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주인공의 행동이라도 재미와 짜증을 가르는 라인은 객관성 같습니다.
주인공이 악한 행동 내지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경우, 많은 작가들은 주인공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자, 혹은 작품 자체에 대한 도덕적인 비판을 피하고자 주인공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척 봐도 악한 행위인데 주인공의 심리 묘사 및 주변 인물의 제스처 등을 통해 주인공이 얼마나 분통이 터지는 일을 당했는가에 대해 서술하며, 주인공이 느끼는 것은 정의로운 분노이고, 주인공의 모든 행위는 억울하게 배신당한 이의 정당한 복수의 도정임을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주지시킵니다. 양판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신 후 회귀한 뒤 사이코패스 짓하면서 짱 먹는 전개가 이에 해당합니다.
주인공이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립적인 입장의 독자는 이게 어떠한 행위인지 객관적인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작가가 마치 세뇌하는 것처럼 정당하다, 정당하다 하고 끊임없이 어필을 하니 도리어 불편함을 느껴 결과적으로 읽을 마음이 사라져 버리는 겁니다.
주인공이 어떠한 행동을 하든 주변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게(설령 그것이 혐오감일지라도) 현장감과 재미로 직결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주절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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