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문가도 전공자도 관련자도 아니고, 심지어 문과도 아니고,
맞춤법도 생각보다 자주 변하는 편이고, 표준어지만 안 쓰이던 말이 쓰이기도 하니 웬만하면 검색해보고 씁니다.
저도 맞는 걸 틀렸다한 적이 없진 않은 거 같아요.
근데 요즘 보면 맞춤법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무슨무슨 ㅅㄲ
ㅂㅅ
꼰대
불편충
프로불편러
등등 겉으로든 속으로든 멸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고 간혹 잘못 알고 말 꺼내면 조리돌림을 당합니다.
한마디로 적대적이예요.
아시다시피 문피아 같은 사이트는 꼰대력이 정상급인데다 소설이 주 컨텐츠라 비교적 온건할 뿐이지요.
한국사람이 한국말 제대로 쓰자는 게 그렇게 불편한가?
개인 일기장도 아니고 공적인 텍스트라면 누구든 지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국민학교 나온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가?
너도 나도 '좀 틀리면 어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한국인의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한국사람이라서 점점 이상해지는 한국말이 불편한 건데, 그게 꼴보기 싫다면 나는 이상한 나라의 장과장인가?
자소서 첫 문장에
'아버지께서 맏이인 저를 일부로 강하게 키우셨기 때문에 저는 어릴 때부터 반쯤 가장 역활을 했습니다.'
(실제로 자소서를 저리 쓰지는 않겠지만...) 같은 말을 쓰고 쪽팔릴 일이 공포스럽지도 않은가?
아니면 평소에 한국말을 개떡같이 쓰다가도 일할 때만은 찰떡같이 쓸 자신이 있는 건가?
이런 의문을 안고 불편함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세워 봤어요.
1. 공사를 나누는 기준이 다르다.
21C children은 웹을 놀이터로 생각하지 공적인 영역으로 여기지 않는다. 수백 수천억이 오가는 비즈니스의 장이라도 본인들에게는 그저 놀이공간일 뿐이다.
자기들끼리 잘 놀고 있는데 언놈이 찾아와서 바른말 써야지! 하고 훈계하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2. 본인이 맞춤법을 잘 모른다.
내심 열등감을 갖고 있어서 누군가 지적을 당하면 지적당한 사람에게 감정이입해서 발끈한다.
3. 개인주의
맞고 틀리고를 떠나,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간섭하는 행동 자체를 오지랖이라고 여긴다.
4. 아무 생각이 없다.
ㅋㅋㅋㅋㅋㅋ
ㅂㅅㅅㄲ
하면서 다같이 손가락질하면 그저 즐겁다.
이 중에 뭘까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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