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입문] R. 카르납
이 책을 읽어 보면,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법칙law’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자연 현상의 배후에 있는 어떤 규칙성을 말로 표현한 것이 법칙이라고 합니다.
자연 현상의 배후에 있는 어떤 규칙성을 발견하려면, 우리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그 규칙성을 추리해 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추리 과정에서 어떤 추리는 올바른 추리일 것이고, 또 어떤 추리는 틀린 추리일 것입니다.
올바른 추리인지 틀린 추리인지를 가려내려면, 우리는 그 추리에 따른 결과를 예상해 보면 됩니다. 예상과 실제가 일치하면, 올바른 추리라고 인정되고, 예상과 실제가 불일치하면 틀린 추리라고 인정됩니다.
법칙 중에는 다른 법칙들을 포괄하는 상위의 법칙이 있습니다. 이런 상위의 법칙을 특히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상대성 이론theory’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법칙이 아니라, 그 밑에 여러 법칙이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음양오행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개념이고 법칙입니다. 물론 이 법칙은 한 마디로 구라입니다. 거짓말입니다. ^ ^ 올바른 추리인지 엄밀하게 따져 본 뒤에 확립된 것이 아닙니다. 중국인들은 과학을 별로 발전시키지 못했습니다.
만약 음양오행이 올바른 법칙이라면, 우리는 무엇인가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음을 발견했다거나 양을 발견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짐작하기로는 음양오행은 어떤 집합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학에서 말하는 집합은 원소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음양오행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원소의 조건이 복잡한 집합.... 이게 음인지 양인지, 수인지 토인지 분간이 안 되는 집합.... 그러다 보니, 마냥 어렵고 마냥 헷갈리고 마냥 아리송한 집합... 이런 걸 집합이라고 보기도 참 그렇지요.
만유인력 법칙은 이 세상 모든 사물에 적용됩니다. 크건 작건 다 적용됩니다. 그러나 만유인력 법칙으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물체의 낙하는 만유인력 법칙으로 설명할 수가 있겠지만,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치는 현상은 설명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만유인력 법칙 외에 다른 법칙이 있고, 그 법칙으로 자석에 관련된 현상을 설명합니다.
음양오행으로는 인체의 생리, 병리, 약리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는 설명을 할 수는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고 들면 다 틀린 설명입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음식물의 소화를 음양오행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피가 순환하는 것도 음양오행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누가 할 수 있거든 한 번 설명해 보라고 하시면 됩니다. ^ ^
서양에서 발전한 의학은 관찰에 의해서 페니실린을 추출해 냈습니다. 이게 푸른 곰팡이에서 추출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물질을 가지고도 음과 양을 추출해 내지는 못합니다. 그 속에는 원래 음도 없고 양도 없기 때문이지요.
앞서 올린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한의학 이야기가 좀 나옵니다. 한의학에서 음양오행을 제거하고 나면 뭐가 남을까요? 아마 처방이나 진단 정도가 남지 않을까 싶네요. 흔히 민간요법이라고 불리는 수준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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