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역대 대통령 중 임기 내에 제일 욕을 많이 먹은 대통령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반대쪽 지지자들 뿐만이 아니라, 대선 때 자신을 지지해준 지지층에서조차 욕을 먹고 있지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노무현이 능력은 없는 것이 자리에만 올라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노무현이 욕을 제일 많이 먹기때문에, 반대적으로 가장 좋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들은, 국민들은 포함되지 않는, 우리나라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그들만의 그룹 멤버 중 하나로서 그들의 한 부분의 이익을 대변하는 존재였습니다. 흔히 영남과 호남이라고 가르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말이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진정한 우리나라 정치의 시작은 노태우때부터였다는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군사쿠테타 정권으로, 군사범죄자이자 전범이지 전직 대통령이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수치스러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하는 욕에 대해서, 총과 칼로 원천 봉쇄를 했습니다. 언론이 욕하면? 바로 언론탄압 들어갔죠. 국민들이 데모하면? 바로 강력진압 들어갔지요. 그래서 이들은 욕먹지 않았습니다. 간혹 옛 추억의 좋은 것만 떠오른 분들이 박정희때가 제일 좋다고 하시지만, 지금 그때처럼 총칼로 언론을 탄압하고 부조리한 상황에서 다시 일을 죽어라 하게 시킨다고 하면 그래도 좋다고 하실 분들이 얼마나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그때의 권력층을 제외하고 말이지요.
아무튼 군사독재자들과 국내 전범들은 총칼로 욕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님들.
이분들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맞습니다. 언론이 아무리 호도를 하고,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는 하나, 국민들이 직접 선거를 해 뽑은 대통령들이지요. 그리고 이들은 국회인 입법부와 법원인 사법부를 아우르는 우리나라 권력층의 한 축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반대쪽에서 욕을 먹을 지언정, 같은 헤게모니층이기에 도 이상의 욕은 얻어먹지 않았고, 반대로 그렇기에 상대편을 어느정도 예우해주었죠.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지지층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야 당연한 거구요.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옹호세력들에 대한 편파적 지원을 통한 반쪽의 지지와, 상대에 대해서 역시 자신들과 동류임에 어느정도 예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간의 욕을 얻어먹을 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욕이란, 국민들의 욕이 아닙니다. 언론에서 나오는 욕을 의미하지요.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욕을 의미하지요. 국민들의 욕은, 21세기에 접어들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서시히 자라기 시작했지, 그 전까지 국민들은,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조선일보의 기자 한명보다 가치가 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제 노무현 대통령.
이 사람은 우리나라 권력층의 일원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권력층에 편입되려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과거의 부패들(예를 들어 사법부의 종속, 언론과 기업들간의 유착을 통한 자기보전 등..)을 저지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언론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모습도 잘 보여주지 않지요.
대통령 측근비리? 전직 대통령들 중 재임기간내에 자신의 치부를 들어낸 첫번째 대통령입니다. 행정부와 사법부의 독립을 가장 확실하게 만들어낸 대통령이지요. 과거 김영삼대통령이나 김대중대통령이였다면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총장 두어번은 더 갈았을 것입니다.
측근비리의 정도?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노무현을 싫어하는 이유는, 깨끗한 척 했으면서 지도 몇십억 받아먹었기 때문이라고. 이것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정도가 어찌되어던 노무현대통령도 후보 시절 불법 자금을 수수한 것은 사실이고, 퇴임 후 정당한 사법처리를 받는 것이 순리이겠지요.
그렇지만 한나라당은 원래 드러워서 봐줘야 한다는 말은 더더욱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민노당은... 물론 이상적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뜻 지지하기가 겁나지요. 어느새 저도 약간 나이를 먹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처럼 1/10씩 부패를 줄이고, 그 정도만큼 정치를 개혁하고, 부패를 청소하는 것이 두세번만 이뤄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한나라당인 대충 1000억쯤 받았나요? 과거에 비한다면 정말 깨끗해진 겁니다. 한나라당 스스로는 흐믓해 할지도 모르겠지요. 이것이 그들의 개혁속도입니다. 그리고 노무현은 이들에게서 다시 1/10만큼 덜 받았습니다. 10배쯤 더 깨끗하다고 하면 말이 될까요?
저는 이번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노무현보다 1/10정도 깨끗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되면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 주류, 기득권 주류들보다 1/100만큼 깨끗한 사람이라는 말일테고, 지금보다 100배는 더 깨끗한 정치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지금 한나라당을 욕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찍어놓고 욕하냐고. 다음에 또 찍어놓고 그들이 잘못하면 정치탓만 할꺼냐고.
지금 정치가 더러운 이유는, 조금 냉정하게 말해서 국민들이 바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돈 먹으면 다시는 정치권에 발 디디지 못하는 국민의식, 자신의 행보와 업적에 관심을 기울이고 최대한 유능하고 깨끗한 사람을 뽑으려는 생각 가진 그런 국민들이 아니라, 일단 자신들의 고향 보고, 그냥 찍는대로, 돈 준 사람에게 한 표 던저주는 국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20십여년이 지났습니다.
굳이 누구를 찍으라고 설득하지는 않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말 하는 것도 우습기는 하네요) 그렇지만 자신에게 떳떳할 만큼의 투표권을 행사하세요. 누구를 찍을 것은 한 순간의 선택이고 개인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그 표로 인해 어떠한 대한민국이 될 것인가는 5년간의, 한 표를 던진 우리의 책임입니다.
P.S. 말이 중간에 새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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