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사역개미 라고도 불린다.
인간이든 곤충이든 어느 집단에도 군계일학은 있다.
[란](편의상 이름을 붙인다) 또한 수많은 범충 사이에 가진 능력이 비범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개미 사회에서도 타고난 신분제는 존재한다.
그녀의 호패는 상아가 아닌 나무토막이었다.
그녀는 가진 능력에 걸맞는 야망이 있었다. 하지만 철저하기 짝이 없는 신분 사회에서 그녀의 꿈을 펼칠 수는 없었다.
여왕 개미는 강력했고 무서웠으며 무자비했다.
왜 나는 왕족이 아닐까?
왜 나는 범충인데도 비범할까?
그런데도 나는 왜 흙수저일까?
의문은 끝은 불만을 낳았다.
평생을 다른 범충들과 더불어 꼬붕으로 한평생 살기에는 그녀 스스로가 가진 재주와 능력이 아깝지 아니한가.
여왕 개미는 강력했고 무서웠으며 무자비했을 뿐만 아니라 대권을 넘보는 경쟁자를 결코 용납치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란의 양 더듬이가 삐쭉 곤드섰다.
꿀꺽.
무섭다.
여왕은 무섭다.
여왕 특유의 권능으로 란의 깊숙히 내재된 음험하게 꿈틀대는 욕망을 단번에 꿰뚫어 보고 그, 강력한 턱으로 그녀의 육지(六肢)를 당장에라도 찢어발길거 같았다.
하지만.
공포에 굴복하기에는.
란의 비범함이
란의 야망이
너무 컸다.
란은 결심했다.
나의 제국을 세우리라.
결단을 내리자 신기하게도 그 무섭던 여왕의 페로몬이 희미해진다.
란의 더듬이가 장수풍뎅이의 용맹한 뿔처럼 곧게 뻗었다.
기다리고 기라디던 때가 왔다.
순찰 부대가 돌아왔다. 언덕 두개를 지나면 있는 썩은 고목 나무에 무리를 튼 불개미 군락을 발견한 것이다.
사무라이 개미는 약탈 경제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것이 그들의 본능에 내재된 정치 매카니즘이다.
불개미 군락을 토벌하기 위해 일단이 병력이 떠났다.
자아,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계획을 실천할 때다.
알을 지키는 동료 개미들에게 친근한 페로몬을 뿌리며 란은 다가갔다.
란을 알아본 동료 개미들도 반갑게 더듬이를 흔들었지만, 그것은 란이 경계선 밖에 있을때나 해당 되었다.
란은 선을 넘으려 하고 있다.
-정지 너는 여기를 지날수 없다.-
-아니. 나는 용무가 있다.-
-그런 페로몬을 하달 받은 적이 없다.-
-물러나라-
알방을 지키는 문지기인 두 개미는 하악골을 위협적으로 사납게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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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개미중 가끔 여왕의 권속에 속해 있으면서도 항명을 꿈꾸는 출중한 개미들이 있습니다.
그 능력만큼 권력욕도 강해서 종종 대담하기 짝이 없는 돌발 행동을 하죠.
란 또한 그런 반골 개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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