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가 주로 보는 장르가 무협과 판타지쪽이라 그 쪽 장르대로 문장을 써서 예를 들자면,
‘휘영(輝永)은 밀려들어오는 힘을 앞에 두고서,
‘거대한 힘 앞에서 저항하는 짓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라는 사부의 말을 떠올렸고,
사부의 말을 떠올리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가부좌를 튼 채 밀려들어오는 힘을 자신의 혈자리로 이끌어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칩시다.
근데 여기서 가장 자주 오타를 내는 표현이 있는데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부분입니다.
분명 받아들이다가 맞는 맞춤법인데, 받아드리다 라고 쓰는 작가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받아 드리다’ 말 그대로 받아서 자기 보다 높은 직책이나,
자기보다 배분이 높은 어른에게 전해 준다 라는 의미가 강하고
받아들이다는 자기 스스로가 자기 의지로 외부에서 오는 무언가를 받아 거두거나,
생소한 무언가를 받아서 자기 것으로 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대체.. 아무리 집필을 취미로 하고 있다지만,
적어도 오탈자가 있는지 없는지,
문맥상 맞는 표현인지 아닌지는 검수를 마치고 올리는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게다가 보통은 받아 드렸다 라는 표현도 쓰지 않습니다.
보통은 받다와 드리다는 한 자리에서 리얼타임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지요.
‘맹에서 사마 군사께 받은 서찰이 떠올랐고, 품을 뒤적여서 꺼내
가주님께 전해 드렸다.’ 처럼
받다와 드리다와의 간격에 시간 차가 있게 표현되기 마련이니까요.
같은 맥락으로
‘주문을 받아 드릴까요?’
라는 음식점 등에서의 종업원들의 멘트도 엄밀히 따지면 잘못된 표현입니다.
‘주문 받겠습니다.’
나
‘메뉴는 정하셨습니까?’
라고 하는 것이 훨씬 어울리죠.
아무튼, 이 글을 기점으로
문피아에서 활동중인 작가들이,
받아들이다와 받아 드리다라는 표현을 잘못 쓰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라는 이름을 그저 종이쪼가리일 뿐인 타이틀로만 달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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