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전, 동네목욕탕의 열탕에 들어가 몸을 뎁히고 있던 중 몇가지 상념에 사로잡혔습니다. (잡설이지만, 사우나 마니아인 저조차 열탕은 너무 뜨거워 하체만..)
그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언제부턴가 세상의 시간, 절대적인 기준을 정해놓고 거기에 얽매여 쫓기듯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들? 굳이, 크로노스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간(객관적,주관적 시간)이고를 떠나서 시간이라는 체계자체에 너무 얽매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정부,경제, 이 사회가 멋대로 정하고 변화시켜온 급격한 시계의 흐름, 당연히 인간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라면 어쩔수 없이 적응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것에 지배당하고 속박되어 하루, 시간단위, 분단위, 초단위에 쫓기어 인생 전체마저 그 페이스에 말려버린다는 것.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과 돈은 없고, 걱정과 분노, 두려움을 비롯한 오만 감정들과 생각으로 쫓기는 압박감에 조급함은 점점더 커져갔습니다. 바로, 제가 말이죠..
어렸을때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자유롭게 보내던 나날들. 그에 비해 지금은 사회가 정해놓은 최소한의 틀에 부합하기 위해,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기약없는 무한레이스를 펼쳐왔던것 같습니다. 애초에 모두에게 부여되는 시간이 다 다르고, 의미도 다 다를텐데 뭐 그리 이것저것 다 따지며 맞추려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우습기만 합니다.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에 나자신을 왜그리 끼워 맞춰 왔을까, 왜 ‘나’의 시간을 잃어버린채 쫓기듯 살아왔을까, 그러면서 삶이란 덧없다, 금방이다, 허무하다 (뭐 그렇기는 합니다만),라는 식으로 자조하고 한숨만 쉬어왔는지.. 참..
최근 느끼는건 우리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겁니다. 우주와 물질들, 특히 이 지구에서 유일한 지성체인 인간으로서 태어나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 그렇게 여기기로 했습니다. 아니, 솔직히 자기합리화인지 잡서와 잡념을 통한 득도인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여튼, 사우나는 참으로 좋은 곳 입니다. 피로도 풀리고, 마음도 안정되고, 공상에 몰입할수 있으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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