차여버렸다는 생각에 울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차였다고 할 수도 없는 헤프닝이었지만 도굴꾼은 울어버리고 말았다.

"젠장! 이 병신! 왜 살아! 이 병신같이 왜 살아!"

쾅 쾅! 도굴꾼은 책상에 머리를 박으며 울부짖었다. 아무리 술집이라지만 도를 넘은 진상에 사람들은 잠시 도굴꾼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어디 취객이 진상부리는게 한두번인가. 사람들은 다시 흥미를 잃고 자신들끼리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도굴꾼에게 흥미를 잃지 않은 남자가 한 명 있었으니... 그는 도굴꾼의 테이블로 다가와 묻지도 않은채로 의자를 빼서 도굴꾼의 앞에 앉았다.

"뭐야? 여긴 내 자리야! 당신도 나를 비웃는거야?"

도굴꾼의 진상을 들은 남자는 도굴꾼을 비웃었다.

"훗, 그래. 비웃었다. 네 꼴을 보니 도무지 웃지 않을 수가 없더군."

이자식! 하고 남자의 멱살을 잡는 대신 도굴꾼은 테이블에 엎드리고 다시 울었다.

"그래. 나 병신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900번 차인 병신이라고!"

남자는 더더욱 짙은 웃음을 띄웠다.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우드득! 도굴꾼은 목에서 엄청난 소리가 나는 것도 모르고 엄청난 소리로 고개를 들었다.

"그래! 만들고 싶어!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지?"

"모든 일에는 다 그게 맞는 기술이 있어. 연애에도 마찬가지로 연애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 그 기술을 알려줄게. 단, 조건은 당신이 평생동안 찾아온 보물의 반. 그리고 앞으로 찾을 보물의 삼분의 일을 원해."

도굴꾼은 할 말을 잃었다. 뭐, 거부할 수는 없었지만.

평생 동안 전 세계의 보물을 도굴해온 전설의 트레져 헌터. 지금껏 그가 찾지 못한 보물은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찾지 못한 단 한 가지의 보물이 있다. 바로 여자친구. 모든 전설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전설의 보물이지만 실존하는 여자친구를 발견한 적은 없었다.

그런 그에게, 여자친구를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줄 남자가 나타났다.

천 번을 차이면 영원히 애인을 만들 수 없다. 지금 도굴꾼이 차인 횟수는 정확히 구백번. 그는 애인을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백 번 더 차이고 영원히 애인을 만들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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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져? 걸 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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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주인공이 트레져헌터라는 사실은 중요한 내용이 아니게 됐네요.

... 쓰면서 눈물을 흘렸음.


Comment ' 3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3.13 18:16
    No. 1

    현대물로 만들 수도 있고 판타지로 만들 수도 있네요. 무협으로도 쓸 수 있는 전천후 막장소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3.13 18:20
    No. 2

    아, 남자가 연애의 기술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연애의 기술이 쓰여진 책자가 있다는 전설을 알려준다는 설정으로 해야 더 재미있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2.03.13 19:43
    No. 3

    이분 또 주워가셨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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