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세상에는 취향이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것 같습니다

보통 판타지에서, 아니, 실제 역사에서도 서양 귀족들의 이름에는 미들네임으로 폰, 혹은 드, 라는 단어가 쓰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들 알고있는 것처럼 작위를 나타내는 용도가 아니라 출신 지역이나 가문을 알려주는 용도지만 분명히 실제 역사에서도 쓰였고, 이건 확실하진 않지만 현재도 이름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번에 폰, 혹은 드 자가 들어간 이름이 인터넷 상의 아이디나 소설 등에 쓰이면 어깨에 힘주려고 만든 이름이라며 싫어한다는 분이 계시더군요. 벽돌 백만장을 어깨에 올려다놓은 느낌이라나;;

아니, 그러면 중세서양을 문화적 배경으로 한 한국 판타지에서 귀족 미들네임으로 대체 뭐를 쓸까요, 아니, 그냥 미들네임을 쓰지 말라는건가…

닉네임이야 멋있는 거 좋아하는 건 사람본능이고 한데 말이지요…

여기서 아크나나이 폰 슈벨로쿠라는 이름이 중2병 돋거나 혐오스럽다거나, 벽돌 백만장을 어깨에 올려놓은 느낌이라고 여기시는 분이 많은가요? 그렇다면 제 소설이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슬픈 가정이 진실이 되는군요…

비류연, 류시연 같은 ㄹ자 돌림이나 일본어도 혐오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일본어야 일본인이 주인공이 아닌 소설에서 쓰이면 한국인으로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ㄹ자 돌림은 도대체 왜 혐오하는 건지 저로서는 도저히 짐작이가지 않습니다. 그냥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혐오스럽다고 하시니;;

문득 드는 생각이 저처럼 등장인물 이름을 라틴어나 그리스어를 조합해서 쓰는 사람은 경멸(…)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독자의 재미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묻고 싶습니다.

판타지의 아크나나이 폰 슈벨로쿠뿐만 아니라 무협의 백천무, 비류연, 류시원 같은 이름을 싫어하시는 분이 정말 많은가요?

[대해적]

그런 의견은 그냥 필터링 하세요.

[콤니노스]

그런거 싫어하는 사람 많이 있습니다. 과하게 멋부린 이름은 좀 그렇죠. 그 외에 어디서 갖고 왔는지 딱 티나는 이름들도 그렇고; (은영전 제국 무장들 이름은 정말;;;)

[묘로링]

이름은 케릭터성을 나타내는 주요한 상징성을 지녔는데, 어휘자체의 아름다움만 강조하면 역시 좀 슬프죠.

[체셔냐옹]

(본명)(어렸을 때 아명)(새로 지은 이명)(아버지 이름)(관직명)(작위명)(~의를 나타내는 조사 폰, 반, 데, 드, 샤)(영지명)(성씨) 라고 이름을 지을 경우

[제임스 존 타르타인 헨리 제너럴 듀크 폰 하멜른 보엔투르스]라는 이름도 가능하지요.
하멜른 지방의 보엔투르스 가문 사람인 공작이자 장군이신 헨리의 아들 제임스 존 타르타인 이십니다. 가 되겠네요. 아, 저건 그냥 제가 즉석에서 막 지은 이름입니다. 실존 인물 아니에요.
하지만 전 이게 과하게 멋부린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름에는 의미가 있지요. 시팅 불(아메리카 원주민)이란 이름에 의미가 있듯이, 제 이름의 한자를 풀이하면 의미가 있듯이 그 동네 사람들도 이름에 의미가 있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적절한 실존 인물 예시.
테오프라스투스 필리푸스 아우레올루스 봄바스투스 폰 호엔하임
가운데에 이명인 파라켈수스도 넣어 줍시다.

[R.U.이나바]

그래서 전 어깨에 힘 넣고 다니기 위해 이반 이바노비치라는 이름을 씁니다. 이반의 아들 이반. 아빠 이반 아들 이반 손자 이반….

[슈크림빵이]

참 귀족 이름을 보면. 딱 어디서 본것같은 이름들이 넘칩니다.
거의다 은영전. 또는 일본애니. 히융.. 답이 안나오죠.
짜집기라고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