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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4 풍류랑.
작성
12.01.09 02:36
조회
876

이글은 밑에 댓글을 달다가 지나치게 길어져서 평소에 담고 있던 제 생각을 써본것 입니다. 논란을 일으키려기 보다는 그냥 한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썼습니다.

재미라는것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낍니다. 왜 같은 코미디를 보고도 누구는 "재밌다"고 느끼고 누구는 "보통이다."라고 느끼고 누구는 "재미없다."라고 느낄까요? 그것은 그 사람의 경험과 취향, 그리고 어쩌면 수준의 차이에서 비롯될수도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드래곤 라자는 좀 지루한 후치의 모험 이야기라고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그냥 신나게 때려부시고 주인공 킹왕짱 하는 소설에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학업의 스트레스를 풀어낼수도 있습니다. 어떤 여학생들은 BL 물을 훨씬 더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대게의 남자들은 거들떠 볼 생각조차 하지 않겠죠. 이런것처럼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은 없습니다.

취향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또 이런 시각도 있습니다.

작가들에게 수준이 있는것처럼, 독자들에게도 수준이 있습니다.

이는 취향을 떠나서 독서가 쌓이면서 느끼게 되는 재미의 질에 대한 이야깁니다. 어쩌면 아래 글쓴이님이 말하고자 하는 지점일수도 있겠네요.

어렸을때 가령 매우 즐겁게 읽은 판타지소설이 있다고 합시다.

중학생때 심장이 뛰게 재밌던 그 소설은 더이상 사회생활을 하는 저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것은 유치하고, 스토리가 인과가 맞지 않으며, 지금 보니 문장의 오류까지 눈에 띱니다.과거의 즐거움을 느끼던 나와, 성인이 되어 많은 경험과 독서로 성장한 나에게 있어서 재미를 추구하는 차원이 좀 더 높아진 까닭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그렇게 어딨냐, 그건 취향이 변한것 아니냐?"

라고 반문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서라는 것은 "독서력"이라는 것을 함양시키게 되고 책을 읽고 읽고 세상을 보는 관점과 틀이 조금씩 바뀌는 것에 따라 의식과 정신의 세계는 확장되게 됩니다.

우리의 정신은 나이가 들수록 통합을 향해 나아가며 사회의 전분야에 대해 연관짓기 시작하고, 남을 이해하고 관용하는 마음이 자라나면서 관대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책은 이러한 정신의 발전에 좋은 거름이 됩니다.

그러한 "정신의 발전"을 경험한 사람은 속된말로 좀 더 고상해지고 유식해 지는 관계로 점점 독서의 수준을 높이고자 합니다.

거기서 독서의 질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배부른 돼지로 살기보다, 배고픈 철학자이고 싶은것은 인간의 행복에도 질의 차이가 존재하듯이, 책에도 질의 차이가 존재함입니다.

책의 무게가 같다고, 책의 가치 마저 같지는 않습니다.

단지 시간을 죽이는 킬링타임으로서의 책이 있고

머리를 싸매고, 몇페이지 읽고 다시 멈춰 고민하고, 읽다가 심장이 터질것 같고 혜안을 갖게하는 책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살면서 3000권의 책을 읽기도 힘듭니다.

여기서 3000권은 한달에 한권씩 찍어내는 장르소설을 지칭함이

아니겠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연담지기님에 의해서 문피아 - 하 - 연재한담 (s_9) 에서 문피아 - 하 - 강호정담(fr1)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01-09 05:22)


Comment ' 12

  • 작성자
    Lv.8 Aires
    작성일
    12.01.09 02:41
    No. 1

    동의합니다. 하지만 장르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다, 읽으면 안 된다 하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굳이 대여점에 국한될 게 아니라 서점을 겨냥한 작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요. 현재의 장르소설에는 특유의 재미라던가 특징, 색깔이 있고 이는 고전 명작 소설과는 많이 다르니까요. 또 고전에만 좋은 작품이 있는 건 아니죠. 어떤 면에서 보면 최근에 잘 나가고 잘 쓴 글은 고전보다 더 배울 점이 많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Aires
    작성일
    12.01.09 02:43
    No. 2

    아 근데 '장르소설 = 대여점 소설' 이라는 공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장르소설이라고 하면(이 단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는 걸로 압니다만) 서점에서 유통되는 추리, 스릴러, 공포, SF에 대여점 서점을 겸하는 로맨스 등도 포함되니까요. 또 대여점으로 유통되는 작품들 중에서도 좋은 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시장에서 활동하는 글쟁이라면 그런 글들은 꼭 챙겨봐야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풍류랑.
    작성일
    12.01.09 02:45
    No. 3

    음 읽지 말자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저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옥천사
    작성일
    12.01.09 03:07
    No. 4

    전 주로 추리와 순수문학을 많이 읽습니다. 판타지 소설은 접하지 않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1.09 03:14
    No. 5

    흔히 말하는 순수문학 우월론은 아니겠지요. 고전이라는 것이 인문학 서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고전을 읽는것이 장르소설 읽는것보다 유익하다는 의견을 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기여잘있거라와 같은 오래전에 출판된 소설을 의미한다면 고전이 장르소설보다 낫다는것에 반대하겠습니다.
    장르소설 중에 양판소와 같은 비슷한 플롯을 가진 킬링타임용도 있지만 작가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탄생시킨 작품도 있습니다. 특정 소설을 두고 수준이 낮다 높다를 논할 수는 있어도 순수문학이 장르문학보다 낫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장르문학에 대해 정의를 내렸어야 더 명확한 논의가 이루어지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냥 이 질문만 하나 하겠습니다. 당신에게 영웅문은 무협입니까? 문학입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풍류랑.
    작성일
    12.01.09 03:17
    No. 6

    말씀 들어보니 "장르"소설이란것을 전체를 뭉뚱그려서 그 범위와 한계를 정하지 않았네요.
    이 대답이면 충분하겠습니다.
    "영웅문은 저에게 문학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속눈썹
    작성일
    12.01.09 08:06
    No. 7

    제목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Host
    작성일
    12.01.09 08:54
    No. 8

    유수행.....ㅠ_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아자씨
    작성일
    12.01.09 09:08
    No. 9

    책이든 독서든 훌륭한 것이 있을뿐 우월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물론 맞추법도 잘 못맞추는 소설에 갖다 댈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조차도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기 못올라갈것같이 솟은 산만 산이고 우리집 뒤에 30분이면 올라갈 작은산이 산이 아닌건 아니죠.
    그리고 고래부터 당대까지 머리까지 쥐뜯으면서 당파 싸움하는건 모두 식자층이고 고상해 졌어야 할 석학들입니다. 그들이 책을 안 읽었을리는 없고... 그런의미에서 저는 독서란 많이 읽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한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우의 춘추처럼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강시우
    작성일
    12.01.09 10:23
    No. 10

    제 글은 연담에 남아있는데 이 글은 옮겨져왔군요.

    제 글에도 댓글을 달았지만
    어제 술에 취해 너무 거칠게 써서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읽지 말라"

    는 말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본문과 댓글로도 말했지만, 저는 김용 소설과 은하영웅전설, 반지의 제왕, 아시모프나 커트 보네거트 소설 등도 이미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전이라고 "오래된 순수문학"만을 의미한 것도 아닙니다.
    '코스모스' 같은, 고전이 된 과학 입문서 등과 소위 말하는 인문학 필독서 등을 모두 포함해서 한 말이었습니다.

    그 글을 쓴 계기는 사실 단순했습니다.
    많은 글에 맞춤법 실수와 비문, 설정 오류 등이 난무하는데, 그런 걸 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다수 장르소설이 거의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시겠지요.
    좋은 문장을 더 많이 접하고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고전을 읽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글을 쓴 대상은 장르소설 독자가 아니라 작가지망생이라고 말했지만,
    조금 더 엄격하게 말하면 인기를 끌어 대여점을 휩쓰는 소설을 쓰고자 하는 분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분들에 한정해야겠습니다.
    꿈은 크게 가져야지요.
    그리고 그게 현재 장르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길이 되리라고 믿고 있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본문과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한가지 덧붙이자면,
    산울림의 김창완에게 어떻게 그렇게 독특한 음악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형제들이 모두 어려서부터 음악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더군요.
    물론 이건 대단히 예외적인 경우지만 시사하는 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 showdown
    작성일
    12.01.09 12:41
    No. 11

    요즘 대여점용들이면 수억권 갖다 놔도 고전에 써진 명대사 한줄만도 못함... 그냥 잊혀지고 마는 것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1.09 13:26
    No. 12

    쾌락에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은 없습니다.
    어디에든 배울건 있지요. 보이지 않을뿐이지
    고전에 써진 명대사 한줄도 실천 못하면서
    까는사람들도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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