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애였지요.
저도 지금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처음엔 그냥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그냥 같은 반.
근데 5학년이 ㅤㄷㅚㅆ습니다.
또 같은반
6학년이 ㅤㄷㅚㅆ습니다
또 같은반
어째 절친보다 같은 반 되는 해가 더 많은 겁니까.
그래도 그때까진 상관없었습니다.
근데 전 그때 당시 해리포터를 읽고 있었습니다.
아주 심하게 빠져서 덤블도어의 풀네임을 모두 외웠죠.
그 여자애는 전교 1등이었습니다.
근데 저랑 짝지가 ㅤㄷㅚㅆ죠.
그냥 공부했습니다.
어느날 전 해리포터를 읽었습니다.
걔가 말을 걸더군요. 주로 해리포터 이야기.
말조차 얼마 없었길래 그냥 하나하나 다 대답했습니다. 선생님 말씀 놓치면 안되는 고등학생이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여름방학이 지났습니다.
어째 물어보는 말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젠 누가 더 많이 아나 내기를 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목석이었던 전 그냥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답했습니다.
제 절친이 있었습니다.
근데 걔는 맨날 그 여자애한테 맞고 다녔습니다.
걔가 하루는 저보고 왜 자꾸 때리느냐, 좀 막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에 여자애가 친구를 때려요 라고 쳤습니다.
답변
좋아하네요
좋아하네요...
좋아하네요...
헐.
굳었습니다
머리에 똑똑히 되새겼습니다.
다음날 친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친구는 갑자기 정색.
어쨌든 친구는 그 이후로도 맞고 다녔습니다.
한편 걔는 항상 저한테 해리포터 문제를 냈죠.
루핀 교수의 교수실에서 해리가 처음 본 것이 무엇이었느냐
그라인딜로우다.
저도 참... 목석에 미쳤었네요.
근데 걔가 나중엔 저까지 때리더군요.
사귀었을까요?
아뇨.
걔는 절 진심으로 때렸습니다.
학기말에는 때리는 손을 잡고 뿌리친 다음 튀었습니다.
절친과 함께.
로맨스 따위 나에겐 그저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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