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나지완의 목표는 팀 우승과 100타점이다, |
ⓒ KIA 타이거즈 |
전날 광주 개막전에서 kt위즈에게 일격을 당한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복수에 성공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호투를 벌인 가운데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터지며 초반부터 kt 마운드를 맹폭한 끝에 14-1로 경기를 가져갔다.
톱타자 이명기가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로저 버나디나(2안타 2득점), 김주찬(1안타 2타점), 안치홍(2안타 1타점), 이범호(2홈런 5타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대승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KIA 타선이 더욱 기대되는 배경에는 시즌 초부터 범상치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나지완의 존재가 크다. 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나지완은 이후 꾸준히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입단 2년차였던 2009년에는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며 KIA의 통산 10번째 우승에 결정적 공헌을 한 것을 비롯 본인은 시리즈 MVP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지완은 FA 자격을 얻었다. 리그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적을 냈던 우타 거포임을 감안했을 때 여러 팀에서 탐을 낼만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나지완은 계약을 오래 끌지 않았다. 금액에 상관없이 KIA 잔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4년 40억 원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팀에 대한 애정이 깊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나지완은 계약 첫해였던 지난 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리, 138안타, 27홈런, 94타점, 85득점의 호성적을 올렸다. 계약 후 부진한 케이스도 적지 않지만 그는 홈런 부분 개인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등 더 원숙한 기량을 자랑했다.
나지완은 올 시즌을 앞두고 100타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팀 승리를 중요시하는 선수답게 타점을 통해 팀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직까지 나지완은 시즌 100타점을 기록한 적은 없다. 2013년 기록한 96타점이 최고 기록이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나지완은 초반부터 무섭게 타점 사냥 모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숙해진 타격, 찬스는 놓치지 않는다
전날 개막전에서 2타점으로 방망이를 예열시켰던 나지완의 방망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식지 않았다.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첫 타석에서 타점을 추가했다.
김주찬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1사 1,2루 상황에서 kt 선발투수 주권의 공을 당겨쳐 3-유간을 뚫는 안타를 기록하며 추가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KIA 타선은 안치홍의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이범호의 3점 홈런까지 터지며 6-0으로 훌쩍 달아났다.
지난 시즌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훌쩍 떠오른 양현종은 7이닝을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새 시즌을 시작하는 첫 등판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줬다. 묵직한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면서도 상하좌우 구석구석을 고르게 찔러주며 타자 방망이를 끌어내는 노련한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몸 쪽 깊숙한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든 후 하이 패스트볼 혹은 낮게 떨어지는 공으로 kt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만한 파워피처가 높낮이까지 잘 이용하는지라 kt 타자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신인 시절의 나지완은 극단적인 노려 치기로 일관하는 성향이 강했다. 하지만 연차가 쌓여가면서 나쁜 공을 잘 골라내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일단 선구안이 좋다 보니 쉽게 아웃 당하지 않는다.
비록 바깥쪽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는 했으나 2번째 타석에서도 나지완의 좋은 타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권의 몸 쪽 깊숙한 공을 스윙 후 한쪽 손을 놓는 기술적 타격으로 외야까지 보냈다. 아슬아슬하게 안타가 되지못하고 바깥으로 벗어났으나 투수 입장에서는 '저것을 쳐내는 거야?'하고 놀랄 수 있는 장면이었다.
▲ 나지완, 2점 홈런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6회말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KIA 나지완이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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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홍성용의 바깥쪽 볼을 잡아당겨 8-0에서 10-0으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두 경기 밖에 안 치른 상황에서 벌써 5타점을 적립하고 있다. 이명기, 로저 버나디나, 김주찬, 최형우 등 앞선 타자들이 출루율이 높은 유형임을 감안했을 때 부상이나 급작스런 컨디션 난조만 없다면 충분히 100타점도 가능해 보인다.
FA 2년차에 접어든 프랜차이즈 스타 나지완이 팀 우승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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